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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워커홀릭’ 링지화 … 사실은 애인 27명과 ‘러브홀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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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두 번씩 새벽 현장순시 핑계

비밀클럽서 밀회 뒤 아침 7시 출근

7명과는 사실상 동거, 사생아 5명

중앙일보

링지화


부패 혐의로 낙마한 링지화(令計劃) 전 중국 통일전선공작부장의 별명은 ‘워커홀릭(workaholic·일중독자)’이었다. 새벽에 출근해 밤 늦게까지 일을 한다고 해서다. 그는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 시절 중앙판공청 주임(주석 비서실장)까지 거치며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다. 그런데 그가 워커홀릭이었던 이유가 정부(情婦)를 관리하기 위한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에 서버를 둔 인터넷 매체인 둬웨이(多維)는 3일 링 전 부장에게 27명의 정부가 있었다고 전했다. 이중 7명과는 사실상 동거 관계였고 이들과의 사이에 낳은 사생아만 5명이었다는 것이다. 심지어 중국 지도부 거처와 사무실이 있는 베이징 중난하이(中南海)에서도 정부와 밀회를 즐겼다. 당 기율검사위원회가 지난해 12월 체포된 그의 일기장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확인된 사실이다.

일기장에 적힌 그의 정부 관리는 치밀했다. 일주일에 두 번 새벽 시간을 이용해 외도를 했다. 이른 새벽에 집을 나선 그는 현장 순시를 이유로 베이징이나 주변 곳곳을 찾았다. 그리고 일반인 출입이 금지된 호텔이나 클럽으로 정부를 불러 정을 나눴다. 그리고 오전 7시 전에 중난하이로 출근하고 일일회의에 참석했다.

이런 이유로 그는 새벽에 현지 시찰하고 이른 아침에 출근한 중국의 유일한 지도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주변에서는 그를 일중독자라며 휴식을 권하기도 했다. 중앙판공청 부주임이던 1999년에는 주로 지방 출장을 활용해 정부와의 밀회를 즐겼다. 이때도 장소는 일반인 출입이 금지된 고급 클럽이나 호텔을 활용했다. 2007년 중앙판공청 주임으로 승진하자 그는 정부를 경호가 엄격하기로 유명한 중난하이 영빈관까지 끌어들였다. 이때 그는 정부를 자신의 가족으로 속여 들어오도록 했다.

그는 정부 관리에 엄청난 돈을 뿌렸다. 보도에 따르면 그는 2003~2012년 2월 동거 관계인 7명에게 개인당 600만~1200만 위안(약 11억~22억원)을 지급했다. 이를 합하면 4200만 위안(79억원)에 달했다. 나머지 20명의 정부에게 준 돈까지 합하면 수억 위안의 돈을 썼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돈은 모두 뇌물로 확인되고 있다. 기율위는 지난 1월 링 전 부장이 자신의 고향 산시(山西)성에 숨겨둔 현금과 금·골동품 등 트럭 6대 분의 뇌물을 찾아내기도 했다.

링의 여성 편력을 견디지 못한 부인 구리핑(谷麗萍)도 맞바람을 피웠다. 구는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된 루이청강(芮成鋼) 전 중국중앙(CC)TV 앵커와 마오샤오펑(毛曉峰) 전 민생은행장 등 4명의 정부가 있었다. 중국 검찰은 링 전 부장에게 뇌물 수수와 당 기율 위반, 권력을 이용한 성매수, 간통, 정치 규율 위반, 국가 기밀 절취 등 6가지 혐의로 조만간 기소할 예정이다.

베이징=최형규 특파원 chkcy@joongang.co.kr

최형규 기자 chkc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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