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4 (수)

지중해는 새들의 무덤?…"매년 수천만 마리씩 떼죽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환경운동가들, 불법 포획 막기 위한 EU 입법 촉구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기자 = 유럽 지중해 인근에서 매년 2천500만 마리에 달하는 새들이 불법적으로 포획당해 떼죽음을 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6일(현지시간) 이탈리아와 프랑스, 그리스, 이집트 등 지중해 인근국에서 덫을 놓거나 나뭇가지에 접착제를 바르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이뤄지는 불법적 포획으로 매년 수천만 마리의 새들이 사라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은 새를 잡기 위해 이집트인들은 나일 강을 따라 큰 그물을 펼치고 키프로스 섬 주민들은 나뭇가지에 접착제를 바르며 프랑스인은 큰 철제 덫을 놓고 이탈리아인들은 날아다니는 어떤 것이든 죽이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국제 조류보호 조직인 버드라이프인터내셔널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지중해 인근국에서는 매년 되새나 검은머리꾀꼬리, 메추라기, 노래지빠귀 등 약 2천500만 마리의 새들이 포획돼 죽는다.

패트리샤 주리타 버드라이프인터내셔널 대표는 "지중해에서 포획으로 죽는 조류 수가 섬뜩한 수치"라며 "한때 유럽에서 풍부했던 새의 몇몇 종이 개체가 줄어들거나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환경보호활동가와 조류 애호가들은 조류 포획을 금지하는 강력한 법이 있는 지중해 국가에서도 새들이 죽는 것에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영국 조류학자 빌 오디는 "이론상 조류를 보호하는 법이 있는 국가에서도 새들이 죽고 있다"며 "여러 국가에서 사냥꾼 단체가 법 집행을 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집트 해변에는 새 그물이 늘어져 있고 키프로스에서는 조류 포획이 산업화 됐으며 심지어 분쟁 중인 시리아나 리비아에서도 대규모의 포획이 이뤄진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5월 100명 이상의 환경보호운동조직 대표 등은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에 EU 차원의 조류보호 입법을 촉구했다.

사라지는 서식지, 기후변화, 집약농업의 발달 등으로 유럽 내의 조류 5분의 1가량이 멸종 위기에 놓여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trump@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