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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전문가들 "북한, 대화 의지 보이며 공세적 태도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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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속도 조절'…북한은 '대화의 주도권' 과시"

북한, 금강산 관광 재개나 5·24 조치 해제 요구할 듯

연합뉴스

북한 김양건 "북남관계, 통일 지향 건설적 방향으로 나가야" (서울=연합뉴스) 남북 고위급 당국자 접촉에 북측 대표단으로 참석했던 김양건 북한 노동당 대남담당 비서가 조선중앙통신사 기자와의 대담에서 "북남관계가 통일을 지향하는 건설적인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27일 조선중앙방송과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사진은 중앙TV 아나운서가 김양건 당 비서의 발언 내용을 전하고 있는 모습.


(서울=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김양건 북한 노동당 대남담당 비서가 27일 남북 관계 개선 의지를 보인 것과 관련, 북한이 남북 당국간 대화에 강한 의지를 보이며 공세적인 태도로 나올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북한 전문가들은 이날 김양건 비서의 대화 의지 표명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향후 북한이 협상 과정에서 공세적인 입장을 보일 수 있다면서 우리 정부도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현실적인 방안 마련에 적극 나설 것을 주문했다.

김양건 비서는 이날 조선중앙통신 기자의 질문에 "남북은 이번 접촉에서 이룩된 합의정신을 귀중히 여기고 극단적인 위기를 극복한데 그칠 것이 아니라 북남관계를 통일을 지향하는 건설적인 방향으로 전진시켜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김 비서는 또 "남북은 당국 사이 대화와 협상을 발전시켜 서로의 관심사로 되는 문제들을 해결해 나아가며 여러 분야에서 교류와 협력을 활성화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대화를 하겠다', '합의를 충실히 이행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밝히면서, 동시에 남북 관계를 자신이 주도한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도 "북한이 자신이 주도하는 모양새를 내외에 보여주려는 것"이라며 "우리는 '속도 조절'을 이야기하는 상황에 판을 바꾸기 위해 북한이 선수치는 측면이 있다"고 해석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남북이 지난 22~24일 판문점에서 열린 고위 당국자 접촉 타결에 따라 다음달 초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실무접촉과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당국 회담을 앞두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즉 김양건 비서의 이번 발표가 향후 이어질 남북 당국 회담에서 북한의 공세적인 태도를 예고하는 것일 수 있다는 것이다.

김용현 교수는 "북한은 박근혜 정부의 진정성을 확인하겠다는 명분으로 '대화공세', '평화공세'를 펼칠 것"이라며 "회담이 열리면 금강산 관광 재개나 5·24 조치 해제를 적극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김 교수는 이어 "우리 정부로서도 쉽지 않은 협상 과제가 될 것"이라며 "남남갈등을 유도할 수 있는 요소도 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하지만 이미 앞선 고위 당국자 접촉에서 많은 대화를 나눈 만큼 긍정적인 흐름을 예상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양무진 교수는 "합의된 항목에 명시되지 않았어도 접촉에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일부 공감대도 형성했을 것"이라며 "1단계는 이산가족 상봉, 2단계는 금강산 관광 재개의 수순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양 교수는 이어 "향후 정부가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 다양한 현실적인 방안을 적극적으로 만들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hapyr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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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측 김양건 당 비서, 남측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북측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남측 홍용표 통일부 장관(왼쪽부터)이 지난 25일 판문점에서 '무박4일' 마라톤 협상을 마치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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