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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연예기자24시] 마약에 얽힌 연예계는 지금 ‘폭풍 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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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투데이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조우영 기자] 뜨거운 여름이 가고 선선한 가을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다가올 축제 시즌에 신바람이 날만도 한데 가요계는 닥쳐올 한파 걱정에 벌써 긴장감이 조성되고 있다. 마약 광풍이다. 이른바 '연예계 11월 괴담'이 올해도 현실화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서울동부지검 형사 4부(부장검사 이상억)는 올해 초부터 지난달까지 마약 사범을 집중단속해 기획사 팀장 정 모(33) 씨 등 16명을 구속하고, 10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최근 밝혔다. 정씨는 걸그룹 지망생 4명에게 "가수를 하려면 필요하다"며 지난해 8월부터 11월까지 8차례 억지로 대마초를 피우게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가요계 동종업에 종사하는 관계자들조차 궁금했다. 도대체 정씨가 누구냐는 것. 하지만 그에 대한 호기심은 금세 사라졌다. "지금 그 양반은 문제도 아닙니다. 언제 터질지 모를 시한폭탄이 여러 개예요." 다수 관계자는 이처럼 입을 모았다.

한 대형기획사와 동행했던 해외 프로모터 A(32)씨가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대마초 흡입) 혐의로 구속 수감 중이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취재 결과, 그는 지난 27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차 공판에서 자신의 혐의를 일부 시인했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대마초를 함께 피운 5명 정도도 증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2차 공판은 9월 4일이다.

A씨는 정상급 인기 스타인 B와 평소 친분을 드러내 관심을 끈 바 있다. 재계 인맥도 상당한 '마당발'로 알려져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그와 친하게 어울린 몇몇 연예인이나 주변인이 검찰 용의선상에 자연스럽게 오를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마약류 투입은 결코 혼자 이뤄지지 않는다. 그리고 한 번 빠지면 또 하게 돼 있다"고 말한다.

물론 이들 모두 A씨와 직접적인 관계는 없다. 당장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그의 허언일 수 있다. 이 때문에 일명 '마약 리스트'에 대한 소문이 확산하면서 애꿎은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그와 엮인 한 대형기획사가 얼마 전 스포츠지 K기자를 상대로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한 것도 이와 궤를 달리하지 않아 보인다.

A씨 외 이센스 역시 대마초 혐의를 시인하고 수감됐다. 마약 매수 및 투약 혐의로 구속 기소된 배우 김성민도 공판 진행 중이다. 수면유도제 '졸피뎀'에 취해 서울 강남 일대에서 연쇄 교통사고를 낸 뒤 달아난 유모(34) 씨에게도 서울중앙지법 형사9단독 강성훈 판사는 징역 2년을 지난 5월 선고했다.

한 관계자는 "유씨와 친구 관계 이상으로 어울린 여배우들이 수두룩하다. 유씨가 구속된 후 너무 조용한 게 이상하다. 마치 폭풍전야 같다"고 주장했다.

마약 사범 특성상 상선(자기 위의 다른 판매책이나 구입자)을 고발하면 감형해주는 관행이 있어 꼬리에 꼬리를 무는 경우가 많다. '플리바겐(plea bargain·사전형량조정제도)'이다. '플리바겐'은 특정 형사사건과 관련된 신고·제보·자수를 하는 과정에서 그와 관련된 제보자 본인의 범죄가 함께 드러난 때 그에 대해서만은 형벌을 감경 또는 면제해 주는 제도를 말한다.

우리나라 검·경찰은 이를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범죄 수사 과정에서 공범의 제보·자수를 유도하고 그들의 협조를 얻어 사건을 좀 더 원활하게 수사하기 위해 일정 수준 용인되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 중론이다.

fact@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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