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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남북 고위급 합의 사흘도 안 됐는데…벌써 동상이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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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남북 고위급 접촉 합의. 만 사흘도 안 됐는데요. 벌써부터 공동보도문을 놓고 남북 간 시각차가 드러나고 있습니다. 앞으로 당국자 회담을 둘러싼 주도권 경쟁이나 신경전쯤이면 문제가 없겠지만, 이게 다음 회담 개최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면 모처럼 잡은 남북관계 개선의 기회를 날릴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정치부 안의근 기자와 함께 한 걸음만 더 들어가 보겠습니다.

안 기자, 아까 얘기한 대로 이틀 정도 됐죠? 벌써부터 큰 시각차가 나오고 있는데 왜 그렇다고 봐야할까요?

[기자]

어제(26일) 통일부에서 5.24 조치 해제 문제를 놓고 다음 회담에서 다룰 수 있다고 했다가 청와대에서 "너무 나간 얘기"라고 견제구를 던지자 다시 정부 입장에는 전혀 변함이 없다고 입장을 냈습니다.

오늘 홍용표 통일부 장관도 국회 외통위에서 그런 답변을 했는데요.

그러자 북측 김양건 노동당 비서가 오늘 입장을 냈습니다.

한 마디로 남북관계 발전을 바라지 않는 세력이 있지만 통 큰 자세로 남북관계의 대통로를 열어나가자 이렇게 채근한 겁니다.

[앵커]

우리가 계속해서 입장을 내고 있는데, 입장이 나온 뒤에 김양건 비서가 보고 낸 것으로 보이는데, 5.24 조치 해제 이 문제가 계속해서 거론이 되고 있고요. 또 하나는 다음 회담 때는 아예 북핵 회담, 북핵 문제 해결이 거론이 되어야한다 이런 우리 측 입장이 나오고 김양건 비서 입장이 나오게 된거죠?

[기자]

청와대는 크게는 북핵 문제, 작게는 민간교류까지 광범위하게 다뤄야 한다는 건데요.

여기에는 북한이 원하는 의제, 예를 들면 5.24 조치 해제와 금강산 관광 재개만 다루진 않겠다는 의지가 포함돼 있는 겁니다.

[앵커]

북한이 그것을 다루지 않겠다는 입장이 포함된 건데 오늘 우리가 얘기를 꺼낸거죠?

[기자]

그렇죠. 북한이 원하는 의제, 그것만은 다루지 않겠다는게 우리 청와대 입장입니다.

다음 회담을 앞두고 벌써부터 남북간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는 거죠.

그런데 실제로 다음 당국자회담에서 우리 측이 처음부터 핵문제를 전면적으로 거론하다면 북한은 핵문제는 미국과 풀어야 한다고 보기 때문에 회담이 상당히 난항을 겪을 가능성도 큽니다.

[앵커]

결국 어떻게 봐야할까요? 청와대의 신중한 입장이라고 해야할까요? 합의문 나오기 이전의 기본적인 입장을 강조하는 분위기는 아무래도 청와대가 보수층의 반발을 의식했다 이렇게 봐야되겠죠?

[기자]

그런 측면도 있습니다. 사실 햇볕정책이나 남북간 전면적인 교류협력 정책은 과거 김대중 정부, 노무현 정부의 트레이드 마크였지 않습니까?

새누리당에선 그동안 계속 '대북 퍼주기 정책'이라고 비판을 했거든요.

박근혜 정부가 내세우는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기조는 튼튼한 안보와 함께 남북 간 교류협력도 신뢰를 쌓아가며 정상화하겠다는 건데요.

지지층의 비판을 받지 않으며 교류협력을 재개하기 위해서는 군사적 신뢰구축이나 핵문제 진전 등 어느 정도 명분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앵커]

그런데 아까도 얘기했던 것처럼 만 이틀 만에 계속해서 다른 입장이 나오면서, 이러다가 합의문 나오기 이전 상황으로 돌아가는게 아니냐하는 우려도 나오고 있거든요.

[기자]

그럴 가능성도 충분히 있습니다.

작년에 황병서, 최용해, 김양건 등 3인방이 인천아시안게임 폐막식을 계기로 내려오지 않았습니까?

황병서 총정치국장이 그때 "이번에는 오솔길을 냈는데 앞으로 대통로를 열어가자"고 제안했는데요.

하지만 일주일도 안 돼 당시 대북 전단 살포를 향해 북한이 총격을 가하며 원점으로 돌아갔습니다.

올해도 고위급 접촉 합의로 간신히 관계개선의 기회는 만들었는데요.

이 기회를 살릴지 말지는 앞으로 한 달 정도 될 수 있을 것 같은데, 남북이 관계개선을 위해 얼마나 냉정하고 진지한 노력을 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봐야할 것 같습니다.

안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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