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9 (금)

나머지 공부하는 ‘황태자’, 이정협은 쉬지 않는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고질적인 발목 부상도 회복단계, 동아시안컵 우승 다짐

파주=CBS노컷뉴스 오해원 기자

노컷뉴스

강력한 경쟁자 김신욱(오른쪽)의 등장에 '슈틸리케 황태자' 이정협은 자신의 장점을 더욱 극대화한다는 구상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김신욱의 '높이'와 이정협의 '활동량'을 선택해 중국과 동아시안컵 1차전에 출격한다.(자료사진=대한축구협회)


무더위가 여전히 기승을 부린 30일 경기도 파주NFC(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소집한 축구대표팀이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동아시안컵 참가를 앞두고 마지막 훈련을 소화했다.

무더위를 피해 오후 늦게 시작된 훈련은 한 시간을 훌쩍 넘겨 끝났다. 예정된 훈련을 모두 끝낸 대표팀 선수들은 더운 바깥 날씨를 피하려고 서둘러 숙소로 향했다. 하지만 모든 동료가 떠난 뒤에도 마지막까지 훈련장에 남아 나머지 공부를 하는 한 명이 있었다. 바로 ‘슈틸리케 황태자’ 이정협(상주)이다.

이정협은 사실상 무명에 가깝던 선수였지만 슈틸리케 감독 부임 후 대표팀에 발탁돼 주전 공격수로 발돋움했다. 슈틸리케 감독이 원하는 최전방부터 열심히 뛰며 상대를 압박하는 공격수의 조건을 충족하는 이가 바로 이정협이었다.

단순히 슈틸리케 감독의 눈에 띄어 ‘황태자’가 된 것은 아니었다. 이정협은 자신을 향한 기대에 걸맞은 활약을 위해 발목 부상으로 최근 떨어진 컨디션을 끌어올리기 위해 나머지 훈련까지 소화했다.

동료들과 훈련이 끝나갈 때쯤 카를로스 아르무아 코치가 통역을 통해 이정협을 따로 불러냈다. 그리고는 페널티 박스 양 끝에 콘을 세워놓고 페널티 박스 바깥부터 쇄도하는 움직임을 세세하게 지도했다. 동료의 크로스가 올라오는 상황에서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움직임 가운데 상대 수비의 안쪽으로 달려들 것인지, 아니면 반대로 뒤로 돌아들 것인지를 조금 더 빨리 생각하고 움직이라는 주문이었다.

이정협은 훈련이 끝난 뒤에도 따로 남아 부족한 부분을 더 채우는 작업을 거쳤다. 고질적인 발목 부상이 최근 다시 악화된 탓에 훈련 뒤에는 상당한 양의 얼음 주머니를 양쪽 발목에 모두 붙여야 했지만 아시안컵에서 보여준 경기력이 일회성이 아니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다시 한 번 이를 악물어야 했다.

온몸이 흠뻑 젖은 모습으로 취재진과 만난 이정협은 “발목 상태는 7~80% 수준까지 올라왔다. 거의 완치 단계라고 보면 된다”면서 “아직 대회까지는 여유가 있어 최상의 컨디션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집 후 지금까지 훈련을 통해 슈틸리케 감독은 처음 발탁한 장신 공격수 김신욱(울산)의 활용에 큰 기대를 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이정협 역시 전날 열린 서울 이랜드 FC와 평가전에서 유일하게 골 맛을 보며 ‘슈틸리케 황태자’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아시안컵도, 동아시안컵도 내게는 큰 대회”라는 이정협은 “모든 경기에 승리해서 우승하고 싶다. 그래야 팬들도 좋아할 것”이라고 생애 첫 동아시안컵 출전에 큰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저작권자 © CBS 노컷뉴스(www.nocutnew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