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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509일만 모습을 드러내는 실종기…아직 남은 미스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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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호주·전문가 "발견 잔해, 인도양 해류상 MH370편 맞다"

인도양까지 비행 이유 재조명…납치·조종사 자살 이어 '유령선'설도

뉴스1

© 뉴스1 최진모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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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준규 기자 = 지난 29일(현지시간) 아프리카 동쪽에 위치한 프랑스령 레위니옹섬에서 항공기 추정 잔해가 발견되면서 지난해 3월 실종된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 MH370편에 대한 조사가 다시 급물살을 타고 있다.

아직 조사 당국의 공식 확인 발표는 나오지 않고 있지만 말레이시아 정부와 호주 정부, 다수의 항공 전문가들은 레위니옹에서 발견된 2m 길이의 보잉 777기종의 플래퍼론(보조날개) 조각이 MH370편의 잔해로 확신하고 있다.

항공 전문가인 하비에르 티텔만은 AFP통신을 통해 이번에 발견된 잔해를 다른 수많은 비행기의 부속품과 비교한 결과 보잉 777기종 외에는 매치하는 기종이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보잉 777는 도입 이후 4차례 대형사고를 냈는데 이 중에 남반구에서 추락한 것으로 추정되는 것은 MH370편이 유일하다.

이렇게 잔해가 실종 509일만에 당초 추락지점으로 예상됐던 호주 서안 지역에서 4000㎞ 이상 서쪽으로 떨어진 아프리카 동안에서 발견됨에 따라 MH370편을 둘러싼 미스터리도 풀려가는 모습이다.

이제 관심은 북반구에서 출발한 여객기가 어떻게 남반구인 아프리카 근해까지 흘러갔는지에 쏠리고 있다.

가장 유력한 이동경로는 기존 추측대로 호주 서안에 여객기가 추락한 후 그 잔해가 인도양 해수면 해류의 흐름을 타고 아프리카 동안까지 흘러가는 경로이다.

인도양의 해수면 해류 흐름을 살펴보면 해수가 호주 서안을 중심으로 대규모로 반시계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

따라서 당초 말레이시아와 호주가 추락 지점으로 추정한 곳에 여객기가 떨어졌을 경우 해류의 흐름상 충분히 레위니옹섬에서 잔해가 발견될 수 있다.

해양 전문가들은 현재 해류의 흐름으로 볼 때 추락 추정지점에 위치한 물체가 레위니옹섬이 있는 아프리카 동부 연안까지 이동하는데 약 18~24개월 가량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추락부터 잔해 발견까지는 약 17개월의 시간이 지났다.

호주는 이번 잔해 발견에 지난해 합동수색조정센터(JACC)를 만들어 인도양 해상에 5만㎢ 이상의 추락 추정지역을 설정해 비행기와 선박, 해저탐색기구 등을 사용해 수색작업을 벌인 것이 헛된 노력이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워런 트러스 호주 부총리 겸 교통·사회기반시설 장관은 31일 "만일 이번에 발견된 잔해가 MH370편의 것이라면 우리가 그간 정확한 장소에서 수색작업을 벌인 것임을 강력하게 뒷받침 하게 된다"며 "발견 장소인 레위니옹섬이 현재 해류의 흐름과 부합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간 지속적인 위치 확인 작업과 위성자료 분석 등을 통해 올바른 일을 해왔다"며 "이로 인해 실종기가 다른 곳으로 납치돼 정박해 있다는 등의 상상적인 내용의 추론은 설 자리가 없게 됐다"고 덧붙였다.

남은 것은 이제 실종기가 어떻게 지정된 항로와는 무관한 인도양에 추락했는지를 알아내는 일이다.

239명을 태운 MH370편은 지난해 3월 8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를 떠나 중국 베이징으로 향하던 중 레이더 상에서 사라졌다.

민간과 군 레이더에 포착된 MH370편의 이동 경로는 항로인 말레이시아 북쪽이 아닌 서쪽으로 향했다. 최종 확인 지점도 말레이시아 서부 해안이었다.

북쪽을 향해 날아가다가 왼쪽으로 기수를 틀어 서쪽, 그리고 남쪽을 향해 이동한 셈이다. MH370편이 추락 추정지점을 향해 이동했을 경우 비행 거리를 고려할 때 연료 부족으로 인해 추락이 불가피하다.

영국 텔레그라프에 따르면 미국 정보당국은 조종사가 고의적으로 항로를 변경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목적지가 정해진 일반적인 비행과 달리 중간 중간 여러 차례 방향을 조정했기 때문이다.

중국 측은 중국 정부를 겨냥해 테러를 저질러 온 위구르족이 여객기를 납치했거나 고의로 추락 시켰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239명의 탑승객 중 중국인은 150명으로 가장 많았기 때문에 이들을 살해하거나 인질로 삼을 의도로 기내 테러가 일어났을 가능성도 있다.

수색당국 관계자들은 기장이나 부기장이 자살을 위해 고의로 여객기를 돌아올 수 없는 망망대해로 이동시켰을 가능성도 열어뒀다.

지난 3월 26일 일어난 독일 저먼윙스 여객기 4U9525편 추락 사건은 우울증 증세와 자살성향을 보인 부기장 안드레아스 루비츠가 기장이 자리를 비운 틈을 타 조종실 문을 잠근 후 고의로 기체를 하강시키면서 프랑스 남부 알프스 산맥에 추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일각에서는 기장이나 부기장 중 1명이 상대방을 살해하고 기내 기압을 낮춰 승객과 승무원마저 몰살시킨 후 마치 '유령선'과도 같은 여객기를 멋대로 운전하다가 바다로 추락시켰다는 구체적인 가정이 제시돼 온라인상에서 뜨겁게 갑론을박이 이뤄졌는데 전문가들도 논쟁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였다.

추락 사고의 전말을 밝힐 실마리가 될 수도 있는 항공기 잔해는 현재 프랑스로 이송되고 있으며 조사는 주말께 시작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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