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0 (토)

"쓰다 버려지는 존재"…취업난 속 '인턴 잔혹사'

댓글 5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앵커>

올해 대졸 실업자 수가 통계조사 이후 처음으로 5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이렇게 취업이 어렵다 보니, 각종 스펙은 기본이고, 취업하고 싶은 곳에서 인턴 경력을 쌓는 것도 필수가 돼가고 있습니다. 이런 처지와 열정을 이용해 인턴을 마음대로 부려 먹다 내치는 곳이 많습니다.

생생리포트에서 노유진 기자가 그 실태를 보여드립니다.

<기자>

유제품 회사에서 11개월간 인턴 일을 했던 서 모 씨.

인턴 기간 내내 길거리 고객을 상대로 하루에 두세 건씩 1년 치 우유 계약을 따내야 했습니다.

[서 모 씨/유제품 회사 인턴 경험자 : (아이스박스)를 어깨에 메고 돌아다니는 방식으로 많이 일을 했습니다. 동정을 얻는 방식으로 일을 했던 것 같아요. 제가 인턴사원인데 2~3건(계약)을 못하면 퇴근을 못 한다고 그러니까 저희 같은 딸 있는 분들은 그 심정을 이해해 주시고….]

때로는 지방까지 내려가 허름한 모텔에서 보름간 숙식하며 판촉활동을 하기도 했습니다.

[(아이스박스가) 엄청 무겁죠. 어깨가 진짜 남아나질 않더라고요.]

가혹한 업무를 견디지 못한 서 씨는 결국 그 회사를 나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김 모 씨는 다니던 회사까지 그만두고 원래 자신이 원했던 PR 회사에 인턴으로 들어갔습니다.

PR 회사가 6개월 인턴 후 정규직 채용을 약속했기 때문입니다.

[김 모 씨/PR 회사 인턴 경험자 : 인턴 기간이 수습 기간이다 그래서 바로 그냥 정규직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러시더라고요.]

그런데 약속했던 6개월 뒤 회사는 돌변했습니다.

[김 모 씨 : 네가 나가면 다른 인턴 뽑을 사람들 많으니까 나가도 상관없다. 인턴으로 계속 있든지 나가든지 하라고….]

사기업뿐만 아니라 공기업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지난 한 해 316개 공공기관이 채용한 인턴은 1만 3천979명.

이 중 29%만이 정규직으로 전환됐습니다.

[류하경/변호사 : 인턴이라거나 현장 실습생, 산학 협력생, 무급 인턴, 실무수습. 이런 젊은이들을 보호할 수 있는 법률 규정이 현재 없습니다.]

인턴 고용 때 근로계약인지 훈련계약인지 명확히 규정하는 등의 제도적 보완장치 마련이 시급합니다.

(영상취재 : 최준식)

▶ "장래 희망이 정규직"…청년 취업난 해소될까?

[노유진 기자 knowu@sbs.co.kr]

저작권자 SBS&SBS콘텐츠허브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전체 댓글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