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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중국 시장 `맞불전략` 나선 현대·기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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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이나 車 쇼크 (上) ◆

매일경제

"9월에 나올 신형 투싼이 중국 시장에서 얼마나 먹히느냐가 관건입니다."(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위원)

자동차 업계에선 매년 9월 중국 시장 영업을 '대첩'이라 부른다. 추석 대명절을 앞두고 자동차 판매량이 가장 많이 늘어나는 때이고 신차 출시도 이 시기에 집중된다. 현대·기아차도 9월에 대반전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 중국 위기 대응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라인업 확대가 핵심이다. 중국 토종 브랜드 선풍의 진원지가 되고 있는 차종이 SUV인데 여기에 맞불을 놓는다는 전략이다.

중국 내 SUV 시장은 2010년 128만대에서 지난해는 396만대로 5년 사이 3배 이상 성장했다. 중국 자동차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SUV 비중은 2010년 9.4%에서 올해 1분기 24.2%까지 확대됐다. 고속 성장 중인 중국 SUV 시장 개척의 주체가 로컬 업체들이란 게 현대차를 비롯한 글로벌 메이커들이 고전하는 주된 이유다. 현대차가 중국 시장에서 팔고 있는 전체 차 중 SUV 비중이 지난해 23.9%에서 올 1분기에는 오히려 21.5%로 줄어들었다.

현대차는 9월 출시가 예상되는 신형 투싼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구형 투싼의 모델 노후화에 따른 판매 정체를 최근 중국 영업 부진의 주원인 중 하나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중국 4·5공장이 완공되는 시점에 맞춰 가격 경쟁력을 강화한 소형 SUV 등 중국 소비자 기호에 맞는 현지 전략모델을 다양하게 선보일 계획이다.

기아차도 비슷한 전략이다. 중국에서 소형 SUV 'KX3'와 '스포티지'를 판매 중인 기아차는 2017년까지 쏘렌토급 중대형 SUV와 소형 SUV를 추가해 SUV 라인업을 2배로 늘리기로 했다. 기아차는 최근 2분기 실적 발표 기업설명회에서 "(중국 시장 판매 확대를 위해) 중장기적으로 2017년까지 SUV 라인업을 2개에서 4개로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지 업체들의 저가 SUV에 대응하기 위해 저가형 소형 SUV와 대형 SUV를 투입해 SUV 모델 차급별 라인업을 완성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와 함께 현대·기아차는 향후 서부 내륙지방의 수요 확대에 대비해 신규 딜러 확보에 주력하기로 했다. 현대·기아차는 현재 1700여 개인 중국 내 딜러망을 내년까지 2000여 개로 늘리고 중서부지역과 소도시 딜러를 집중 확보해 중국 판매망을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중장기적으로 로컬 업체들이 높은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계속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전사적인 원가 절감 노력을 통해 수익성을 확보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현재 원가 절감을 위한 태스크포스를 가동 중이다.

한 자동차 시장 전문가는 "시장 상황에 따라 현대·기아차가 다른 글로벌 브랜드 수준의 좀 더 파격적인 가격 인하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노원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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