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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南홍용표-北리룡남 회동 왜 불발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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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3~5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개최되는 동방경제포럼 계기로 성사여부가 주목되던 홍용표 통일부 장관과 북측 리룡남 대외경제상 사이 남북 장관급 회동이 결국 불발됐다. 이와 관련해 북측이 우리 정부처럼 남북관계 개선 과정에서 속도 조절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지난 달 31일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동방경제포럼에 관련되는 행사가 (홍용표) 장관이 참석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가기가 어려울 것 같다”고 밝혔다.

당초 정부는 러시아 측으로부터 동방경제포럼 초청을 받고 남·북·러 3각협력 세션에 대한 북측의 참가 여부를 고려해 홍 장관 참석을 최종 결정할 방침이었다. 북측 내각에서 외자유치·대외무역을 총괄하는 리룡남 대외경제상이 참석하면 우리도 홍 장관을 참석시켜 나진·하산 프로젝트 등을 논의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북측이 포럼 개최날짜가 임박하도록 해당 세션 참석의사를 밝히지 않아 결국 홍 장관 역시 블라디보스톡 방문 카드를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경제회생의 핵심전략인 외자유치 기회인 동방경제포럼 남북러 협력세션 참석을 고사한 것은 현재 외교·협상 역량을 8·25 합의이행에 집중시키고 되도록 전선을 확대하지 않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한 정부 소식통은 “북측이 남북관계 개선과정에서 아직 남북러 협력단계까지는 생각하지 않고 있는 것 같다”며 “한정된 역량을 분산시키지 않겠다는 뜻으로도 보인다”고 말했다. 대신 정부는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파견할 방침이어서 러시아 현지에서 윤 장관과 리 대외경제상이 조우해 남북관계 개선 공감을 표시하는 등 유화제스처가 나올 수도 있다.

한편 8·25 남북합의 주역 중 한 사람인 김양건 북한 노동당 비서는고(故) 문선명 통일교 총재 3주기를 앞두고 평양을 찾은 박상권 평화자동차 명예회장을 통해 “약속한 것은 다 (이행)하고 어기는 일은 절대 없을 테니 남쪽에서도 노력해달라”는 뜻을 전해왔다고 일부 매체가 지난 달 31일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김양건 비서는 북측의 합의이행 의지를 강조하며 △합의이행 공동 노력 △‘참수작전(북핵사용 징후시 핵공격 승인권자 제거작전)’ 등 대북 자극발언 자제 △대북전단 살포중단 등을 우리 측에 요구했다. 미국 시민권자인 박 명예회장은 남북합작 1호기업인 평화자동차를 설립·운영하다 최근 경영권을 북측에 이양하고 평양 내 유통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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