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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SK텔레콤, 3G폰이 느려지고 LTE폰은 빨라진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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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이 최근 3세대(3G) 이동통신용으로 사용하던 주파수 절반(2.1GHz 대역 20MHz)을 LTE 용으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은 이동통신 3사 중 가장 많은 LTE 주파수를 갖게 됐다.

즉 SK텔레콤 3G 이용자들은 다소 속도가 느려진 반면, LTE 이용자들은 더 빠른 속도로 무선인터넷을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특히 SK텔레콤은 이동통신 3사 중 유일하게 기존 LTE보다 5배 빠른 LTE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SK텔레콤이 가진 LTE용 주파수인 800MHz대역(10MHz폭), 1.8GHz 대역(20MHz폭), 2.1GHz 대역(20MHz폭)을 ‘3밴드 LTE-A’ 기술로 묶으면 최대 다운로드 속도 375Mbps가 가능하다. 반면 KT와 LG유플러스는 각자 가진 LTE 주파수를 묶어도 최대 다운로드 속도가 300Mbps에 불과하다.

즉 시장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이 ‘가장 빠른 속도’를 내세워 마케팅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런 SK텔레콤의 주파수 전환과 관련해 통신업계에서는 논란이 일고 있다. SK텔레콤이 전환한 주파수는 사실 내년 말 반납해야 하며 이에 따라 올해 말 경매에 붙여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른바 하반기 주파수 경매를 의식한 ‘알박기 전략’이라는 지적이다.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하반기 주파수 경매에 나올 주파수를 이제 와서 3G에서 LTE로 용도변경 하는 것은, 계약이 곧 만료되는 집에 리모델링을 해서 또다시 계약을 연장하려는 것과 같다”며 “순수한 의도로 해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SK텔레콤은 KT와 함께 3G 주파수를 LTE용으로 변경하기로 미래부의 승인을 받았다. KT는 승인을 받은 즉시 3G 주파수를 LTE로 전환했지만, SK텔레콤은 이달부터 전환했다.

SK텔레콤측은 현 시점에 주파수를 3G에서 LTE로 전환한 이유가 가입자 증가에 따라 트래픽을 분산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SK텔레콤의 7월 누적 가입자수는 작년 10월과 비교해 오히려 17만명 줄었다.

SK텔레콤은 3G 주파수의 LTE 전환으로 주파수 알박기뿐만 아니라 9월부터 시행되는 정부의 LTE 품질평가에서도 우위를 차지하는 효과를 보게 됐다. 이동통신 3사 중 가장 많은 LTE 주파수를 확보하고 있으며, 유일하게 2개의 광대역(2.1GHz, 1.8GHz)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이번 LTE 품질평가는 해보나 마나 SK텔레콤이 1등할 것이 분명하다”며 “국민의 소유인 주파수를 균등하게 분배해야 공정 경쟁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논란에 대해 SK텔레콤 관계자는 “주파수를 LTE용으로 변경해도 3G이용자가 피해를 입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하고 변경한 것”이라며 “경매를 의식하고 변경한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정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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