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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초유의 난민 참사에도 '옥신각신' 유럽에 비난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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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유럽 각국 분열·무능…통합적 난민 대응 필요"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백나리 기자 = 유럽행을 시도하던 난민들이 무더기로 희생되는 사건이 빈발하면서 유럽국가들의 소극적인 대응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28일(현지시간) 난민들이 유럽으로 가다 목숨을 잃는 일이 매일같이 발생하고 있지만 유럽연합(EU)은 분열되고 주저하는 모습만 보여주고 있어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내전과 가난을 피해 난민이 쏟아져 들어오는 초유의 사태 앞에서 유럽이 무능하고 입장이 갈려 있는 상태만 지속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단 독일은 최근 난민 사태에 해결사를 자처하고 나섰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시리아 난민을 모두 수용하겠다고 발표, 난민 사태 대응의 선봉에 서는 한편 난민이 처음 도착한 나라에 머물러야 한다는 더블린 조약의 적용을 유보했다.

그러나 영국은 더블린 조약의 고수를 주장하고 있다. 그리스와 이탈리아, 헝가리 등 유럽행을 시도하는 난민들이 첫발을 딛는 나라들은 EU 회원국이 책임을 나눠서 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여기에 슬로바키아와 폴란드는 기독교인 난민만 받겠다고 버티는 등 각국이 저마다 다른 주장을 하는 상태다.

NYT는 유럽이 난민 사태에 대해 유럽 차원의 기준을 세우거나 통합지원센터를 세우는 노력 없이 자기 이익만 앞세우는 무질서 상태에 빠졌다고 꼬집었다.

알렉산더 베츠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는 "유럽이 옥신각신하는 동안 사람들이 죽어간다"면서 "EU의 대응은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난민사태 최전방에 서 있는 그리스와 이탈리아 등은 이미 압도당한 상태로 더는 책임을 지기 어렵다는 입장"이라며 "책임을 좀 더 공평하게 나눌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27일 자국 고속도로 갓길에 세워진 냉동트럭에서 시리아 난민 시신 70여 구가 발견되는 사건을 마주한 오스트리아의 세바스티안 쿠르츠 외무장관은 다음날 인터뷰에서 EU가 긴급 정상회의를 열어 난민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쿠르츠 외무장관은 "그리스 사태에 때는 최고위급 회의가 계속 열렸는데 (난민에 대해서는) 몇 주가, 몇 개월이 지나도록 아무것도 없다"고 맹비난한 뒤 "유럽이 이제는 정신을 차리고 (난민이) 심각한 문제라는 것을 알아 차려야 한다"고 말했다.

유엔도 난민 사태에 대한 유럽의 집단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반기문 사무총장은 유럽국가들이 난민 이동을 위한 안전하고 법적인 통로를 확대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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