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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어벤저스 제작비 촌극, 노이즈 마케팅에 휘둘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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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박재홍의 뉴스쇼

노컷뉴스


-제작사에 국내제작비 26억원 환급 결정
-홍보효과? 국내 대상 마케팅만 있었을뿐
-적어도 촬영콘티는 봤어야, 주먹구구식
-시민 관점으로 체계적인 기준 만들어야

■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김헌식 (동아방송예술대학 교수)

지난 4월 개봉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어벤져스2’의 제작사에게 국내 촬영비 가운데 일부인 26억원을 환급해 주기로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하지만 개봉된 영화는 우리의 예상과는 괴리감이 느껴진다는 지적이 많아서, 과연 이 환급 결정이 적절했는지 논란이 일고 있는데요. 어떤 문제가 있는 것인지 문화컨텐츠학 박사인 김헌식 동아방송예술대학 초빙교수를 연결합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김헌식> 네, 안녕하십니까?

◇ 박재홍> ‘어벤져스2’ 제작사에게 26억원을 환급해 주는 것으로 결정이 됐는데요. 이 돈을 돌려주기까지 어떤 과정이 있었던 겁니까?

◆ 김헌식> 환급이라는 것은 일정 정도 지불한 것에 대해서 다시 돌려주는 것을 말하는데요. 그래서 원래 계획은 관광홍보 효과가 예측이 되기 때문에 국내에서 ‘어벤져스2’가 촬영하는 제작비 일부를 돌려준다는 것이었어요. 그래서 관광기금 안에서 일정 정도 돌려준다는 것이었는데요, 어떻게 보면 인센티브라고 볼 수도 있는 것이죠.

현재 국내 최대의 환급 가능비율은 국내 제작비 30%에 해당이 되거든요. 그러니까 ‘어벤져스2’ 제작진이 쓴 비용의 30%를 환급해 주는 그 액수가 바로 26억원이다, 이렇게 볼 수 있고요. 영화진흥위원회는 그 동안에 많은 문제점 지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액 환급을 결정을 해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 박재홍> 그러니까 ‘어벤져스2’ 제작진들이 우리나라에서 촬영비로 쓴 돈이 약 87억원인데, 홍보효과가 있으니까 거기에 대해서 환급을 해 주겠다, 이런 결정이 난 건가요?

◆ 김헌식> 그렇습니다. 애초에 처음부터 그렇게 결정을 했던 것이기 때문에 약속을 지켰다. 이렇게 관계 기관에서는 밝히고 있는 것이죠.

◇ 박재홍> 그러면 그만큼 서울시 홍보 효과가 있었다고 보십니까?

◆ 김헌식> 저는 전혀 없었다고 생각을 하고 있고요. 애초에 그런 관광효과도 예측할 수 없었다는 것이 전반적인 분석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이 영화는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영화 마케팅의 일환이었다고 저는 생각이 들거든요. 호들갑을 너무 많이 떨었다는 것이 기본적인 생각이라고 보고요.

관광효과가 있으려면 대체적으로 감성적인 울림들을 많이 전해줘야 되거든요. 예를 들면 아름다운 공간에서의 로맨스라든지, 아름다운 천혜의 환경 속에서 보여줄 수 있는 독보적인 측면들이 있어야 되거든요. 예를 들면 '반지의 제왕' 같은 경우 뉴질랜드의 아름다운 풍광을 배경으로 했었기 때문에 좀 더 많이 관광유발 효과가 실제로 있었고요.

◇ 박재홍> 일명 ‘프로도 효과’라고 했잖아요..

◆ 김헌식> 그렇습니다. ‘프로도 효과’라고 얘기하는데. 특히 반지의 제왕을 가지고 이 영화(어벤져스2)에 대한 공권력을 활용해서 편애를 봐주는 그런 측면들이 있었는데요. 사실 여기서 정확하게 짚어야 되는 것은 반지의 제왕과 어벤져스2는 너무나 다른 영화입니다. 반지의 제왕은 아름다운 뉴질랜드의 환상적인 공간을 설정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어벤져스2’에는 그런 공간 설정이 일단 없고요.

반지의 제왕 같은 경우에는 한 작품이 아니고 세 작품, 그 이후에 여러 작품이 다시 또 뉴질랜드에서 제작이 됐거든요. 그런 점에서 봤을 때 연속 효과가 계속 있었고요. 또 무엇보다도 피터 잭슨 감독은 뉴질랜드 출신이거든요. 자국 출신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좀 더 공간적인 환경에 맞게 스토리를 전개할 수 있고, 좀 더 관광효과가 유발될 수 있도록 연출할 수 있는 측면들이 있는데, 전혀 배경이 되지 않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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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홍> ‘어벤져스2’ 상영 되기 전, 감독이 기자회견했을 때 우리나라에 최대한 홍보할 수 있도록 멋있게 찍어준다, 이렇게 말을 했지 않습니까?

◆ 김헌식> 그렇습니다. 특히 IT 선진국으로서의 면모를 좀 보여주겠다, 이런 발언들도 했었고요. 그런데 실제로 보면 그게 전혀 지켜지지 않은 것 같아요. 특히 세빛둥둥섬 같은 경우에는 멋있게 그려졌다기보다는 하천 위에 떠 있는 어떤 조형물 비슷하게 노출이 됐었고요. 그리고 한국과 관련해서도 우리가 그렇게 자랑스럽게 생각하지 않는 뒷골목들이 상당히 많이 나왔고.

또 어떤 특정한 도로 위를 봤을 때도 육교의 안 좋은 부분들이 많이 나온다든지. 그렇기 때문에 정말 관광효과를 기하려면 우리 전문가가 참여를 해서 촬영 콘티를 봤는지, 장면 컷에 대해서 심사숙고를 했는지에 대한 기본적인 과정과 절차가 있어야 되는데. 이러한 점들이 하나도 없는 상태에서 관광유발 효과를 일으킬 것이라고 주먹구구식으로 생각했다는 것이죠. 그것이 굉장히 문제입니다.

◇ 박재홍> 알겠습니다. 그러니까 MOU 체결을 하면서 영화 콘티나 촬영지에 대한 정보를 우리 쪽에 공개하지 않았던 겁니까? '우리나라의 모습이 어떻게 공개될 것이다, 혹은 촬영될 것이다' 이런 것들을 상의하지 않았나요?

◆ 김헌식> 사전에 전혀 공유가 되지 않았고요. 언론에도 전혀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래도 우리 측의 입장들을 대변할 수 없었던 측면들이 있었고요. 그러니까 심지어 나쁘게 얘기하면, 영화에서 어떻게 우리 서울이 그려지는지 전혀 모른 상태에서 이 공간을 제공했다는 것이죠.

◇ 박재홍> 그렇군요.

◆ 김헌식> 그리고 그때 오랫동안 시민들이 불편하게 출퇴근 시간에 임했던 측면들이 있고. 심지어 그 공간을 통제 했는데도 불구하고, 영화를 보니까 굉장히 많이 나온 것도 아니고요. 한 19분 정도 됐었는데 좀 짧게 짧게 나와서 공간에 대한 인식도 잘 못하는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 박재홍> 서울 시민들도 여기가 어디지? 이런 생각을 하셨던 분들도 있을 것 같고. 그럼 앞으로 어떻게 해야 될까요?

◆ 김헌식> 처음이기 때문에 앞으로 잘하면 된다. 이번을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했는데요. 지금 이후라도 체계적인 기준들을 마련하는 작업들이 있어야 되는데. 차제에 스파이더맨도 그렇고 여러 영화들이 접촉하고 있는 중으로 제가 알고 있는데요. 그런 면에서 너무 후광효과에, 브랜드 효과에 압도되는 일이 없고 실제적인 어떤 조치가 필요합니다. 어차피 우리나라 국민들의 혈세가 나갈 수 있는 그런 측면들이 있고, 불편을 감수하는 측면들이기 때문에 시민의 관점에서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

◇ 박재홍> 그런데 영화 끝나고 나서 그렇게 논란이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효과가 없다, 이런 논란은 적은 것 같은데. 그 이유는 뭐라고 보세요?

◆ 김헌식> 몇 가지 원인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이 영화가 사실은 서울시에서 추진하게 됐었구요.또 국무총리 회의 주재하에서도 협조요청을 했었고요. 사실은 어떻게 보면 붕 떠 있는 상태에서 제작이 된 측면이 있거든요. 그리고 지금 현재는 담당자들이 대부분 그 자리를 떠나있는 측면들이 있기 때문에 실제적으로는 책임을 질 분들이 별로 없어요.

그리고 영화가 일단 개봉이 됐기 때문에, 사실 이 자체만으로도 영화가 홍보효과가 없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죠. 영화 상영이 끝나니까 유야무야된다는 것은 이 영화에 대한 깊은 관심이 없다는 것을 뜻하니까 노이즈마케팅 차원에서 휘둘린 전형적인 사례라고 저는 평가하고 싶습니다.

◇ 박재홍> 이번에 첫 술에 배부를 수 없을 테니까 이번 사례를 바탕으로 다음에 또 이런 작업이 있을 때는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겠네요. 말씀 잘 들었습니다.

◆ 김헌식> 감사합니다.

◇ 박재홍> 문화콘텐츠학 박사인 김헌식 동아방송예술대학 초빙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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