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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공짜 맞나?…광복 70주년 ‘조삼모사’ 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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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고속도로 일일통행료 전액 국비 지원, 민자도로 손실분은 내년 MRG 예산으로]

머니투데이

지난 6일 현충일에서 주말로 이어지는 연휴 첫날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구 궁내동 서울톨게이트에서 경부고속도로 하행선 방향으로 접어든 차량들이 정체를 빚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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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광복 70주년 국민사기 진작방안으로 제시한 ‘일일 고속도로 통행료 무료’ 방안이 실제로는 예산돌려막기로 ‘조삼모사(朝三暮四)’ 대책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임시공휴일인 오는 14일 하루동안 전국 고속도로 일일통행료 무료로 인한 손실은 내년 국토교통부 예산에서 보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예산은 결국 국민 세금으로 편성되는 것이니 ‘무료’, ‘공짜’라는 말이 무색하다. 국민들 주머니에서 나온 돈으로 선심 쓰듯 포장된 셈이다.

4일 정부 발표에 따르면 오는 14일은 임시공휴일로 지정되며 이날 하루 민자 도로를 포함한 전국 모든 고속도로 통행료가 면제된다. 하이패스 차로는 요금징수시스템을 정비해 무료로 운영되며, 일반 차로는 수납원에게 통행권을 제시하면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도로공사가 운영하는 전국 고속도로는 물론 △천안논산 △대구부산 △서울외곽(북부) △부산울산 △서울춘천 △용인서울 △서수원평택 △평택시흥 △인천공항 △인천대교 등 10개 민자고속도로에서 모두 적용된다.

정부는 일일 평균 통행료(도로공사 124억원, 민자법인 35억원)를 감안해 이들 손실액을 보전할 방침이다. 재원은 물론 세금이다.

도로공사는 공기업이어서 향후 정부가 받을 배당금을 줄이거나 관련 예산을 보충하는 방식으로 재원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민간기업인데, 이는 100% 예산으로 충당될 전망이다. 정부는 매년 최소운용수익보장(MRG) 사업비로 민간 고속도로 사업자에 운영비 성격의 자금을 예산으로 지원한다. 2002년 인천공항고속도로 개통 이후 매년 지원돼 왔는데 그동안 MRG 예산으로만 약 2조6000억원이 투입됐다.

정부는 일단 내년 MRG 예산에 14일 일일통행료 손실분을 포함시켜 증액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국토부 관계자는 “14일 하루동안의 일일교통량을 예상할 수 없지만 이날 통행량이 집계되면 관련 손실분은 내년 MRG 예산에 반영해서 보전할 방침”이라고 했다.

무료라고 홍보했지만, 실제로는 세금으로 조성된 예산으로 ‘후불 결제’하는 셈이다. 지난주 기재부, 국토부, 도로공사, 10개 민자도로 사업 담당자들이 모여 손실액 보전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일일평균 통행료를 고려할 때 도로공사와 민자도로 합쳐 약 200억원 정도가 통행료로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이날 공휴일 지정으로 여행인파가 몰릴 경우 이를 훨씬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이번 대책이 윗선을 중심으로 워낙 긴박하게 진행된 탓에 아직 실무진 선에서는 14일 통행료 무료대책이 어떤 방식으로 운용될지 전혀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한 민간고속도로 관계자는 “아직 정부에서 이번 고속도로 통행료 대책과 관련해 공식적인 협조공문이 내려오지 않았다”며 “벌써부터 문의전화가 오는데 어떻게 답변을 해야될지 난감한 상황”이라고 했다.

정부 내부적으로 아직 구체적인 재원마련 계획이 완전히 협의된 상태가 아니다. 기재부 관계자는 “이렇게 하루동안 통행료가 면제된 사례는 없었다”며 “도로공사는 손실액을 자체흡수하는 부분도 있겠지만 민자사업자는 아직 협의를 진행 중이어서 구체적인 방안이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유엄식 기자 usyoo@, 정혜윤 기자 hyeyoon1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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