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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취재파일] 한일전 또 하나의 키워드, 슈틸리케 vs. 할릴호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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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5일) 저녁에 열리는 동아시안컵 축구 2차전에서 우리 대표팀이 '영원한 라이벌' 일본과 맞붙습니다. 저는 동아시안컵을 취재하기 위해 중국 우한에 와있습니다. 역대 77번째 이자 2년 만에 펼쳐지는 남자축구 한일전을 현장에서 취재하게 돼 설레고 기대가 됩니다.

우리 대표팀은 최근 5년 사이 일본과 네 차례 맞붙어 한번도 이기지 못했습니다. 공식적으로는 2무 2패지만 2011년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졌으니 사실상 1무 3패입니다. 특히 지난 2011년 8월 원정경기 3대 0 패배는 '삿포로 참사'로 불릴 정도로 충격적인 패배였습니다.

2년 전 우리 홈에서 열린 동아시안컵 때도 2대 1로 져 설욕에 실패하면서 일본에 우승컵을 내주고 우리 팀은 3위에 머물렀습니다. 대표팀이 마지막으로 한일전을 이겼던 건 2010년 남아공월드컵을 앞두고 일본 사이타마 원정경기에서 거둔 2대 0 승리입니다. 일본 홈 관중을 침묵에 빠뜨렸던 박지성 선수의 멋진 골, 그리고 이른바 '산책 세리머니' 기억하시나요? 이번에 또 그런 장면이 나왔으면 좋겠군요.

이번 한일전에서 빼놓을 수 없는 또 하나의 볼거리는 울리 슈틸리케와 바히드 할릴호지치, 양 팀 외국인 사령탑의 지략 대결입니다. 취임 1년을 한 달 남긴 슈틸리케 감독은 성공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난 1월 호주 아시안컵에서 한국축구를 27년 만에 결승으로 이끌었고, 러시아월드컵 예선에서도 미얀마를 꺾고 순조롭게 출발했습니다.

그리고 유럽파 없이 젊은 K리거 위주로 팀을 꾸린 이번 동아시안컵에서도 정예멤버를 동원한 홈팀 중국과 첫 경기에서 2대 0 완승을 거두며 다시 한번 지도력을 입증했습니다. 중국전을 마치고 공식 기자회견에서 한 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한국에 있는 K리그 선수들이 오늘 중국전을 보면서 느꼈으면 합니다. K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보이면 대표팀에 들어올 수 있는 문은 언제든지 열려있다는 것을 그들에게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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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지난 3월 일본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할릴호지치는 취임 반년도 안돼 벌써 입지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승부 조작 스캔들'로 중도 하차한 아기레의 뒤를 이어 일본팀을 맡은 할릴호지치는 평가전에서 튀니지를 2대 0, 우즈베키스탄을 5대 1, 이라크를 4대 0으로 잇달아 꺾고 3연승으로 기세를 올렸지만 정작 월드컵 예선에서는 홈에서 해외파를 총출동시키고도 FIFA 랭킹 150위인 약체 싱가포르와 0대 0 무승부에 그쳤습니다. 그리고 지난 2일에는 FIFA 랭킹 129위 북한과 동아시안컵 첫 경기에서 선제골을 넣고도 2대 1로 역전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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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전을 마치고 공식 기자회견에 나선 할릴호지치는 영 심기가 불편한 모습이었습니다. 그리고 "J리그 일정을 대회 직전까지 짜놓는 바람에 준비 기간이 부족했고 선수들 체력도 떨어진 상태였다. 많았던 골 기회를 선수들이 살리지 못 했다. 날씨도 너무 더웠다"며 불만을 쏟아냈습니다.

협회 탓, 선수 탓, 날씨 탓부터 한겁니다. 심지어 "일본 축구계는 오늘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꼭 봐야 한다."고 언성을 높이기까지 했습니다. 기자회견 내용을 전하던 영어 통역관조차 난감하고 민망한 표정을 지을 정도였습니다. 일본 언론들은 이에 대해 "할릴호지치 감독이 핑계만 늘어놓는다" "한국에도 질 경우에는 핑계가 통하지 않을 것"이라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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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다시피 할릴호지치는 지난해 브라질월드컵에서 알제리 대표팀을 이끌고 우리에게 4대 2 패배를 안겼던 인물입니다. 오늘 한일전을 두고 '할릴호지치 개인에 대한 설욕'이라는 의미를 부여할 것 까지는 없지만 이른바 '할릴 재팬'..할릴호지치가 이끄는 일본 대표팀과 '슈틸리케호'의 한판 승부는 그래서 더 흥미롭습니다.

[서대원 기자 sdw21@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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