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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말총머리 저 선수 누구냐”… 여자축구 이민아에 팬 열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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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안컵 또 다른 스타 탄생

지난 1일 중국 우한에서 열린 2015 동아시안컵에서 중국과의 경기가 끝난 뒤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 자리는 한동안 이민아(24·인천 현대제철)의 차지였다. 결승골을 터트리며 홈팀 중국을 제압한 선수는 정설빈(25·인천 현대제철)이었지만 축구팬들의 관심은 온통 이민아로 쏠렸다.

지난 4일 한일전이 끝난 뒤에도 같은 현상이 일어났다. 이날 경기의 주인공은 후반 추가시간 프리킥 역전골을 터트린 선배 전가을(27·인천 현대제철)이다. 하지만, 이민아는 전가을 보다 몇 단계 앞에 이름을 올리며 검색 순위 상위권을 맴돌았다.

5일 오전까지 이민아는 여자축구 선수 중 홀로 검색어 순위 상위권에서 버텼다. 158㎝의 작은 키에 귀여운 얼굴, 그리고 ‘말총머리’ 스타일로 묶은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상대팀의 거친 수비를 헤집고 그라운드에 우뚝 선 이민아에 팬들이 열광한 것이다. 여자축구에 또 다른 스타가 탄생했다.

세계일보

여자축구 대표팀 이민아(12번)가 4일 중국 우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동아시안컵 일본전에서 드리블을 하고 있다. 우한=연합뉴스


1일 한국은 중국전에서 정설빈의 중거리슛으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하지만, 이민아는 정설빈 못지않은 활약으로 승리를 이끌었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한 이민아는 90분 풀타임 활약하며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볐다. 골 찬스를 놓치며 득점을 올리진 못했지만 현란한 개인기와 자로 잰 듯한 패스로 공격을 주도했다. 4일 일본전에서도 이민아는 쉬지 않고 뛰어다니며 상대 수비진의 혼을 빼놨다.

이날도 중국전처럼 2선 공격수로 나선 이민아는 최전방 공격수 정설빈을 도우면서 기회가 생기면 일본 수비진의 뒷공간을 파고들며 흔들었다. 소속팀 일정 때문에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한 지소연(24·첼시 레이디스)의 공백을 말끔히 메웠다는 평가다.

이민아의 활약은 후반 들어 더 눈부셨다. 0-1로 뒤진 채 후반에 돌입한 윤덕여(51) 여자 대표팀 감독은 권하늘(27·부산 상무)을 빼고 장슬기(21·고베 아이낙)를 투입하며 공격력을 더 강화했다. 이 때문에 수비에 무게가 떨어질 수도 있었지만 전방과 중원을 오가며 버틴 이민아 덕분에 추가 실점도 막을 수 있었다. 김대길 KBSN 해설위원은 “이민아는 WK리그를 통해 이미 검증된 선수다. 상황 판단이 빠르고 영리한 플레이가 강점”이라면서 “그동안 작은 체구와 약한 체력이 단점이었는데 이번 동아시안컵에서 잘 보완한 것 같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17세 이하 청소년팀부터 2013년 동아시안컵까지 이민아는 각급 대표팀을 두루 섭렵하며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올 시즌 WK리그에서는 4골 4도움을 기록하며 소속팀 선두 질주에 한몫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지난 캐나다 여자 월드컵 최종 명단에 들지 못했다. 사상 첫 승과 월드컵 16강이라는 영광의 순간에 함께하지 못해 속이 상했다. 그는 그동안 대표팀에서 뛰지 못했던 한을 이번 동아시안컵에서 연일 풀타임 맹활약하며 제대로 풀고 있다.

사실 이민아는 지난달 16일 발표된 동아시안컵 최종 명단에는 없었다. 그는 대표팀 주축 공격수 유영아(27·인천 현대제철)가 부상으로 낙마하면서 대체 선발됐다. 익숙하던 대표팀에서 2년간 떨어져 있자 그는 태극마크의 소중함을 더 절실히 느꼈고 혼신의 힘을 다해 전력투구하고 있다. 아직 A매치에서 득점이 없는 이민아는 8일 북한과의 동아시안컵 마지막 경기에서 골 사냥에 나선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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