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9 (금)

사자사냥 미국인 '인신공격·신상털이' 난타당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유명배우가 자택주소 공개…시위자들 "지옥에서 썩어라"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아프리카 짐바브웨의 '국민사자' 세실을 잔인하게 사냥한 미국인이 갖가지 십자포화를 맞고 있다.

29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유명 여배우 미아 패로는 자기 트위터 계정을 통해 세실을 해친 치과의사 월터 파머(55)의 병원과 자택 주소를 퍼뜨렸다.

패로의 트위터는 팔로워가 65만여명에 달하는 까닭에 주소 공개는 인권침해 소지가 있는 '신상털이'로 주목됐다.

주소 공개의 저의가 무엇이냐는 질문이 나오는 등 논란이 일자 패로는 게시물을 삭제했다.

미국 미네소타 주 블루밍턴에 있는 파머의 병원 앞에는 이날 200여 명의 시위자들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시위자들은 '살인마', '내가 세실이다'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세실을 위해 파머를 법정에 세우자"라는 구호를 외쳤다.

병원 문에 "지옥에서 썩어라", "깊은 충치가 너를 기다린다"라는 말이 적힌 종이도 붙었다.

현지 경찰은 특별한 물리적 충돌이 없는 까닭에 시위자들을 그대로 지켜보기만 했다.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파머는 지난 27일 세실을 죽인 사냥꾼으로 지목돼 십자포화를 맞기 시작하자 병원 영업을 일시 중단했다.

병원 운영에 심각한 차질을 우려할 파머는 단골손님들에게 따로 편지를 보내 "내 직업, 고객들을 위한 정성은 사자사냥 사건과 아무 관계가 없다"고 항변했다.

파머는 "나는 평생 사냥꾼이었지만 그 열정이 이질감이나 격한 반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 환자들과 그 주제로 얘기를 나눈 적은 거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모든 사람들이 사냥에 대해 같은 의견을 공유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이해하고 존중한다"고 덧붙였다.

현지언론 보도에 따르면 파머는 밀렵꾼들에게 5만 달러(약 5천800만원)를 주고 세실을 짐바브웨 국립공원 밖으로 유인한 뒤 사냥했다.

화살과 총을 맞은 세실의 사체는 목이 잘리고 가죽이 벗겨진 채 발견돼 공분을 샀다.

짐바브웨 수사당국은 밀렵을 위해 금지구역에 침입한 혐의로 세실 살해사건에 간여한 짐바브웨인 2명을 입건하고 팔머도 피의자로 소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jangje@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연합뉴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