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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TF의 눈] '좋은 사람' 손흥민, 시작만큼 마무리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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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시작만큼 중요한 마무리.' 손흥민이 토트넘 이적 과정에서 레버쿠젠 훈련에 불참하며 팬들의 입방아에 올랐다. / 더팩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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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하노글루 "손흥민은 좋은 친구다. 작별 인사라도 하길 바란다"

손흥민(23·레버쿠젠)의 토트넘 이적이 마무리 단계다. 급작스럽게 진행된 이적 과정에서 훈련에 불참하면서 팀 동료들과 감독이 서운한 마음을 나타냈다. 아쉬움이 남는 마무리다.

손흥민은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유니폼으로 갈아입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독일 스포츠 매체 '스포르트1'은 28일(이하 한국 시간) '손흥민이 메디컬테스트를 순조롭게 마쳤다'고 보도하며 이적이 임박했음을 알렸다. 루디 펠러 레버쿠젠 단장은 전날 '스카이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제의가 있었고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정해진 것은 없다. 아직 우리 선수다"고 강조했지만 세부 조율만 남겨둔 모양새다.

손흥민의 이적은 갑작스럽게 알려졌다. 여름 이적시장 마감을 일주일 남겨둔 26일 독일 언론에서 처음 보도했고 이후 많은 매체들이 발 빠르게 알렸다. 함부르크에 있던 손흥민의 레버쿠젠 이적이 6월에 이뤄진 것을 고려한다면 토트넘의 거액 제의와 손흥민의 결단이 맞물려 급박하게 진행됐을 가능성이 크다.

급하게 진행된 이적 과정에서 잡음이 나왔다. 로저 슈미트 레버쿠젠 감독은 27일 "손흥민은 좋은 선수지만 옆에서 좋은 충고를 받고 있지 못하다. 이렇게 갑작스럽게 이적하는 것은 팀에도 좋지 않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절친한 동료 하칸 칼하노글루 역시 "문자 메시지를 보내고 통화를 시도했지만 답장이 없었다. 손흥민이 그의 아버지와 에이전트의 잘못된 조언을 듣고 행동해 실망스럽다"고 언급했다.

긍정적인 부분은 이들의 말에서 '좋은 사람' 손흥민을 읽을 수 있다. 손흥민의 행동 자체를 탓하기보다 주변의 조언이 옳지 못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칼하노글루는 손흥민이 아무 말 없이 훈련에서 빠지자 감기로 지각하는 줄 알고 미리 장비를 꺼내 보호해 주려고 했다. 그는 "손흥민은 좋은 친구다. 그가 팀에 돌아와 작별 인사라도 해주길 기대한다"고 애정을 나타냈다. 손흥민이 팀 구성원으로 잘 녹아들었다는 부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잡음이 나온 상황에 대해선 아쉬움이 남는다. 구단과 감독은 손흥민의 협상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을 것이다. 구단이 이적 제안을 받아들이지도 않은 상황에서 손흥민이 런던으로 떠난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하지만 훈련 불참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팀이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알리지 않고 훈련을 이탈했다.

레버쿠젠이 라치오에 패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면 엄한 불똥이 손흥민에게 튀었을 수도 있다. 펠러 단장의 말처럼 아직 손흥민은 레버쿠젠 소속이다. 만약 이적이 결렬된다면 소속팀 경기보다 개인의 이적이 중요한 선수로 낙인이 찍히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한다.

시작만큼 마무리가 중요하다. 앙헬 디 마리아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파리 생제르맹으로 이적을 추진하면서 팀 훈련에 무단으로 불참했다. 루이스 판 할 감독이 디 마리아의 소재를 모를 정도로 소통에 문제점을 나타냈다. 결국 디 마리아는 실망을 남기고 맨체스터를 떠났다. 손흥민은 레버쿠젠과 작별을 준비하고 있다. 레버쿠젠과 이별은 토트넘과 시작을 의미한다.

축구는 팀 경기다.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고 한다. 그동안 동고동락한 동료들에게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는 것은 기본이다. 손흥민이 아름다운 마무리로 박수를 받으며 떠날 수 있길 바란다.

[더팩트ㅣ이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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