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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먹으면 키 커요" 성장 제품에 해열제…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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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저는 지금 속단이라는 한약재 밭에 나와 있습니다. 속단의 효능은 뼈를 단단하게 해준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그래서 아이들 키를 크게 해준다는 키성장 제품에 아주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현재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유명 키성장 제품 대부분은 여기 이 정품 속단이 아니라 전혀 다른 효능을 가지고 있는 엉뚱한 식물을 사용하고 있다고 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생생리포트에서 취재했습니다.

먹으면 키가 커진다는 키 성장 제품들.

제조사도, 제품의 형태도 수십 가지로 다양하지만, 한 가지 공통된 점이 있습니다.

원료에 속단이라는 한약재가 들어간단 겁니다.

이을 속, 끊어질 단을 쓰는 그 이름처럼 부러진 뼈를 이어주고 근골을 강화시켜주는 한약재로 유명한 속단, 키성장 제품들도 바로 이 점을 강조합니다.

[키 성장 음료 상담원 : 속단의 효과 같은 경우는 근골을 튼튼하게 하고 혈액을 순환시키는 데 효과가 있다고 나와 있어요.]

그런데 원재료를 살펴보면 속단은 속단인데 한속단을 썼다고 돼 있습니다.

속단과 한속단, 무슨 차이가 있을까?

국내에서 속단이란 이름으로 유통되는 약재는 크게 두 종류로, 중국 사천 지방이 원산지인 천속단과 국내에서도 자라는 한속단이 있습니다.

키 성장 제품 업체들의 홍보처럼 뼈를 단단하게 해준다는 일반적 의미의 속단은 바로 중국이 원산지인 천속단, 식약처의 식품데이터베이스에도 중국산 천속단이 속단의 정품이라고 돼 있습니다.

그렇다면 키성장 제품들에 들어가는 한속단은 대체 어떤 약재일까.

[주영승/우석대학교 한의학과 교수 : 왼쪽이 정품 (속단인) 천속단입니다. 오른쪽에 있는 게 (중국명) 조소, 한속단이라고 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속단과 한속단은) 전혀 다른 식물이에요. 한속단 같은 경우는 몸에 열을 떨어트리는 약이거든요. 감기에 쓸 수 있는 약이거든요. 한의학적으로 보면 해열제입니다.]

[박선동/동국대학교 한의학과 교수 : 한속단은 (중국에서는) '조소'라는 이름으로, '열을 내리고 부기를 가라앉히는 데 효능이 있다, 염증 같은 걸 치료한다.' 이 정도로 나와 있습니다.]

문제는 이 한속단이 들어간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키성장 제품 대부분이 하루도 빠짐없이 꾸준히, 그것도 석 달 이상 장기간 복용할 것을 권하고 있다는 겁니다.

[(한의사들은 평소) 한속단을 사용할 일이 없으니까, 한속단에 대한 것은 깊게 탐구된 일이 없습니다. 장기간 복용했을 때 예기치 못한 문제도 발생할 수가 있습니다.]

식약처는 한속단엔 독성이 있다며 복용량을 준수하고, 임산부는 아예 복용을 금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조희근/대한한의사협회 약무이사 : 대한한의사협회에서는 각종 한약재들이 (효능에 대한) 검증 없이 식품으로 무분별하게 유통되는 그런 상황에 대해서 우려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키 성장 식품 제조사들은 임상실험 같은 철저한 연구를 통한 제품이라 문제가 없단 입장입니다.

한속단 이외에도 다른 약재들을 함께 사용해 기존에 없던 새로운 물질을 만들어 낸 것이기 때문에 키가 크는 효능은 물론 안전성도 입증이 됐다고 강조했습니다.

건강기능식품 시장이 과열되면서 그 효능과 안정성에 대한 논란도 거세지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윤선영, VJ : 김준호)

[김종원 기자 terryabl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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