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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어저께TV] ‘무도’ 박명수·아이유, 삐걱거림이 만든 뭉클한 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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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OSEN=표재민 기자] 관계를 형성하는 데 있어서 노력은 참 중요하다. 세상살이 뭐하나 공짜로 얻어지는 법이 없는데 세심한 배려가 필요한 인간 관계는 더더욱 그렇다. 서로 노력을 해야 친구가 되고, 서로 노력을 해야 공동 작업을 할 수 있다. ‘무한도전’ 가요제 짝꿍인 박명수와 아이유라는 23살 나이 차이가 나는 이들이 보여준 따뜻한 배려도 그랬다.

지난 1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은 박명수와 아이유가 그동안 삐걱거림 끝에 서로 만족하는 음악을 찾는 과정이 담겼다. 빠른 음악을 선호하는 박명수와 서정적인 음악의 대명사인 아이유는 처음부터 맞지 않았다. 게다가 재미를 위해 윽박지르는 예능 캐릭터를 가진 박명수의 다그침에 아이유가 당황하는 모습이 방송되며 ‘갑질 논란’까지 발생했다.

박명수가 ‘무한도전’ 멤버라는 특혜(?)와 연장자라는 이점으로 아이유를 ‘찍어누른다’는 게 오해의 시선이었다. 두 사람은 무려 23살이나 차이가 난다. 박명수가 아이유에게 빠른 음악을 강요하면서 가요제의 공동 작업이 의미가 없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까지 일었다. 어찌 보면 제작진이 가요제를 준비하는 과정 속에 갈등 장치를 부각한 이유를 간파하지 못했기 때문에 생긴 오해였다. 도전에 있어서 언제나 갈등과 부침은 존재하는 법. 이를 어떻게 해결하고 타협하느냐도 도전에 속한다.

제작진이 사소한 의견 대립을 방송에 내보내고, 심지어 이를 예능적인 재미로 만든 것도 공동 작업에 있어서 갈등은 필수라는 세상살이의 불변의 법칙을 모두가 알고 있기 때문일 터다. 시청자들 역시 이 같은 작은 잡음을 공동 작업의 필수 과정이라고 수긍할 것이라는 판단이 있었을 터다. 심지어 두 사람의 음악적인 견해 차이는 사실 웃음기가 가득한, 심각한 논란과 거리가 멀었다. 다만 이 프로그램이 가진 큰 화제성이 사소한 잡음도 크게 느껴지게 만들었을 뿐이다.

제작진은 이날 방송에서 논란과 상관없이 박명수와 아이유가 함께 좋은 음악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담담하게 전했다. 두 사람은 서로의 음악을 존중하고 양보하는 모습을 보였다. 박명수는 아이유의 바람대로 잔잔하게 가다가 중간에 빠르게 전환했다가 다시 잔잔하게 가는 편곡 방향을 설명했다. 아이유는 처음부터 빠르게 가야 더 좋을 것 같다고 박명수가 처음에 내세운 의견을 받아들였다. 두 사람이 양보를 했고 타협점을 찾았다.

뭉클한 순간도 있었다. 박명수는 노래를 녹음하다가 잦은 실수를 했다. 녹음이 중단되고 민망해하면서도 거듭 노래를 불렀다. 그리고 아이유에게 거듭해서 미안하다고 사과를 했다. 대충 할 법도 하지만 박명수는 계속 녹음을 했다. 이유는 있었다.

박명수는 “농담으로 기계로 만진다고 하는데 노래를 못 부르는데 잘 부르게 만들 수 없다. 동생에게 창피하지 않으려고 한다. 아이유가 마음에 들게 열심히 하려고 한다”라고 의지를 불태웠다. 아이유는 “대충 만들 수 있는데 계속 하는 모습이 감사했다”라고 고마워했다. 두 사람이 이 가요제에 참여하는데 있어서 얼마나 큰 열정을 가지고 있고, 서로를 배려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이들이 각각 제작진에게 털어놓은 진심은 어쩐지 모르게 감동이 됐다.

웃음을 위해 말은 참 날카롭게 해도 따뜻한 마음 씀씀이가 느껴지는 박명수. 박명수의 독설에 당황하면서도 강단 있게 박명수와 음악적인 타협을 하는 가수 아이유. 처음에는 삐걱거렸지만, 어느새 함께 무대를 만드는 진짜 짝꿍이 된 두 사람의 음악 작업은 각자에게는 성장의 시간이, 서로에게는 음악적인 토대를 단단하게 하는 시간이 되고 있다. 덜컹거리면서 안정성을 찾아가는 박명수와 아이유가 맞잡은 손이 ‘무한도전’ 가요제를 더욱 기대하게 만드는 이유가 되고 있다. / jmpyo@osen.co.kr
<사진>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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