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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주말 N 여행> 알프스의 숨은 비경 '돌로미테' 트레킹·캠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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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 만발한 초원지대와 암벽 산군의 기막힌 조화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성연재 기자 = "이탈리아에도 알프스가 있었다니… 이곳은 스위스와는 또 다른 차원의 알프스라는 느낌입니다"

'알프스'하면 스위스만 떠올렸던 사람들은 고개를 갸웃하기 일쑤지만, 실은 알프스는 유럽 중남부 6개국에 걸쳐 있는 큰 산군이다.

이 가운데 이탈리아 쪽에서 보이는 동 알프스 중 일부가 돌로미테 지역이다.

돌로미테에는 고산준봉이 즐비한데 스위스 등에 비해 이곳의 풍광은 조금은 부드럽고 여성스럽다.

이곳을 잘 몰랐던 한국 여행자들은 한번 가보고는 열광하게 되고, 두번 세번 다시 찾게 된다.

특히 걷기에 열광하는 한국의 여행자들에게는 돌로미테만큼 좋은 길은 없다.

혹독한 기후 때문에 5월말이 되어서야 대부분의 통행로가 문을 열게 되고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케이블카가 운행을 시작한다.

산 위에는 만년설이, 그 아래쪽에는 푸른 잔디가 어우러진 기가 막힌 풍경을 보며 걸을 수 있다.

대표적인 곳들은 볼차노 인근인 시우시, 코르티나 담페초, 세체다, 오르티세이 등인데 케이블카가 쉴 새 없이 관광객을 산중턱에 내려놓는다.

대중교통으로 가기는 무척이나 힘든 곳이라 반드시 차를 빌리길 권한다.

가장 멋진 봉우리 중 하나로 손꼽히는 트레치메 디 라바레도에서는 새벽과 황혼 무렵 태양빛에 물든 봉우리들을 만날 수 있다.

트레킹 시작점인 아우론조 산장까지는 차로 오를 수 있는데, 통행료와 주차요금이 3만원 이상으로 비싸다.

트레치메 인근에는 3곳의 유명한 산장이 있다. 차로 도착할 수 있는 아우론조 산장과 40여분을 걸어 도착할 수 있는 라바레도 산장, 트레치메 직벽을 감상할 수 있는 로카텔리 산장이다.

해발 2천450m에 지어진 로카텔리 산장은 우리나라 국립공원의 대피소 생각하면 큰코 다친다.

우리나라 국립공원 대피소와 비교하면 럭셔리하지만, '있을 것은 다 있는' 멋진 곳이다.

물론 호텔처럼 호화스럽지는 않다. 오로지 트레킹으로 자연을 몸으로 흠뻑 즐기려는 사람만을 위한 공간인 것이다.

음식도 이곳 산장에서 아침과 점심,저녁 식사를 다 할 수 있는데 이것을 '풀 보드'라고 한다. 아침과 저녁식사만 하는 경우 '하프 보드'라고 한다. 맛이 깔끔하고 양갈비찜 등 우리 입맛에 맞는 메뉴도 많다.

황혼녘의 트레치메를 감상하려면 반드시 로카텔리 산장에서 머물러야 한다. 수개월전에 미리 예약이 끝이 나므로 해외 캠핑 동호회 등을 통해 자리를 확보하는 것이 좋다.

황홀한 트레치메의 비경을 즐긴 뒤 다음날 아침 길을 나서면 거대한 암석산을 만날 수 있다. 마치 외계의 어느 혹성에 떨어진 느낌과, 발 아래의 푸른 알프스의 아름다움이 주는 기묘한 조화에 흠뻑 빠지게 된다.

가끔 마주치는 작은 굴은 1차 세계대전의 흔적이다. 자세히 보면 굴이 아니고 참호다.

아름다운 돌로미테가 선혈이 낭자했던 역사의 현장이다.

하긴 아름다운 비경을 가진 곳치고 피로 물들지 않은 곳이 있었던가.

역사의 한 장면을 떠올린다면 돌로미테 지역에 대해 잘 모르던 사람들도 쉽게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카르타고의 맹장 한니발이 포에니전쟁 때 로마를 정복하기 위해 넘어야 했던 험난하기 그지없던 산.

수만명의 병사와 코끼리 37마리가 추위와 싸워가며 알프스 고개를 넘었던 곳이 바로 이 돌로메테다.

한니발은 3천∼4천m 고봉이 즐비한 산을 넘으며 1만여명이 넘는 희생자를 내고 이탈리아 북부에 도착, 이후부터 연전연승을 거두게 된다.

그러나 이 틈에 로마의 영웅 스키피오가 카르타고를 습격하는 바람에 아쉽게 다시 발길을 돌려야만 했고 이후 카르타고는 내리막길을 걷는다.

이 배경이 된 곳이 바로 돌로미테 지역이라 생각하니 새삼 더욱 그 의미가 짙게 다가온다.

트레킹을 끝낸 뒤에는 아름다운 카레자 호수 등을 둘러보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알프스의 고산준봉이 에메랄드빛 호수에 그대로 담겨 있다.

◇가는 길 = 우리나라에서는 직항이 있지 않다. 베네치아에서 2시간 거리이므로 베네치아를 여행한 뒤 돌로미테로 들어가는 코스가 합리적이다. 밀라노에서는 차로 4시간 거리에 있다. 차량 임대가 편리하다. 대중교통을 통해 트레킹과 캠핑을 할 경우 번거로울 수 있다.

◇숙박 = 돌로미테에서는 산장에서 꼭 1박을 하기를 권한다. 아름답고 작은 호텔이 곳곳에 있으므로 이곳을 예약하도록 하자. 또한 캠핑은 반드시 1박을 하길 권한다. 아름다운 돌로미테의 산봉우리를 배경으로 한 이곳에서의 캠핑 1박은 지상에서의 캠핑 100박과 맞먹는다. 여름이라도 쌀쌀하다. 다운 침낭을 준비하기를 권한다.

polpori@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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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풍경> 돌로미테의 살라 패스 (서울=연합뉴스) 그림같은 이탈리아 돌로미테의 살라 패스. << 사진작가 오윤석 >> 2015.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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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그림같은 이탈리아 돌로미테 트레킹에 나선 사람들. << 사진작가 오윤석 >> 2015.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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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흔히들 알프스 하면 스위스를 떠올리기 마련이지만 스위스보다 훨씬 더 아름다운 알프스, 이태리 돌로미테가 요즘 뜨고 있다. 시우시지역 산군에서의 캠핑장비 시연. 2015.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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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풍경> 돌로미테 트레킹·캠핑 (서울=연합뉴스) 그림같은 이탈리아 돌로미테 트레킹에 캠핑에 나선 여행자들이 그림같은 캠핑장에서 캠핑을 하고 있다. 2015.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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