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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드디어 자연 품으로'…희귀조 황새 복원해 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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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원대, 96년 러시아·독일서 4마리 들여와 169마리로 증식

예산황새공원에 있는 74마리 중 8마리 내달 3일 자연 방사

연합뉴스

새끼 돌보는 황새 '부모' 지난해 4월 한국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 공원에서 어미 황새가 새끼를 돌보는 모습. <<연합뉴스 DB>>


(청주=연합뉴스) 박재천 기자 = 다음 달 3일 충남 예산황새공원에서는 멸종위기종 복원이라는 20년 노력의 결과가 눈앞에 펼쳐진다.

충북 청주 한국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이 복원해 이 공원에서 보호하던 황새 8마리가 자연 방사된다.

6마리는 교원대에서, 2마리는 황새공원에서 태어난 것이다.

이들 황새가 야생에 성공적으로 정착, 개체군을 이루며 텃새화하면 황새 복원의 최종 목표는 달성된다.

29일 교원대에 따르면 이 학교가 황새(천연기념물 제199호) 복원에 착수한 것은 1996년이다. 멸종 조류를 되살리고 황새가 서식했던 과거의 자연환경을 되찾자는 취지에서였다.

황새는 옛날 우리나라에서 흔한 텃새였다. 그런데 1970년대로 들어서면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개체 수가 크게 줄었다.

국내에서는 충북 음성군 생극면에 마지막으로 한 쌍이 살았다. 수컷이 1971년 4월 먼저 사냥꾼의 총에 맞아 죽었다. 홀로 남은 암컷이 해마다 무정란을 낳으며 둥지를 지켜왔으나 농약에 중독돼 쓰러진 뒤 1983년 서울대공원으로 옮겨져 사육됐다.

이 '과부 황새'마저 1994년 9월에 죽으면서 그 많던 야생 황새는 자취를 감췄다.

교원대는 1996년 7월17일 러시아 아무르 강 유역에 서식하던 새끼 암수 한 쌍을 들여오고, 4일 뒤 독일에서 어미 황새 두 마리를 추가로 반입해 황새생태연구원의 전신인 황새복원센터 현판식을 내걸고 문화재청 지원으로 인공 번식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황새는 반출 대상이 아니라는 러시아를 멸종위기 희귀조를 함께 지켜내자는 취지로 가까스로 설득했다.

1997년 6월 독일에서 5마리를 추가로 들여왔던 황새복원센터는 1999년 4월에 첫 낭보를 전했다.

일본에서 기증받은 황새알을 국내 처음으로 인공 부화해 2마리의 건강한 새끼를 얻은 것이다.

2002년 4월에는 중국, 독일, 일본에 이어 세계 4번째로 인공번식에 성공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후에는 자연 번식 소식도 들렸다.

연구진들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끝에 황새가 증식돼 현재 교원대에 95마리가 사육 중이고, 예산황새공원에 74마리가 자라고 있다.

애초 예산황새공원에는 60마리가 보내졌다. 나머지 14마리는 황새생태연구원 기술 지원으로 이 공원에서 태어난 것이다.

황새생태연구원은 황새를 애지중지 길러왔다. 먹성 좋은 황새들에게 미꾸라지와 전갱이 등 '고급 먹이'를 아낌없이 제공해 왔다.

청주시가 국비 70%를 지원받아 올해 세운 '(교원대) 황새 먹이 구입 및 방역비'만 1억5천만원에 이른다.

질병에 노출되지 않도록 미국산 전용 비타민제도 먹이고 있다.

황새생태연구원과 예산황새공원은 앞으로도 꾸준히 황새들을 자연 품으로 돌려보낼 계획이다.

황새들이 농약 등 위험 요소들을 피해 안정적인 먹이 활동을 할 수 있는 서식처를 확보하느냐가 관건으로 보인다.

윤종민 황새생태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자연 방사된 황새들이 어디에 정착할지, 월동 등 이동 경로는 어떻게 될지 등은 연구 대상"이라고 말했다.

jc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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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4월 인공 부화된 새끼들.<<연합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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