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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단독]"TPP 초기 참여, MB정부가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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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2009년부터 참여 요청, 반미정서 우려 MB정부 無대응… 日 가입후엔 美서 '사양']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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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격 타결된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를 놓고 정부의 ‘실기론’이 확산되는 가운데 한국이 원체결국으로 합류하지 못한 이유가 이명박(MB)정부의 '거부’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정부가 수차례 원체결국 참여를 권유했는데 반미정서 악화를 우려한 MB정부가 공식적 대응을 금지, 결국 일본에 밀려 참여가 불가능해진 것이다.

6일 외교소식통과 업계에 따르면 버락 오바마 미 정부는 2009년 MB정부가 출범한 이후 비공식 외교채널을 통해 한국의 TPP ‘참여 희망’ 의사를 수차례 타진했다.

특히 2012년 3월 한·미 FTA(자유무역협정)가 발효된 직후 열린 한·미 양자협의에서 정부 측에 “TPP 참여를 전향적으로 검토해달라”는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요청도 전달했다.

하지만 MB정부는 당시 협상을 총괄했던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 등에 TPP 참여 여부에 대해 공식적인 대응을 일체 금지했다. 정권 초기 광우병 파동 등으로 거세진 반미정서를 다시 자극할까 우려했기 때문이다.

외교소식통은 “반미정서 자극을 우려한 MB정부가 미 측의 TPP 참여 권유에도 일체의 공식대응에 나서지 않았다”며 “이 때문에 경제적 타당성 검토, 공청회 등 TPP 참여에 필수적인 사전 기반조성 조치가 전혀 이뤄지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MB정부가 손을 놓아버리면서 한국의 TPP 원체결국 가입은 사실상 물건너 갔다.

박근혜정부는 2013년 3월 정부조직법 통과로 정권이 공식 출범한 직후 TPP 참여 가능성 지속적으로 모색했다. 4월 거시경제 분석을 시작으로 △국내 의견수렴(5~10월) △공청회(11월) △국회보고 등을 거쳐 같은 해 11월29일 TPP에 공식 ‘관심 표명’을 했다.

하지만 한국의 참여를 희망하던 미국 정부의 입장이 180도 바뀌면서 참여가 무산됐다.

지속적으로 한국의 TPP 참여를 요청했던 미국은 2013년 일본이 공식 ‘참여 선언’을 한 직후 “기존 참여국 선타결 우선”으로 전환했다. 이후 정부가 다양한 외교채널을 여러 참여 가능성을 타진했지만 미국의 입장은 바뀌지 않았다.

무역업계 관계자는 “미 정부가 일본의 ‘참여 선언’을 계기로 TPP 협상 타결로 우선 순위를 바꿨다”며 “당시 미국 내에 한·미 FTA가 미국 경제에 부정적 영향에 크다는 인식이 확산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외교 관계자 역시 “박근혜정부가 출범 직후부터 TPP 참여 가능성을 타진했는데 참여에 필요한 물리적 절차 등으로 공식절차가 일본보다 늦어지면서 밀렸다”며 “일본의 ‘참여 선언’ 이후에는 정부 입장과 무관하게 이미 여지가 없어진 상태”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현 상황에서 원체결국으로 참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TPP 협정문이 공개되면 산업별 영향을 철저히 분석하고 대책을 마련, 국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가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종=유영호 기자 yhryu@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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