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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단독]성추문 고교 교장 인터뷰 "교육청에 최초 성추행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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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육청 '남교사의 동료 여교사 성추행' 첫 사건 초기 대응 논란 일 듯]

서울의 한 공립고등학교에서 교원 5명이 무더기로 연루된 교육계 사상 초유의 성추문이 터진 가운데 해당 학교장은 "공식적으로는 아니지만 교육당국에 최초 성추행 사건을 알렸다"고 주장했다. 교장의 언급대로라면 서울시교육청이 이를 이미 알고도 가해 교사에 대해 조치를 내리지 않아 2차, 3차 피해를 키운 셈이어서 큰 파장이 예상된다.

인터뷰 당시 학교장은 자신이 가해자 명단에 포함된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머니투데이는 지난 29~30일 인터뷰한 내용을 정리해 31일 공개한다.

- 첫 성추행 사건은 어떻게 발생했나.

▶ 우리 학교가 개설학교다. 첫해에 첫 1년 동안 학교를 만들고, 첫 부장들의 1박2일 워크숍이 연말에 있었다. 부장 14명이 저녁을 먹고 노래방에서 술 마시고 놀다가 생긴 불상사다.

- 교육당국에 성추행 사실을 제대로 보고했는지.

▶ 그 다음날 그런(성추행) 얘기가 나와서 두 분의 얘기를 들어보니 (피해 여교사) 이런 요구사항이 관철되면 문제 삼지 않겠다는…학교에서 마주치면 불편하니까 가해 교사를 1년 동안 쉬도록 했다. 그래서 실제 1년 간 학교를 쉬었다. 그런 과정에서 교육청하고 '유선'으로 연락하고 했는데, 공식적으로는 안했다.

- 가해 교사가 5명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나.

▶ 이번에 일어난 일까지는 아니고 예전부터 학교에서 있었던 것을 종합적 합치면 그렇다.

- 전부 5명의 성추문 교원 중 이미 알려진 4명 외에 1명에 대해서는 알고 있는가.

▶ 모른다. 시교육청에서 알려준다면 모를까. 나중에 정확하게 사실관계가 나와야한다. 지금은 알지 못한다.

- 과거 사건은 처분했나.

▶ 한 분은 검찰로 송치됐기 때문에 기소여부를 기다리는 중인 것 같고, 아직 결과가 안 나왔다. 검찰 송치해서 만약에 재판이 잡히거나 벌을 받거나 이럴 경우 시교육청에서 징계를 할 것이다.

- 기소는 언제 됐나.

▶ 검찰로 송치된 것이 4월? 아직 모르겠다. 조사 중이다.

- 나머지 교사들도 부인하는 상태인가. 수업시간에 여학생에게 성적비하 발언한 교사의 경우는.

▶ 본인은 재미있게 수업하기 위해서 한 경우가 있다고 한다.

- 학교에서 문제가 된 교사들의 처벌 여부는.

▶ 일선 학교에서는 교사에 대한 징계권한이 없다. 해당 교사는 이미 직위해제 된 상황이다.

- 기소된 두 교사는 교장으로 취임할 당시부터 있었는지.

▶ 그분들이 개설 교원이다. 1년 동안 고생을 많이 했다.

- 학교에서 성범죄가 발생하면 고소나 고발의 의무가 있는 걸로 알고 있다.

▶ 청소년 보호에 관한 법률 때문에 학생들이 성추행을 당하면 신고하도록 돼 있다. 그런데 첫 번째 (남교사의 동료 여교사 성추행) 건은 어른끼리의 일이다. 그분이 사과하고 끝난 일. 교원간의 성추행이다. 두 번째 건은 학생이고 부모가 고소해서 조치가 됐다. 그 건은 경찰로부터 통보를 받아서 조치를 취했다. 이미 고소된 상태인데다 통보까지 받아 경찰이 알고 있는 일을 다시 신고한다는 것이 이상하다.

- 향후 재발 방지책은.

▶ 노력을 해야 한다. 정말 있을 수 없는 일이 자주 발생하고 있는데, 교사들의 도덕성과 자율성이 존중받고, 선생님이 하는 말씀을 누가 감시하는 것은 아니다. 학생과 교사가 서로 혁신적인 노력을 해야 할 것 같다.

한편, 김형남 시교육청 감사관은 전날 기자단 백브리핑을 통해 "학교장 말고 지원청이나 본청에서 언제 파악했는지와 실제 보고가 됐는지 여부는 현재 확인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 감사관은 "(학교장이) 단호하게 처리했으면 교사들이 그걸 보면서 경각심이 생기는 만큼 이런 심각한 수준까지 안왔다"며 "학교장이 일련의 사건을 어떻게 처리해왔는지를 중요하게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대로 처리를 안 하고 미온적으로 대처했거나 축소 또는 은폐했다면 응분의 책임도 묻겠다"고 덧붙였다.

이정혁 기자 utopia@mt.co.kr, 최민지 기자 mj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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