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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떠들썩한 방미 김무성…"대권자격 없다"는 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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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절'하고 진보 때리고… "1번은 미국"까지 연일 논란

金, 첫 외교무대서 존재감 드러내…손사래치지만 결국 대선행보 중론

뉴스1

미국을 방문 중인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30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를 방문해 반기문 유엔사무총장과 대화하며 이동하고 있다. (새누리당 제공) 2015.7.31/뉴스1 © News1 조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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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뉴스1) 김영신 기자 =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방미 후 여러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31일로 워싱턴, 뉴욕 일정을 마치며 방미 막바지에 접어든 김 대표. 여러 비판이 나오지만 김 대표는 "썩 괜찮았다"고 자평했다고 한다.

김 대표 주변에서는 이번 방미가 집권여당 대표로서 10년 만의 첫 정당외교라는 의미가 있는 데다, 유력한 여권 차기 대선주자로서의 존재감을 국제 무대에서 드러낸 첫 '데뷔'라는 점을 성과로 꼽고 있다.

◇여과없는 보수본색…해외 '집토끼' 잡기?

김 대표는 지난 25일(현지 시간) 워싱턴에 도착하자마자 한국전 참전용사들에게 예우를 갖추겠다며 두 차례나 큰절을 했다.

참전용사인 고(故) 월턴 워커의 장군 묘비에 떨어진 새똥을 자신의 손수건으로 정성껏 닦아내며 "아이고 장군님"을 연발하기도 했다.

야권은 '과공비례'(過恭非禮·공손함이 지나치면 예의가 아님)라는 비판을 가하면서 "조공 외교" 등의 비판을 퍼부었다.

그러나 김 대표는 "어른께 큰절로 예를 표하는 데 우리나라를 지켜준 은인들에게 큰절을 하는 게 무슨 문제냐"며 "미국에 절을 한 게 아니다"고 맞받았다.

김 대표는 특히 재외동포들과의 만남에서 가감없이 보수 본색을 드러냈다.

김 대표는 워싱턴·뉴욕 동포 환영회에서 "지금이 5000년 민족 역사에서 최고 중흥기인데 진보 좌파의 준동 때문에 대한민국이 걱정이다. 진보 좌파의 준동을 막기 위해 새누리당이 선거에서 이겨야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의 이런 행보는 해외 '집토끼'를 잡고 국내 보수층을 겨냥했기 때문이라는 게 대체적인 중론이다.

지난 대선에서 새누리당은 재외국민 선거에서 새정치민주연합에 꽤 큰 차이로 패했다. 김 대표는 다음 대선에서 새누리당이 해외 동포의 민심을 잡기 위해 국내에서와 마찬가지로 '집토끼' 전략을 강도 높게 구사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보다 미국"…'김무성표' 외교 승부수

김 대표는 "중국과 등을 졌다"는 평이 나올 정도로 노골적인 친미 메시지를 설파했다.

김 대표는 "한미는 '전면적' 관계, 한중은 '일부의 관계. 중국과의 경제교류는 한미동맹의 기초에서 가능하다"(27일 우드로 윌슨센터 연설), "우리에게는 중국보다 미국이다. 한미는 혈맹이다"(같은날 특파원 간담회) 등이라며 점차 '친미' 발언 수위를 높였다.

방미의 본 취지가 한미동맹 재확인이라고는 하지만, 집권여당 대표가 정부 외교에 부담을 줄 법한 발언을 한 것은 경솔하다는 비판이 뒤따랐다.

김 대표와 동행한 의원들에 따르면 미국 정가에서 김 대표는 '친중'(親中) 인사라는 평가가 있었고, 이로 인한 한미관계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킨다는 게 이번 방미의 주요 목적 중 하나였다고 한다.

김 대표는 북핵과 관련해서는 "그간의 전략적 인내를 뛰어넘는 창의적 대안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북한이 핵·경제 병진노선을 포기하고 솔직하게 현실적 요구를 하도록 이끌기 위해선 한미 양국이 적극적으로 개입해야한다는 것이다.

다만 미 정가에서는 한국과 관련해 북핵 보다는 한일관계,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한국의 포지션에 더 관심을 표했다는 후문이다.

외교적 논란에도 불구하고 김 대표는 '김무성표' 외교를 분명히 드러내며 시험대에 오르는 것을 자처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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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2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알링턴 국립묘지를 찾아 한국전 참전용사 월턴 워커 장군의 묘소 앞에서 큰절을 하고 있다. (새누리당 제공) 2015.7.27/뉴스1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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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 손사래 치지만…대선주자 존재감 다져

"한국 대선주자 김무성, 이 개인에게 관심이 많더라". 한 관계자는 이번 방미에 대해 이렇게 전했다.

워싱턴 정가에서 만난 미 의회 및 행정부 주요 인사들이 김 대표를 한국의 유력한 대선주자로 인지하고, 김 대표의 외교관 등에 관심을 표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김 대표의 병문안을 받은 '한국 사위'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는 한국 대선에 큰 관심을 표하면서 "김 대표가 잘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고 알려졌다.

워싱턴, 뉴욕 동포 간담회에는 수백명의 한인이 몰려 김 대표에게 관심을 표했다.

김 대표는 30일 뉴욕 특파원과 만나 방미 중 처음으로 '대선'을 언급했다. 그는 '대선주자 1위의 비결'을 묻는 질문에 "나는 아직까지도 대권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대권은 그 시점에 국민의 소망에 맞는 사람이어야 가능한데 나한테 그런 기회가 오겠느냐"고 했다.

김 대표는 그러면서 "내가 되느냐 안 되느냐는 그 다음 문제"라며 보수 정권 재창출을 강조했다. 표면적으로는 김 대표가 대선에 선을 그은 것으로 보이지만, 정치권에서는 이를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다.

김 대표의 발언으로 미뤄볼 때, '기회'가 온다면 대권을 마다하지 않겠다는 뜻을 표현했다는 해석이 있다. 언제든 가능성은 열려있다는 얘기다.

김 대표가 방미 초반 대선 언급을 일절하지 않다가 역시 '잠룡'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의 회동 직전에 열린 특파원 간담회에서 대권을 논한 사실도 눈에 띈다.

물론 김 대표와 반 총장은 30일 뉴욕 유엔 본부에서 한 회동에서 대선 등 국내 정치에 대해 일절 논하지 않았다고 한다.

반 총장은 물론 유엔 관계자들도 함께 한 자리인 데다, 유엔 사무총장과 해당국 국내 정치 이슈는 공식석상에서 논하지 않는 게 관례라고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그러나 김 대표의 '대권' 언급, 반 총장과의 회동은 결국 '대선주자 김무성'을 재차 조명하는 계기가 됐다.

정당 대표인 김 대표가 이번 방미에서 '북핵 창의적 대안론'을 꺼내들고, "중국보다 미국"이라는 생각을 공개적으로 분명히 한 점도 궁극적으로는 '차기 지도자'의 사고관을 드러내기 위해서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 대표가 의도를 했든 안했든, 이번 방미의 모든 행보가 궁극적으로는 대선주자로서의 입지 다지기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김 대표가 이를 극구 부인하는 눈치도 아니다. 한 핵심 관계자는 "대선주자로서 정당외교이다 보니 박근혜 대통령과의 관계, 당청관계, 국내외 파장 등 고려해야할 요소가 많았다"며 "대표는 철저히 '1등이 아닌 2등' 외교에 주력했다"고 말했다.

eriwh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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