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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1톤 트럭 들어올린 의인 20명, 생명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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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박재홍의 뉴스쇼

노컷뉴스


■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김일진 (사고 트럭 들어올린 시민)

지난 6월, 경기도 군포의 골목길. 제동장치가 풀린 트럭 한 대가 밀려 내리가기 시작합니다. 이 트럭은 아이와 함께 길을 걷던 40대 여성을 덮쳤는데요. 그 순간 놀라운 기적이 일어납니다. 행인들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합심을 해서 트럭을 밀기 시작한겁니다. 덕분에 이 여성의 소중한 생명, 구할 수 있었습니다. 이 사건은 경기지방경찰청이 SNS에 관련 영상을 올리면서 최근 세간에 알려졌습니다. 당시 처음으로 사고를 목격하고 트럭을 밀기 시작했던 분을 만나보죠. 김일진 선생님, 안녕하세요.

◆ 김일진> 네, 안녕하세요.

◇ 박재홍> 사건 당일로 가보죠. 처음에 이 사건은 어떻게 목격하게 되신 건가요?

◆ 김일진> 저희가 가게 안에서 업무를 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꽝 소리와 함께 유리파편들이 마구 튀면서 차가 제 몸을 밀더라고요. 벌떡 일어나서 보니까 차가 저희 매장 안으로 일부 들어와 있고, 상인들도 대피해 있고 그런 상황이더라고요. 아주 아수라장이었습니다.

◇ 박재홍> 큰일 날뻔했네요. 그러니까 선생님 가게 안까지 트럭이 밀고 들어온 것이었어요?

◆ 김일진> 그렇습니다. 차의 일부가 매장 안으로 들어왔었죠.

◇ 박재홍> 그 영상을 저도 봤는데 차가 행인을 덮치고, 또 가게 안까지 밀고 들어온 그런 상황이었죠. 그런데 왜 그런 상황이 생긴거죠?

◆ 김일진> 위쪽에 작은 내리막길이거든요. 그쪽에 트럭이 주차를 해놨었는데, 아마 사이드 브레이크를 잘 안 채우신 것 같아요. 그래서 차가 밀려 내려오면서 속도가 붙어서 그렇게 된 것 같습니다.

◇ 박재홍> 사이드 브레이크를 안 걸었던 거네요. 그래서 높은 곳에 있다가 자동적으로 차가 밀려내려왔던 그런 상황이었군요.

◆ 김일진> 그런 것 같습니다.

◇ 박재홍> 깜짝 놀라셔서 가게 밖으로 나와 보셨을텐데, 어떤 상황이 벌어진 거죠?

◆ 김일진> 사고가 발생함과 동시에 어떤 아이가 크게 울부짖으면서 ‘엄마, 엄마’ 부르고 저희 매장 문을 열면서 ‘우리 엄마, 우리 엄마’ 하면서 고함을 지르더라고요. 그때까지만 해도 이게 무슨 상황인가 너무 놀라서... 그런데 차 뒤로 돌아서 나가보니까 아주머니 한 분이 차 밑에 깔리셔서 거의 의식이 없어 보이는 상태로 피를 흘리고 계시더라고요.

◇ 박재홍> 그래서 그 여성 보시는 순간 어떤 생각이 드셨나요?

◆ 김일진> 무슨 생각이랄 것도 없이 차를 밀고 빼내야 되겠는데 두 분이 먼저 오셨는데, 밀어보니까 차가 밀리지 않았어요.

◇ 박재홍> 그렇겠죠.

◆ 김일진> 그래서 사람들한테 도움을 청할까 했는데 그 순간에 말할 틈도 없이 사람들이 모여들더라고요. 모여들어서 같이 그냥 힘을 합쳐서 차를 밀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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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현장 영상 캡처 (사진=경기지방경찰청 페이스북 캡처)


◇ 박재홍> 제가 영상을 보니까 진짜로 한 20여 명의 행인들이 갑자기 합류해서 한 마음으로 1분 만에 트럭을 들어 올렸던데요. 아이는 옆에서 그 상황을 계속 지켜보고 있었던 건가요?

◆ 김일진> 예. 아이가 아주 많이 놀란 것 같았어요.

◇ 박재홍> 얼마나 놀랐겠습니까?

◆ 김일진> 어머니도 걱정이었지만 나중에 생각하니까 그 아이가 더 큰 충격을 받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 박재홍> 어머니가 트럭 밑에 깔렸고 피를 흘리는 모습을 아이가 직접 현장에서 목격했던 것이니까요. 아이가 몇 살이었나요? 어느 정도 연령대였죠?

◆ 김일진> 초등학생이더라고요. 5학년인가?

◇ 박재홍> 그렇군요. 차에 깔렸던 여성분을 돕기 위해서 한 20여 명의 행인들이 갑자기 합류해서 도왔던 건데 누가 요구할 것도 없이 다 자발적으로 참여했던 거죠?

◆ 김일진> 당연하죠. 그 상황을 본 사람들은 뭐 앞뒤 생각할 것도 없었어요. 그냥 빨리 빼내야겠다는 그런 생각이었겠죠, 다들.

◇ 박재홍> 처음에 이제 한 세네 분이 할 때는 꿈쩍도 안 하던 그 트럭이 20여 명의 행인들이 힘을 함께 합치니까 움직였었던 거네요.

◆ 김일진> 사이드브레이크가 아마 약하게 채워져 있었던 것 같아요. 그걸 풀고, 고함쳐 가면서 풀라고 해서 풀고 사람들이 같이 밀었어요.

◇ 박재홍> 정말 천만다행스러운 그런 상황이었네요. 그 깔려있던 여성분을 끌어내셨어요. 그 당시 그분 상태는 어땠습니까?

◆ 김일진> 차에서 끌려나오다시피 바닥으로 끌었거든요. 그런데 머리를 다치셨고, 어떠신가 물어봤어요. ‘어떠세요, 숨쉴 수 있으세요?’ 물어보니까, 숨은 쉴 수 있다고 그러시면서 몸의 하반신이 너무 많이 다친 것 같단 그런 말도 하시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숨은 쉴 수 있으시구나 하고 조금은 안심을 했죠.

◇ 박재홍> 당시에 사고 후에 바로 구급차가 도착을 했었습니까?

◆ 김일진> 네. 사고 남과 동시에 저희 매장 안에서 있는 직원들도 119로 전화를 했고, 그 순간 그 주위의 분들이 많이 전화를 했을 거예요.

◇ 박재홍> 참 모든 행인들이 그냥 지나치지 않고 함께 도왔고 신고도 빨리 이루어져서 사건을 최소화할 수 있었지 않을까 싶은데요. 다치셨던 그분은 많이 좋아지셨나요? 어떻습니까?

◆ 김일진> 그 뒤에 회복이 많이 됐다고 하시더라고요. 저희 매장에 가끔씩 오는 손님이기도 한데요.

◇ 박재홍> 그러셨어요.

◆ 김일진> 고맙다고 인사도 오셨길래, 물어보니까 아주 많이 좋아지셨다고 하더라고요.

◇ 박재홍> 굉장히 뿌듯하셨겠네요.

◆ 김일진> 그럼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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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톤 화물트럭에 깔린 여성을 구해낸 시민 중, 김일진 씨 (사진=본인 제공)


◇ 박재홍> 지금 그러면 어느 정도로 회복된 상태라고 들으셨나요?

◆ 김일진> 지금은 보호 장구를 착용하시고 조금 움직이시고 통원치료를 하고 계시는데요. 그 이후로도 많이 호전된 걸로 제가 알고 있습니다.

◇ 박재홍> 정말 다행입니다. 사고 당시에 울면서 도움을 요청했던 그 초등학생 자녀가 있잖아요. 그동안 그 아이 얼굴을 보시거나 혹시 가게에 온 적이 있나요?

◆ 김일진> 제가 직접 보지는 못했는데요. 그 학생도 특별한 문제가 없는 걸로 그렇게 들었습니다.

◇ 박재홍> 참 다행입니다. 사고를 당하셨던 그 어머니도 더 회복이 되어서, 계속 가게 오셔서 사장님과 웃으면서 감사 인사 나누셨으면 좋겠네요. 말씀 잘 들었습니다.

◆ 김일진> 감사합니다.

◇ 박재홍> 시민들이 한마음이 돼서 아름다운 구조작업을 했다는 소식 들으니까요. 아직 우리 사회가 살 만하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1톤 화물트럭에 깔린 여성을 구해낸 시민 중 한 분의 목소리, 김일진 씨의 목소리 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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