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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북한 김정은, 당 중앙군사위원 '경질론' vs '재정비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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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 판단 오류 범한 지뢰 도발 지휘 책임자 '경질론'

현영철과 변인선 빈 자리 채우는 조직 재정비 가능성도

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당중앙군사위서 '합의이행' 강조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열고 최근 남북 고위급 접촉에서 합의한 내용의 이행을 강조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8일 보도했다. 김 제1위원장은 또 중앙군사위 일부 위원들을 해임하고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회의에는 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과 총정치국, 인민무력부, 총참모부, 내각 간부와 군단급 지휘관 등이 참석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28일 일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들을 해임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지뢰 도발 책임자를 경질했다는 분석과 단순 조직 재정비라는 해석이 맞서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방송은 이날 김정은 제1위원장이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열고 남북 고위 당국자 접촉을 평가했다고 보도하면서 "당 중앙군사위 일부 위원들을 해임 및 임명했으며 조직(인사)문제가 취급됐다"고 전했다.

그러나 북한이 구체적인 인사 명단이나 조직개편 내용을 공개하지 않으면서 이번 인사 단행의 배경을 놓고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일단 지뢰 도발부터 전쟁 위기 고조, 남북 고위 당국자 접촉 제안과 타결에 이르기까지 전과정에 대한 북한 내부의 평가에 따라 일부 위원이 경질되거나 승진하는 '논공행상성 경질 인사'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지난 4월30일 숙청된 현영철 인민무력부장과 변인선 군 총참모부 작전국장을 중앙군사위원에서 명단을 빼고 신임 위원을 임명하는 차원의 단순한 '조직 재정비'를 했을 뿐이라는 해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통일부 등의 분석에 따르면 북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장은 단연 북한의 최고 권력자인 김정은 제1위원장이다.

보통 2명이었던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직은 그동안 군 총정치국장 등이 맡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중반까지는 당시 총정치국장과 인민무력부장이었던 최룡해와 현영철의 몫이었는데, 현재 최룡해는 황병서에게 총정치국장 자리를 넘겨줬으며 현영철은 지난 4월 숙청된 상태다.

다만 최근 남북 고위 당국자 접촉 당시 수석대표로 나선 황병서의 여러 직책이 소개되는 와중에도 부위원장 직책이 언급되지 않았던 점으로 미뤄 최룡해가 아직도 자리를 지키고 있었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작년 5월이나 올해 2월 중앙군사위 확대회의에서 조직 문제를 논의했을 당시 직책에 걸맞게 황병서로 교체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군부 최고위급인 중앙군사위 위원들은 보통 10여명으로 구성되는데 최근까지는 리영길 총참모장, 김영철 정찰총국장,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 리병철 당 제1부부장, 최부일 인민보안부장 등이 포함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주목해야 할 인물은 작전권을 총괄지휘하는 리영길 총참모장과 대남도발 총책인 김영철 정찰총국장이다. 두 인물이 최근 남북 긴장 고조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특히 2010년부터 중앙군사위 위원을 맡아온 김영철 정찰총국장은 최근 비무장지대(DMZ) 내에서의 지뢰 도발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인 만큼 이번 회의에서 인사 대상이 됐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인사가 남북 고위 당국자 접촉에 대한 평가 차원이 아닌 앞서 있었던 여러 인사나 숙청으로 인한 일종의 '꼬인' 상태를 정리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즉 앞서 숙청된 현영철이나 변인선(당시 작전국장) 등의 몫을 새로운 인물로 채우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국가 기구 위에 당이 있는 권력구조를 가진 북한에서는 모든 최종 결정이 노동당에서 이뤄지는데, 당 중앙군사위는 군사분야 모든 사업을 당적으로 조직·지도하는 기관으로 당의 군사노선 및 정책을 수립하고 국방사업을 지도한다.

당 중앙군사위는 당초 김정일 시대에 거의 회의를 개최하지 않아 유명무실한 조직으로 평가됐지만, 2010년 9월 당 대표자회에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후계자 신분으로 부위원장에 오르면서 본격 가동됐다.

hapyr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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