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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고기박사 최계경의 육도락기행]'대한민국 푸줏간' 마장동에서 맛보는 신선한 육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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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박사 최계경의 육도락기행]‘대한민국 푸줏간’ 마장동에서 맛보는 신선한 육회.

스포츠서울

마장동 호남집에서 즐기는 신선한 육회. 치마살을 써 차지고 부드럽다.




‘야구와 고기는 육회(6회)부터’란 말이 우스개로 돌 정도로 육회(肉膾)는 육도락의 기본이다. 날고기를 먹는 문화는 땔감이 별로 없고 선선한 기후의 북방 민족의 것인데 한반도에 내려와 제대로 자릴 잡았다.

전면적인 육식을 18세기에 비로소 시작한 일본에선 아예 ‘유케(ユッケ)’란 이름으로 팔릴 정도니, 육회는 한민족의 고유 음식문화 임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서양에서 육회는 ‘타타르 스테이크’란 이름으로도 알려졌다. 계란 노른자를 올리는 것이 우리 육회 요리법과 퍽 닮아있다. 타타르족 역시 서남아시아를 기반으로 유라시아 대륙을 누비던 기마민족이니 그 뿌리가 같다고 할 수 있겠다.

스포츠서울

마장동 호남집 육회. 육사시미는 틀린 말이다.




아무튼 분명한 것은 육회가 우리의 것인데 갑자기 듣도보도 못한 ‘육사시미(肉刺身)’로 불린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노릇이다. 현재 보통 가늘게 저며 참기름과 설탕을 넣고 비벼낸 것은 육회, 넙적하게 썰어낸 것은 육사시미라 따로 구분해서 부른다.

아마도 그런 모양은 생선회가 더 친근하니 이와 구분하기 위해 육사시미라 불렀던 모양이다. 이는 분명히 틀린 말이다. 날고기 회(膾)자는 원래 육회를 뜻하는 말이다. 생선회라고 따로 생선을 붙여 부르는 이유다.

대한민국 푸줏간이라는 마장동에는 당연히 신선하고 질좋은 고기가 유통된다. 시장 입구로부터 길게 이어진 식당들은 먹고가는 손님을 위한 곳이다. 육회를 맛보기 위해 호남집에 들렀다. 평일 낮이지만 벌써 많은 이들이 지글지글 고기를 굽고 있다.

육회(이곳 역시 육사시미라 씌여있다)를 주문했다. 이곳은 한우와 육우를 따로 구분해서 판다. 잘게 썰어 양념한 한우 육회는 300g에 5만원. 넙적하게 썬 한우 육회는 250g에 5만원 씩 받는다.

먼저 밑찬으로 나온 처녑과 간을 질겅질겅 씹는다. 일본에선 아예 따로 비싼 값을 받는 처녑은 씹는 맛도 좋아 전채 요리처럼 입맛을 살려준다. 촉촉한 간도 싱싱하니 상태가 참 좋다.

육회 한 접시가 상에 올랐다. 둘이 먹어도 좋을 정도로 충분하다. 원래 육회를 먹고나면 익힌 고기로 이어지니 한 접시 뚝딱 해치우고 시작하는 것이 이로울 듯 하다.

스포츠서울

마장동은 동양 최대 식육 유통시장이니 만큼 신선도에선 의심의 여지가 없다.




존득존득 살이 차진 것이 이 끝에 착착 붙는다. 혀 위에서도 부드럽게 감싸는 것이 영락없는 찰떡이다. 양념없이 먹었는데도 풍미가 진하다. 지방이 거의 없는 우둔살이 아니라 치마살이라 그렇다. 그나마 양이 좀 되는 우둔살 보다는 귀한 치마살로 썰어 낸 육회가 더 인기다.

참기름과 고추장을 함께 넣은 양념장을 찍어 한 점 더. 양념이 들어가니 지방의 눅진한 맛이 그 속으로 숨어드는게 아니라 더 고소하고 진하게 느껴진다. 양념장 속에 푹 담갔다 꺼내 먹는게 아니라 슬쩍 맛을 살려줄 정도로 찍는 것이 해법이다.

생마늘의 아린 맛도 치마살 특유의 기름맛을 적당히 조절해 준다. 소주 한잔 없이 고기가 꿀떡 꿀떡 잘도 넘어간다.

사실 육회는 이런 맛이다. 싱싱한 소고기 특유의 맛을 느끼기 위해 먹는 것이다. 기름 흥건한 등심이나 갈빗살을 올리기 전 샐러드처럼 즐기거나 마지막 디저트 식으로 맛보기에도 좋다. 생고기의 즐거움은 언제나 싱싱함에서 나오는데 불안할 이유가 없다. 이곳은 마장동 우시장이다.

<육도락가·계경순대국 대표>

스포츠서울

마장동 호남집 육회는 마늘과 깨만 살짝 뿌려 고기 특유의 맛을 강조한다.




★호남집=마장동 우시장의 명물 먹자골목을 지켜온 집. 가게 이름처럼 육회와 생고기를 잘 한다. 찾는 이가 별로 없으면 메뉴에 낼 수 없는 등골도 판다. 모두 국내산이지만 육우는 좀 더 저렴하다. 등심과 특수부위 등 구이 메뉴도 다양하다. 입구에서 들어가다 오른쪽에 있다.(02)2295-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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