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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빠던’하고도 무사한 한국, 미국이었다면…”<뉴욕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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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성진 기자] 국내 프로야구에서 홈런을 친 타자들의 배트던지기(일명 ‘빠던’)이 태평양 건너 미국에서 화제가 됐다. 급기야 뉴욕 타임스가 내한해 ’배트 좀 던지는‘ 타자들을 인터뷰까지 하고 기사를 게재해 화제를 모앗다.

뉴욕타임스가 한국프로야구 타자들의 ‘홈런 후 배트 던지기’(bat flip)를 소개했다.

뉴욕타임스는 3일(이하 한국시간) ‘한국에서는 배트 플립이 아무 문제 없지만, 미국에서는 상대를 모욕한 것으로 받아들인다(Bat Flipping Draws Shrugs in South Korea but Scorn in America)’는 기사에서 배트 플립으로 미국에서도 유명해진 롯데의 3루수 황재균과 최준석 등의 사례를 동영상과 함께 다뤘다.

헤럴드경제

뉴욕타임스가 소개한 롯데 최준석의 시원한 ’빠던‘ 모습. [사진출처=뉴욕타임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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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균은 지난 7월 외국인 투수인 조쉬 린드블럼과 브룩스 레일리로부터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미국의 유명 포털 사이트에서 황재균의 배트 플립이 굉장한 주목을 받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당시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 야후스포츠, CBS 스포츠 등이 황재균의 배트던지기를 소개했고, ’배트플립의 어머니‘라는 풍자적인 제목을 달기도 했다.

뉴욕타임스는 황재균이 방망이를 휘두르는 과정부터 타구가 펜스를 넘어가고 그가 배트를 던지기까지의 과정을 자세히 묘사하면서 “미국에서는 배트 플립이 무례한 행동으로 취급받지만 한국에서는 던지기는 던지기일 뿐”이라고 전했다.

황재균은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자신의 배트 플립이 미국에서 화제를 모았다는 말에 “조금 신경이 쓰이긴 하지만, 부정적인 행동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메이저리그 선수의 반응도 소개했다.

미네소타 트윈스의 베테랑 외야수 토리 헌터(40)는 “미국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기 때문에 (한국 선수들의 배트 플립 영상을) 재미있게 본다”며 “만약 미국에서 그랬다가는 다음 타석에서 (보복으로) 투구가 목을 향해 날아올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메이저리그에서는 홈런 타구를 바라보며 서 있거나, 지나치게 천천히 베이스를 도는 것 역시 배트 던지기 처럼 투수를 모욕하는 행위로 간주하는 분위기다.

이 매체는 한국에서 배트 던지기가 영어식 표현인 ‘배트 플립’과 함께 ‘빠던’(ppa-dun)으로도 불린다고 설명했다. ‘빠따(배트) 던지기’의 줄임말이다.

뉴욕타임스는 최준석(32·롯데 자이언츠)이 홈런인 줄 알고 배트를 던졌다가 파울 판정이 나는 바람에 배트를 다시 주우러 간 적도 있다면서 ‘배트 던지기는 본능적인 반응이기 때문에 전혀 민망하지 않았다’는 최준석의 발언도 전했다.

그러면서 한국 타자들은 배트 플립을 할 때의 느낌을 ‘시원하다’(shiwonhada)라고 표현하는데, 이를 영어로 직역하기가 쉽지 않다며 아마 시원한 맥주를 한 모금 들이킨 뒤의 기분과 비슷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넥센의 홈런타자 박병호는 편안히 배트를 던져오다가, 메이저리그 진출을 준비하면서 ’미국의 정서‘에 적응하기 위해 배트를 가만히 내려놓고 있는 것으로 뉴욕타임스는 해석했다.

미국이 야구의 본고장이라지만, 야구를 즐기는 문화는 다를 수 있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상대를 모욕하려 배트를 힘차게, 화려하게, 요란하게 던지는 선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또한 한국야구의 흥미로운 볼거리가 아닐까.

김성진 기자/withyj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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