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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주연' 조소현-전가을과 '조연' 심서연의 감동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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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우한(중국), 이균재 기자] 27살 동갑내기 '주연' 조소현-전가을(이상 현대제철)과 '조연' 심서연(26, 이천대교)이 각본 없는 드라마를 상영했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여자 축구대표팀은 지난 4일(이하 한국시간) 저녁 우한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서 열린 일본과의 201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동아시안컵 2차전서 조소현과 전가을의 릴레이 골을 앞세워 짜릿한 2-1 역전승을 거뒀다.

역사를 새로 썼다. 이날 승리로 여자 대표팀은 한일전 첫 2연승을 거뒀다. 지난 2008년 3-1 승리 이후 두 번째 역전승이자 남녀 한일전 A매치 사상 첫 추가시간 결승골이라는 의미 있는 발자취도 남겼다. 대회 2연승을 기록한 윤덕여호는 오는 8일 북한과의 최종전서 2005년 이후 10년 만에 정상을 조준한다.

숙명의 한일전은 심서연을 위한 무대였다. 지난 1일 중국과의 첫 경기서 오른 무릎이 돌아가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된 그는 검진 결과 오른 무릎 십자인대 파열이라는 청천벽력 통보를 받고 홀로 귀국길에 올랐다. 뒤안길이 외롭지는 않았다. 진심을 담은 동료들의 세리머니와 함께 극적인 한일전 역전 드라마를 함께 했다.

2015 캐나다 월드컵 16강행 주역인 조소현과 전가을이 '심서연 드라마'의 주연을 자처했다. 둘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가장 기대를 모은 주인공이었다. '캡틴' 조소현은 중원의 핵심으로, 전가을은 지소연(첼시 레이디스)과 박은선(이천대교)의 공백을 메워야 했다.

첫 판부터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월드컵 이후 곧바로 WK리그의 혹독한 일정에 탈이 났다. 둘 모두 벤치에서 중국전을 지켜봤다. 다행히 후배들의 활약으로 승리를 챙겼지만 '언니'로서, '고참'으로서 아쉬운 마음의 짐까지 내려놓지는 못했다.

조용히 입술을 깨물었다. 감동 드라마의 무대는 한일전이었다. 조소현은 선발 출격했다. 전가을은 후반 교체투입돼 추가시간까지 약 16분간 그라운드를 밟았다. 전반 30분 먹구름이 드리웠다. 불운의 선제골을 내줬다. 나카지마 에미의 중거리 슈팅이 박스 안에 있던 권하늘의 몸에 맞고 굴절되며 김정미가 지키는 골문을 통과했다.

후반 기적을 만들었다. 조소현이 예고편을 상영했다. 후반 9분 골문에서 약 40M 떨어진 지점에서 볼을 가로 챈 그는 단독 질주해 박스 안까지 침투했다. 조소현은 수비수를 앞에 두고 골문 구석을 가르는 통쾌한 오른발 슛으로 동점골을 터뜨렸다.

조소현은 곧바로 벤치로 달려가 심서연의 등번호 4번이 적힌 유니폼을 받아 감동의 세리머니를 펼쳤다. 홀로 고국으로 떠난 동료를 진심으로 위로하는 장이었다. 전가을이 클라이막스를 완성했다. 정규시간 90분이 모두 흐르고 주어진 추가시간은 4분. 전가을은 아크서클 왼쪽에서 프리킥 찬스가 나자 공 앞에 섰다. 그의 오른발을 떠난 볼은 아름다운 궤적을 그리며 골네트 구석을 힘차게 흔들었다. 거짓말 같은 추가시간 역전 결승골이었다.

전가을은 "언니들이 중국전에 나서지 못했지만 일본전서 (조)소현이도 나도 골을 넣었다. 중국전을 보면서 그리고 서연이가 다친 걸 보면서 마음을 더 단단히 먹었다"며 "개인적으로 골을 넣어서 기쁘기 보단 팀을 살려서 기분이 정말 좋다. 북한전서 몇 분을 뛰더라도 제 몫을 하고 싶다"고 기뻐했다.

조소현은 "부득이하게 먼저 간 서연이를 위해 우리가 무언가를 해줘야겠다고 얘기를 나눴다. 먼저 골을 넣는 사람이 세리머니를 하자고 했는데 하고 싶었던 내가 할 수 있어 정말 기뻤다"며 "1988년생들은 중국전서 쉬었다. 후배들이 좋은 모습을 보여줘서 이번엔 우리가 승리를 이끌자고 약속했다"고 역전승의 원동력을 밝혔다./dolyng@osen.co.kr

<사진> 우한(중국)=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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