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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강정호에 반한 MLB, 이제 김현수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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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OSEN=조인식 기자] 강정호(28,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성공으로 한국 선수들에 대한 메이저리그의 관심이 점점 더 뜨거워지고 있다. 김현수(27, 두산 베어스)도 주요 타겟 중 하나다.

지난 30일 두산과 한화의 경기가 벌어진 잠실구장에는 메이저리그 구단의 스카우트도 있었다. 바로 워싱턴 내셔널스의 환태평양 지역 스카우트인 마티 브라운이었다. 브라운은 선수 시절 일본에서도 뛰었고, 히로시마 도요 카프 감독까지 역임한 바 있어 아시아 야구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다.

브라운은 "올해 일본과 한국에 각각 두 번씩 왔고, 여러 젊은 선수들을 보기 위해 이곳(잠실구장)을 찾았다"고 말했다. 두산이 넥센과 SK, KIA와 경기를 벌이지 않는데도 왔다는 것은 박병호, 김광현, 양현종이 아니더라도 봐야 하는 선수가 있다는 뜻이다. 그게 김현수였을 확률은 매우 높다.

김현수의 기량에 대해 묻자 브라운은 공격력을 따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대신 "송구 능력을 볼 기회는 별로 없었지만, 외야 수비는 좋은 선수다"라고 설명했다. 타격 능력에 대해서는 김현수가 대신 답했다. 팀이 2-4로 뒤지던 8회초 권혁을 상대로 잠실구장 가운데 펜스를 넘기는 동점 투런홈런을 쳤고, 이 한 방이 브라운의 뇌리에도 강하게 남았을 것이다.

김현수는 팀 승리를 위한 발판이 된 이 홈런에 기뻐하면서도, 메이저리그 스카우트가 봤다는 점에 대해서는 큰 의미를 두진 않았다. "잘 맞아서 넘어간 것 같다. 한국 타자도 중심타선에 있는 선수면 잠실 가운데 펜스를 넘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 같다. 구장 탓을 하고 싶지는 않다. 지안카를로 스탠튼(마이애미 말린스)을 보면 넓은 구장에서도 홈런왕이 되지 않나. 나는 아직 보완할 점이 많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야구계 소식통에 따르면 이미 10개 이상의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김현수를 직접 관찰하거나 그에 관한 리포트를 지속적으로 작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모든 관찰이 관심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관심을 갖는 팀의 숫자가 아니라 관심의 깊이다. 하지만 지켜보는 것은 관심의 첫 단계다. 어쨌든 두 자릿수가 넘는 팀들이 FA가 될 김현수라는 선수를 지켜본다는 것은 그가 KBO리그 내에서 차지하고 있는 위상을 말해준다.

지난해 강정호에게 쏠렸던 관심이 이제 그의 옛 동료 박병호는 물론 김현수에게까지 향하는 것 같은 분위기다. 워싱턴도 강정호에게 관심은 있었다. 브라운은 "하지만 당시 우리 팀은 그 선수가 뛸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 상황이 아니었다"라고 말하며 아쉬움의 미소를 지었다.

실제로 워싱턴은 2014 스프링 트레이닝 이전에 유격수 이안 데스먼드에게 7년 계약을 제안했다. 그러나 데스먼드가 이를 거절했고, 양 측은 2년 1750만 달러에 재계약했다. 이에 따라 데스먼드는 이번 시즌이 끝나면 FA가 된다. 1년 차이 때문에 강정호 영입전에서 적극성을 보이지 않았던 워싱턴으로서는 후회가 남을 법도 하다.

강정호를 놓쳤던 많은 팀들은 박병호나 김현수까지 놓친 뒤 후회하지 않기 위해 더욱 스카우트 작업에 열을 올릴 것이다. 김현수 본인은 "과연 내가 해외진출이 가능할지 모르겠다. 시즌이 끝날 때까지는 두산 베어스 선수인 만큼 팀 성적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말을 아끼고 있지만, 그의 생각과는 무관하게 메이저리그는 두산의 50번 유니폼을 입은 선수를 지켜보고 있다. /nic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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