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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30 (토)

[서재원의 EPL通]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EPL 최고의 개막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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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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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서재원 기자 = 한국 선수들의 활약으로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그러나 우리가 EPL을 볼 수 있는 부분은 TV 위성 중계에 잡힌 모습이 전부다. 두 시즌동안 모 일간지 EPL 현지 통신원 역할을 수행한 필자의 경험을 통해, TV에서는 볼 수 없는 EPL 뒷이야기를 매주 금요일 '서재원의 EPL通'에서 풀어내고자 한다.[편집자주]

기다리던 2015-16시즌 개막전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약 두 달 반간의 휴식기를 거친 EPL이 오는 8월 8일 오후 8시 45분(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에 위치한 올드트래포드에서 열리는 2015-16시즌 EPL 1라운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토트넘 홋스퍼의 대결을 시작으로 약 10개월간의 레이스에 돌입한다.

EPL 팬들에게 개막이 기다려지는 이유는 각자 자신들이 응원하는 구단을 보기 위해서겠지만 일반인들에게 EPL에 관심이 가는 이유는 한국 선수들의 활약 여부 때문이다. 한국에 EPL 생중계가 이뤄질 수 있던 계기도 박지성의 EPL 진출 때문이었고, 박지성의 활약으로 EPL이란 브랜드가 한국에 더욱 보편화 될 수 있었다.

다가올 시즌 역시 가장 관심이 가는 부분은 기성용(스완지 시티)와 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의 활약이다. 특히 두 선수의 경우 선발을 넘어 이제는 공격 포인트를 기록할 수 있을지가 더욱 기대된다.

# 2014-15시즌, 화려한 복귀를 알린 기성용의 개막골

지난 시즌 개막전의 화두는 단연 기성용의 골이었다. 기성용은 지난해 8월 16일 영국 올드트래포드에서 열린 2014-15 EPL 맨유와의 개막전에서 시즌 1호골을 터트리며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역사에 새로운 한 획을 긋는 순간이었다. 기성용은 전반 28분 강력한 왼발 논스톱 슛으로 맨유의 골망을 갈랐고, 이골은 2014-15시즌 첫 골로 기록됐다. 경기 후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훌륭한 마무리로 골망을 흔들었고 팀에 공헌했다”며 기성용의 활약을 높이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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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고의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박지성...개막전과는 악연?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최고의 선수로 평가받는 박지성이지만 유독 EPL 개막전과는 인연이 없었다. 시작은 좋았다. 맨유 이적 후 첫 시즌이었던 2005-06시즌 박지성은 에버턴과의 개막전에 깜짝 출전해 85분간 활약 펼쳤고, 팀 승리에 기여했다. 당시만 해도 ‘선발출전’이란 자체에도 온 국민은 축제였고, 소름 돋는 이야기였다.

그러나 이후 박지성은 개막전과 인연이 없었다. 2006-07시즌 풀럼과의 개막전에서 박지성은 후반 30분 교체 투입됐지만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박지성은 이후 연속된 부상으로 2007-08시즌부터 2011-12시즌까지 5시즌 연속 1라운드에 결장하는 등 개막전과 악연을 이어갔다.

박지성은 이후 퀸즈파크 레인저스(QPR)로 이적해 2012-13시즌을 맞이했다. 해당 시즌 개막전은 박지성 본인과 더불어 한국 축구팬들에게 잊지 못할 경기로 기억된다. 박지성은 QPR의 주장완장을 차고 경기에 나서 풀타임 뛰었지만 스완지에 0-5로 처참히 무너졌다.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감도 컸다. 경기 후 ‘스카이스포츠’는 “큰 특색이 없었다(Was largely anonymous)'고 혹독한 평가를 내리며 평점 5점을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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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인생의 개막전 최고의 한국인 프리미어리거는 김두현

7년이 지났지만 개인적으로 아직 잊지 못하는 순간이 있다. 2008-09시즌 개막전 아스널과 웨스트 브로미치 앨비언(WBA)의 경기는 아직도 뇌리에 남는다. 이 경기는 기자의 EPL 첫 직관 경기였기에 더욱 그렇다.

그러나 단순히 첫 직관 때문은 아니었다. 아스널의 에미레이츠 경기장에서 경기를 본다는 기대감으로 상대팀에 대한 아무런 정보도 없이 경기장을 방문했다. 당장 한 달 뒤 군 입대를 앞두고 있던 상황이었기에 해당 시즌에 대한 관심은 전혀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경기 당일 아스널 경기장 앞에서 구매한 ‘매치데이 프로그램’을 통해 김두현의 출전 가능성을 접할 수 있었다. 당시 책자에는 김두현에 대한 짤막한 설명이 적혀있었다. 아스널은 “김두현은 ‘아시아의 폴 스콜스’로 불린다. 성남 일화로부터 WBA로 임대 영입된 후 시즌을 앞두고 55만 파운드(약 10억 원)에 완전 이적했다”고 설명했다.

아스널의 경기를 보러갔지만 김두현 밖에 보이지 않았다. 비록 경기는 전반 4분에 터진 사미르 나스리의 결승골로 아스널의 1-0 승리로 끝났지만 이날 경기의 주인공은 김두현이었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한 김두현은 90분 풀타임 출전하며 위협적인 슈팅과 날카로운 패스로 WBA의 공격을 진두지휘했다. 프리킥 상황에선 전담 키커로 나서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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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인해 경기를 보는 내내 한국인이라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아스널 홈 경기장에서 펼쳐진 경기였기에 대놓고 김두현을 응원하지 못했지만 한국인임을 알아본 주변의 아스널 팬들은 “WBA의 14번이 너희 나라에서 왔나, 저 선수가 오늘 경기 최고였다”며 엄지 손가락을 추켜세우기도 했다. 경기 후 현지 언론의 시선도 김두현에 향했다. 당시 영국 ‘스카이 스포츠’는 김두현에 팀 내 최고 평점인 8점을 부여하며 “전반전 가장 돋보였던 선수다”는 평가를 내렸다. WBA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김두현이 아스널전 최고 스타”라고 설명했다.

당시 개막전이 빛난 이유는 김두현 때문만은 아니었다. 같은 날 풀럼의 설기현은 헐시티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출전해 전반 8분 만에 시즌 1호골을 터트렸다. 팀은 역전패했지만 설기현은 단연 돋보이는 활약을 펼쳤고, 김두현과 설기현의 활약으로 2008-09시즌 개막전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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