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고 이태준 교장은 내부 통신망에 올린 "전경원 선생님에 대한 징계제청 경위 등 설명'이라는 글에서 "전경원 선생님이 우리 학교의 내부 일을 왜곡·과장하여 발표하고 언론에 유포해 우리 학교가 비리의 온상인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며 "학부모님들에게 그간 경위를 설명드리고자 한다"고 글을 쓰게 된 배경을 소개했다.
이 교장은 이 글에서 '전 교사가 학교에 보고를 제대로 하지 않고 대학 특강 등 외부 활동을 해왔으며 학교 차원에서 결정한 교직원 평가를 사실상 거부해 학교 측에서 지난 3월 경고를 하고 전 교사의 징계를 논의해왔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전 교사는 "외부 특강 등은 내부 결재를 받았으며, 교직원 평가는 그 방식에 동의할 수 없어 내 의견을 학교에 냈던 것"이라고 반박했다.
2009년 개교한 하나고는 서울 첫 자율형사립고로 학생을 직접 뽑는다. 전 교사는 앞서 "하나고가 한해 120명을 뽑는 일반 전형에서 서류·면접 합산 점수로 상위 120명을 뽑지 않고 120위에 못 미치는 남학생들 성적을 끌어올려 남녀 학생 비율을 비슷하게 맞춰왔다"고 주장했다. 학교 측은 이에 대해 '기숙사 문제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해명해왔다. 전주 상산고 등 다른 자사고는 남녀별 모집 정원을 전형 요강에 공개해 왔으나 하나고는 남녀 비율을 요강에 밝히지 않았었다.
서울시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하나고 교장이 내부 통신망에 전 교사의 징계 관련 글을 올린 것에 대해 "징계에 필요한 일반적 관행이 아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징계 결정 전에 학교는 관련 내용을 공개할 수 없고 징계 결정 이후에도 개인 신상을 노출하면 안 된다”며 “징계 받을 행동이 있다면 관련 절차에 따라 하면 되는 것이지, 내부 통신망에 특정 교사의 행동에 대한 비판성 글을 올린 것은 여타 학교에선 매우 드문 일”이라고 비판했다.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 장인홍 의원은 “학교가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전 교사에 대해 내부 여론몰이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본지는 게시물의 명의자인 이 교장의 반론을 듣기 위해 수 차례 전화했으나 연결이 되지 않았다.
백민경 기자 baek.minkyung@joongang.co.kr
백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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