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9 (금)

박 대통령 민비에 비유한 산케이…정작 암살 日 소행은 거론안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헤럴드경제]일본 우익성향 매체 산케이 신문이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전승절 열병식 참석을 비판하면서 박대통령을 일본 낭인들에 의해 암살된 명성황후에 비유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산케이의 노구치 히로유키(野口裕之) 정치부 전문위원은 31일 오전 산케이 인터넷판에 ‘미중(美中) 양다리 한국이 끊지 못하는 민족의 나쁜 유산’이라는 제목으로 실은 고정 칼럼에서 박 대통령의 열병식 참석이 ‘사대주의’ 행보라고 주장하면서 “이씨 조선(조선시대)에는 박 대통령 같은 여성 권력자가 있었다”고 적었다.

헤럴드경제

칼럼은 명성황후를 ‘민비’로 칭한 뒤 “일본의 청일전쟁 승리로 조선은 청나라의 책봉 체제에서 간신히 빠져 나왔다”며 “대원군파에 다시 힘이 실려 청나라라는 후원자를 잃은 민씨 파는 쇠퇴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민씨 파가 1895년 러시아군의 지원으로 권력을 탈환한 지 3개월 뒤 민비는 암살된다”고 적었다. 심지어 명성황후 암살범이 당시 일본 공사의 지휘를 받은 일본 낭인들이었다는 사실도 거론하지 않았다.

이어 “박 씨(박대통령)의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은 암살되기 전 ‘민족의 나쁜 유산’을 필두로 사대주의를 들며 개혁을 모색했다”면서 “공교롭게도 북한은 ‘나쁜 유산’을 혐오하는 자주 자립을 뜻하는 ‘주체사상’을 간판에 걸고 미국과 대립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중국에도 반발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의 조선출병 때 명나라 군의 일익으로 행군한 이씨 조선 군과 같은 ‘사대 두루마기’를 보지 못하는 것은 조금 아쉬운 마음도 든다”고 비꼬았다.

또 한국전쟁 때 당시 중공군이 참전한 사실을 거론하면서 “한국에 중국은 침략자인데 한국이 국가 전체의 도착(倒錯)에 대해 아픔과 가려움을 느끼지 못하고 있거나 도착에 대한 자각·감각이 없다”고 주장했다.

산케이는 30일자 사설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중국 열병식 참관 계획에 대해 “국제사회의 기대에 반하는 일”이자 “유엔에 대한 신뢰를 손상할 수도 있는 일”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국 정부의 한 당국자는 “역사 왜곡과 역사수정주의 DNA를 갖고 과거사에 대해 후안무치한 주장을 일삼은 일본 내 특정 인사와 이와 관계되는 언론사의 터무니없는 기사에 대해 정부 차원에서 논평할 일고의 가치도 느끼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