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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단독] '성추행 고교' 감사 대상 교사 5명중 학교장 포함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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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적 성추행을 했는지 여부는 불투명"]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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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공립고등학교에서 일어난 성추행·희롱 사건 가해자 명단에 이 학교 교장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교장은 앞서 일어난 교사들의 성추행 혐의를 교육당국에 보고하지 않는 등 사건을 의도적으로 은폐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30일 서울시의회 등에 따르면 시교육청은 서울 서대문구 A고교의 교장을 포함한 5명의 교원을 성추문 감사 대상으로 올려뒀다. 설문조사는 시교육청 감사관실이 지난 20일부터 3일간 학생과 교직원에게 학내 성추행·희롱 경험을 묻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사건이 언론 보도를 알려진 직후부터 가해자로 지목된 교원의 수는 총 5명이었다. 하지만 시교육청은 4명의 신상과 피해 내용을 공개할뿐, 나머지 한 명의 가해자에 대해서는 "아직 신상조차 파악하지 못했다"며 말을 아꼈다.

교장이 감사 대상이긴 하지만 직접적으로 성추행·희롱 행각을 벌인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 조사 관계자는 "설문 조사 결과 '교장은 성추행 문제를 덮는 것은 물론 더 많은 문제가 있다'는 식의 제보가 들어왔지만 관련 진술은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은 "교장은 자신이 5명 중 1명인 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으며 해당 사항은 조사 중이라 자세히 말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교육계에서는 가해 사실에 대해 시교육청이 인지한 즉시 교장의 업무를 중단하고 교원, 학생과 접촉을 막아 좀더 적극적으로 제보를 받았어야 했다고 지적한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지금 교육청의 조사 방식은 엑셀레이터와 브레이크를 함께 밟는 꼴"이라며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이 버젓이 학교에 나오고 있는데 어떤 누가 피해사항에 대해 제보할 수 있겠냐"며 비판했다.

한편 해당 교장은 학내에서 일어났던 성추행 사건을 의도적으로 덮은 의혹도 받고 있다. 지난해 2월 남교사가 회식자리에서 동료 여교사의 몸을 더듬다가 1년 간의 휴직 끝에 결국 다른 학교로 전출됐지만 학교는 이 사건을 관할지인 서부지원교육청이나 시교육청에 공식적으로 보고 하지 않았다. 당시 A고교는 개교한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신생학교인 만큼 문제가 될 것을 우려해 교육당국에 보고하는 대신 은폐를 선택한 것이다.

시교육청 감사관실 관계자는 "교사의 성추행은 보고되지 않았다"며 "전반적으로 일부 보고가 누락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최민지 기자 mj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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