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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단독]대학생 1000명 중 16명만 카드로 등록금 납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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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받는다"는 대학은 38%…실제 카드납부는 백에 한둘

고려대 등 가맹계약 맺지 않아…맺더라도 1개 카드사만 가능 등 불편

뉴스1

한 대학교 캠퍼스의 벤치에서 학생들이 독서를 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음) /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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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국내 대학교에서 지난 1학기에 카드로 등록금을 납부한 학생이 1000명 중 16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로 등록금을 받는 대학이 10곳 중 4곳임을 감안하면 턱없이 낮은 카드 수납률이다. 고려대와 경희대, 한양대 등 이른바 고액 등록금으로 유명한 학교들의 경우, 아예 카드로 등록금을 받은 액수가 '제로'였다.

뉴스1이 지난 28일 공시된 대학정보공시센터 대학알리미의 '등록금 납부제도 현황'을 분석한 결과, 재적 학생이 1만명을 넘는 국내 대학교 102곳(2014년 말 기준·사이버대 제외)의 학생 148만4000명 중 지난 1학기에 카드로 등록금을 낸 학생은 2만4000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학생의 1.64%다.

또 해당 102개 대학 소속 학생들이 지난 1학기에 낸 대학 등록금은 총 4조3406억원으로, 이 중 카드로 결제된 등록금은 전체의 1.67%인 724억원에 불과했다.

◇카드 납부가능 대학은 10곳 중 4곳…실제 납부 학생은 1000명 중 16명

반면 전국의 대학 425곳 중 162곳(38.1%)이 8개 주요 카드사의 카드로 등록금을 낼 수 있게 돼 있다. 카드로 등록금 납부가 가능한 대학의 비중에 비해, 실제로 등록금이 카드로 납부된 비율은 크게 낮은 것이다.

특히 등록금 수납액이 높은 학교일수록 카드 결제를 꺼리는 경향이 심했다. 지난 1학기 등록금 총 수납액수 기준 상위 10개 대학 중 고려대(1위·1823억원)와 경희대(3위·1405억원), 한양대(4위·1280억원), 단국대(8위·924억원), 인하대(10위·882억원) 등은 아예 카드사와 가맹점 계약을 맺지 않아 등록금 카드 납부 실적이 '0원'이었다.

그나마 카드를 받는 대학들도 전체 등록금 대비 카드 수납액의 비중은 대부분 5% 미만이었다. 조사대상 102개 대학 중 국공립대인 서울대의 카드수납 비중(10.76%)이 가장 높았으며, 주요 대학 중에서는 중앙대(3.05%)와 서울시립대(2.90%), 서강대(1.20%)의 비중이 낮았다.

카드사와 가맹계약은 맺었지만 실제 등록금 수납건수는 하나도 없는 대학도 있었다. 세종대는 NH농협카드와 가맹점 계약을 맺어 원칙적으로는 등록금 수납이 가능하지만, 교내 컨벤션센터 대여 등 수익사업 시에만 카드결제가 가능했다. 어차피 들어올 등록금은 현금으로 받으면서, 아쉬운 입장에 놓인 수익사업에선 카드를 받는 등 고객의 편의를 봐준다는 이야기다.

세종대 관계자는 이에 대해 "틀린 의견은 아니다"며 "다만 학교 입장에서는 카드 수납으로 수수료가 발생하면 등록금 증가 요인이 되는 등 악순환이 생길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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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별 등록금 카드 수납 비율과 수납 실적이 없는 학교.(대학알리미, 2015년 1학기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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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들 카드 수수료 부담 꺼려…등록금에 수수료 전가 가능성 우려

대학들이 카드 수납을 꺼리는 이유는 '수수료' 부담 때문이다. 대학은 신용카드로 등록금을 받으면 1% 중후반대의 가맹점 수수료를 카드사에 지불해야 한다.

카드를 받지 않는다고 해서 대학 입학·등록을 하지 않고 다른 대학으로 이동하는 학생이 현실적으로 없는 만큼, 학교 입장에서는 굳이 수수료를 내면서 카드사와 가맹점 계약을 체결할 이유가 없다는 얘기다.

카드를 받더라도 모든 카드사가 아닌 특정 카드사만 허용하는 등 카드 수납 과정을 어렵게 만드는 경우도 흔하다. 실제로 연세대·건국대·성균관대·중앙대·이화여대·서강대·시립대(총 납부액 순) 등 서울 대부분의 주요 사립대는 1개 카드사의 카드만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카드 결제는 할부 납부나 추가혜택 등 장점이 있지만, 이처럼 대학들이 카드 수납을 꺼리거나 '생색내기' 수준으로 받으면서 높은 등록금을 목돈으로 마련하기 힘든 학생·학부모들이 어려움을 겪는다는 지적이다.

서울 소재 대학에 재학중인 박모(23)씨는 "카드 납부가 가능해도 학교에서 잘 홍보를 하지 않아 고지서에 나온 학교 계좌번호로 입금하는 학생도 많다"고 말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 납부를 강제하면 대학은 이를 등록금에 전가시켜 학생들이 수수료 부담을 떠안을 수도 있어 신중해야 한다"며 "금융당국이 대학 등록금을 적격비용 예외로 규정하거나 정부가 카드 수납 대학에 인센티브를 주는 등의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적 학생 1만명 이상 국내 대학(2014년 기준) 중 2015년 1학기에 등록금 카드납부 실적이 있는 대학(가나다 순)

가톨릭대, 강원대, 건국대, 경북대, 경상대, 공주대, 광주대, 군산대, 금오공과대, 대림대, 대진대, 동국대, 목원대, 목포대, 부경대, 부산대, 서강대, 서울대, 서울시립대, 선문대, 성균관대, 순천대, 순천향대, 안동대, 연세대, 우석대, 우송대, 원광대, 이화여자대, 전남대, 전북대, 전주대, 제주대, 조선대, 중앙대, 창원대, 충남대, 충북대, 한국교통대, 호남대(이상 40개 대학).

◇재적 학생 1만명 이상 국내 대학(2014년 기준) 중 2015년 1학기에 등록금 카드납부 실적이 없는 대학(가나다 순)

가천대, 가톨릭관동대, 강남대, 경기대, 경남대, 경남정보대, 경성대, 경일대, 경희대, 계명대, 고려대, 광운대, 국민대, 단국대, 대구가톨릭대, 대구대, 대전대, 동명대, 동서대, 동아대, 동양미래대, 동의과학대, 동의대, 두원공과대, 명지대, 명지전문대학, 배재대, 백석대, 부산과학기술대, 부산외국어대, 부천대, 상지대, 서일대, 성신여자대, 세명대, 세종대, 수원과학대, 수원대, 숙명여자대, 숭실대, 신라대, 아주대, 연성대, 영남대, 영남이공대, 영진전문대학, 울산대, 인덕대, 인제대, 인천대, 인하공업전문대, 인하대, 중부대, 청주대, 한국외국어대, 한남대, 한림대, 한서대, 한성대, 한양대, 호서대, 홍익대(이상 62개 대학).

them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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