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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롯데 신동주·동빈, 서로 롯데홀딩스 주총 승리 '장담'(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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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빈 "과반 지분 확보" vs 동주 "3분의 2 지지"

부친 신격호 총괄회장 '영향력' 여부 다시 관심

연합뉴스

입국장 들어서는 신동주 전 부회장 (서울=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롯데그룹의 후계를 놓고 일본에서 '왕자의 난'을 벌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가운데)이 29일 오후 김포공항 국제선 입국장을 통해 들어서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롯데그룹의 후계다툼이 장남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과 차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 표 대결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신 회장이 29일 한국·일본 롯데 지배 고리의 핵심인 일본롯데홀딩스의 과반 지분을 확보했다고 주장한 데 이어 신 전 부회장도 30일 3분의 2 지분이 우호세력이라며 이사회 교체를 제안하겠다고 맞섰다.

신 회장과 신 전 부회장이 경영권 분쟁의 배경에 대해서도 다른 주장을 펼치고 있어 신 회장에 의해 해임된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의 '의중'이 주총 표 대결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은 30일 일본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닛케이)과의 인터뷰에서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과 종업원 지주회(우리 사주)를 합하면 의결권이 전체의 3분의 2가 된다면서 일본롯데홀딩스 주주총회를 소집해 이사 교체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동생 신 회장을 지지하는 일본홀딩스 이사진을 교체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지난 27일 신 총괄회장을 앞세워 신 회장을 일본롯데홀딩스 대표이사에서 해임하려다 무위에 그쳤지만 주주총회를 통해 이를 관철하겠다는 얘기다.

신 전 부회장은 지난 28일 동생 신 회장이 긴급이사회를 열어 부친 신 총괄회장을 명예회장으로 일선 퇴진시킨 행위는 일본롯데홀딩스 정관에 규정돼 있지 않다는 점을 들어 정관 개정을 이유로 주총을 소집하고 그 자리에서 이사 교체를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 전 부회장은 인터뷰에서 "신 총괄회장이 일관되게 그 사람(신동빈 등)을 추방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면서 "지난 18일 신 회장의 해임을 포함해 일본롯데홀딩스 임원 전체의 해임을 지시했는데도 이를 듣지 않자 직접 일본에서 지시를 하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롯데그룹 형제 갈등이 일본롯데의 경영권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룹 전체의 경영권을 둘러싼 싸움이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신 회장으로선 주주총회 개최를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일본롯데홀딩스 이사회 개최로 법적인 정당성을 갖춰 본인의 지배력을 확인한 상황에서 다시 주총 개최로 표 대결이 벌어지는 걸 원하지 않는 것이다.

신 회장 측은 부친 신 총괄회장에 대한 인사 조치와 관련해 대표이사직만 떼어낸 채 비상근 이사직은 유지시켰고, 이사회 구성원 7명 중 5명의 찬성으로 이뤄진 것이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또 이를 뒤집으려면 소송을 내면 되는데 신 전 회장 측이 주총 개최로 가려는 건 시간 벌기를 하면서 우호 세력을 모으려는 속셈으로 보고 있다.

신 회장 역시 일본롯데홀딩스 주주총회가 열리더라도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신 회장의 측근인 롯데그룹 고위 관계자는 29일 "신 회장이 이미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의 과반을 확보했다"면서 "신 회장 우호지분이 최대 70%까지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을 일으킨 신 전 부회장이 우호지분을 아무리 많이 확보한다 해도 절반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그룹이 이처럼 신 회장의 과반 지분 확보를 장담한 것은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회의 신 회장 지지와 신격호 총괄회장의 영향력 약화 등에 바탕을 둔 주장이다.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진 7명이 모두 각 지분 보유 세력의 대표로 구성된 상황에서 신 회장이 지난 28일 긴급 이사회를 통해 이미 신 총괄회장을 제외한 5명의 지지를 얻은 만큼 주총에서 이변은 없을 것이란 주장이다.

그러나 베일 속에 싸여 있는 롯데홀딩스 지분 구조에 대해 신 회장과 신 전 부회장이 각기 다른 이야기를 하는 만큼 롯데가(家) 형제 경영권 분쟁은 주총 표 대결이 이뤄져 봐야 알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신 총괄회장이 자신의 의중을 밝힐지, 또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등 친족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도 경영권 분쟁의 향배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경영권 분쟁이 형제간을 넘어 '신동빈 대 나머지 롯데 일가'의 대결 구도로 갈 경우에는 신 전 부회장 주도로 롯데 일가의 가족회의도 이뤄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kji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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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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