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0 (토)

"세월호 추모제하는데 돈받아가라니… 유족 농락"

댓글 33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CBS 박재홍의 뉴스쇼

노컷뉴스


- 참사 500일 추모문화제 끝나자마자 의도적 문자
- 유족들 '도대체 정부가 정신이 있는 건가' 망연자실
- 밝혀진 진실 없는데 배상 받고 정부와 화해하라니…
- 시신유실위험 큰데, 정부는 그물 설치 등 약속 안 지켜
- 자식 찾는 작업에 부모 못 오게 해, 멀리서 망원렌즈로…

■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최경덕 (세월호 유족)

세월호 참사 500일째가 되던 지난 금요일, 해양수산부가 유가족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습니다. 문자의 내용은 빨리 배상금, 보상금 신청을 해서 받으라는 것이었는데요. 이 메시지를 받았던 유족들의 마음은 어땠을까요? 세월호 참사 503일째를 맞는 오늘 아침, 고 최성호 군의 아버지인 최경덕 씨를 만나보겠습니다. 아버님 나와계시죠?

◆ 최경덕> 안녕하십니까?

◇ 박재홍> 벌써 세월호 참사 500일이 지났습니다. 지금 심정은 어떠신가요?

◆ 최경덕> 작년부터 지금까지 여러 가지 일들을 많이 해 왔는데요. 뭐 특별하게 밝혀진 것도 없고. 한 1년 정도만 저희들이 부지런히 활동을 하면 잘 풀리리라고 생각을 했는데, 그런 생각들이 오산이었고요. 지금 현재 밝혀진 건 거의 없고 정부는 잘못을 감추고 있고 그런 상황이라서 많이 답답하고 그런 상황입니다.

◇ 박재홍> 그런데 이 와중에 참사 500일째에 정부가 문자를 보냈다고 하는데요. 정확한 내용이 뭐였습니까?

◆ 최경덕> 참사 500일이 되는 날이 8월 28이었습니다. 8월 28일날 저녁에 저희가 안산문화광장에서 500일 추모문화제를 했었고요. 9시 20분경에 그 행사가 끝이 나고 9시 24분에 저에게 문자가 왔어요. 내용이 뭐냐하면 ‘배보상을 신청하지 않으신 피해가족들은 배보상 설명회를 할 테니 설명회에 꼭 나와달라. 배보상 신청을 하시기를 바란다. 궁금사항이 있으면 질의응답을 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 그런 내용이었습니다.

◇ 박재홍> 문자 받으시고 기분이 어떠셨습니까?

◆ 최경덕> 저희가 피해가족 주최로 500일 추모문화제를 하는 것을 해수부가 아마 알고 있었을 거예요. 제가 그 문자를 받고 저 혼자 생각은 뭐였냐면, 보란 듯이 지금 보내서 저희 피해가족을 또 농락하는 것이 아닌가.. 제 생각은 의도적이었다고 생각을 하고요. 알고 있으면서도 그 시간에 의도적으로 이렇게 보냈다는 게 가장 용서할 수 없는 그런 부분이었어요. 하필이면 추모하고 그런 자리를 가지고 있는 가족들에게 돈을 줄 테니 그 돈을 받기 위해서 나와라라는 내용의 문자를 받았을 때 상당히 기분이 안 좋았어요.

◇ 박재홍> 다른 유족들은 어떤 말씀을 하시던가요?

◆ 최경덕> 여러 분들이 계셨는데요. 한마디로 제가 좀 요약을 해서 말씀드린다고 그러면, ‘아, 이거 정말 해도해도 너무한다.’ 그런 의견들이셨고요. 또 어떤 분들은 ‘왜 지금 이런 문자를 지금 이 시간에 이렇게 보낼까? 이 사람들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그런 등의 말씀들을 하셨습니다.

◇ 박재홍> 참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가네요. 저녁 9시 24분에 그것도 진짜로 추모문화제가 끝나갈 무렵일 텐데, 참 얼마나 가슴이 아프셨겠습니까? 그런데 이러한 정부의 입장에 대해서 유족들은 ‘정부가 주겠다는 돈 받을 수 없다’, 이런 입장을 밝히셨네요.

◆ 최경덕> 정부가 제공하는 배보상 문제를 받아들이는 것이 용납이 안 되고요. 지금까지 정부 발표를 모두 받아들인다는 화해의 의미가 되기 때문에, 앞으로 어떤 이의도 제기하지 않겠다라는 내용이 되어버리기 때문에, 저희들은 어떻게 화해를 할 수 있겠느냐라는 생각으로 그렇게 하고 있고요. 저희 4.16 가족협의회가 국가의 잘못을 더 밝혀달라는 내용의 소송을 진행하려고 하고 있고요. 9월 중순쯤에 구체적인 행동을 할 생각이고요. 그리고 그 소송 결과에 따라 잘못한 사람들, 잘못된 관료들을 법정에 세워서 죄를 꼭 묻고자 합니다.

노컷뉴스

29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세월호 참사 500일을 맞아 유가족과 시민단체,추모객들이 모여 대규모 추모대회가 열렸다. (사진=김광일 기자)



◇ 박재홍> 그리고 세월호 안에 여전히 단원고 학생 4명, 2명의 선생님 그리고 일반인 희생자 3명, 이렇게 9명이 남아 있는데, 지금 수중조사작업이 진행되고 있지 않습니까? 유족들은 이 작업에 어느 정도 기대를 하고 계신가요?

◆ 최경덕> 3월, 4월경에 국내 언론사에서 해역에 들어가서 세월호를 촬영한 영상들을 공개한 적이 있어요. 그 영상에는 창문도 열려 있고 문도 열려 있고 세월호의 유실방지를 위해서 작년에 정부가 약속했던 그 모습들이 지켜지지 않는 그런 모습들을 저희 가족들이 봤었습니다. 그물이나 방지를 위한 장치들이 없는 그런 것들을 봤는데요. 그것들이 인양하기 전에 가장 먼저 확인하고 싶은 것들이었어요. 얼마나 유실방지를 위해서 많이 조치가 되어 있는지 우선 확인해놓은 상태에서 인양작업이 시작됐으면 좋지 않을까라고 해서, 저희가 인양하기 전에 세월호의 선체를 찍겠다는 제안도 저희들이 해수부에 했었는데 그것 또한 해수부가 거절을 했고요. 그 또한 위험하다 등등의 이유로 일단 거절을 했었습니다. 인양업체로 선정된 중국 업체가 손상을 많이 발생시킬 것인지 아닌지 그런 것들이 많이 걱정되는 단계입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그런데 유족들이 그 작업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인데도 정부는 지금 사고해역 근처에 못 오게 하고 있다, 이렇게 얘기가 나오고 있네요. 사실인가요?

◆ 최경덕> 지금 해수부가 저희 가족들에게 사고해역 반경 1마일 이내로 접근을 하지 말라라는 통보를 보내왔었어요. 해수부가 (그 이유로) 무슨 얘기를 했냐하면, 작업업체하고 해수부하고 저희 피해가족간에 불화감이 조성되기 때문에 작업에 방해된다, 그래서 오지 마라. 그리고 외국업체가 인양작업을 하게 되는데 어떤 설명이나 브리핑을 해 주려면 언어적인 문제로 많은 불편함이 크다, 말이 잘 안 통하는 상황이 되기 때문에 오지 마라, 이런 것들을 이유로 저희 가족들에게 사고해역 반경 1마일 이내로는 오지 마라라는 통보를 보내왔었어요. 왜 못 가냐라고 하니까 그런 이유를 대더라고요.

◇ 박재홍> 그러면 앞으로 어떻게 하실 계획이신가요?

◆ 최경덕> 지금 저희가 내일이군요, 내일. 9월 1일부터 저희 가족들이 사고해역에서 가장 가까운 동거차도로 가려고 하고 있고요. 동거차도에 저희가 캠프를 마련하고 그곳에 망원렌즈 등을 가져다놓고 사고해역에서 인양업체가 작업하는 것들을 감시를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참.. 접근을 못하게 하니까 망원렌즈까지 동원하셔서 현장 작업을 보셔야 하는 상황이 참 안타깝네요.

◆ 최경덕> 답답한 상황이 계속되는 것이죠.

◇ 박재홍>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아직 요원한 상태인데. 유족들의 마음을 풀어줄 수 있을 만큼 그런 사실들이 온전히 드러나면 좋겠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 최경덕> 감사합니다.

◇ 박재홍> 세월호 참사 희생자인 고 최성호 군의 아버지죠. 최경덕 씨였습니다.

[박재홍의 뉴스쇼 프로그램 홈 바로가기]

저작권자 © CBS 노컷뉴스(www.nocutnew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전체 댓글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