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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당뇨병 발병억제 유전자 있어도 흡연하면 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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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연구결과…아밀라아제 유전자 많으면 당뇨병 위험 낮아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당뇨병 발병 위험을 낮추는 유전자를 가진 사람도 담배를 피우면 이런 효과가 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연구팀(윤재문 교수, 남유선 전임의, 최윤정 전공의)은 건강검진을 받은 1천257명을 대상으로 침샘 아밀라아제 유전자와 당뇨병 발병의 상관성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분석됐다고 30일 밝혔다.

침샘 아밀라아제 유전자는 그 수가 많을수록 아밀라아제를 많이 분비한다. 조상 대대 농경사회를 기반으로 산 한국인은 곡식을 소화시키는 아밀라아제 유전자가 많은 편이다.

반면 동양인과 모습이 유사한 에스키모인은 아밀라아제 유전자가 상대적으로 적다. 이 때문에 에스키모인이 곡식을 많이 먹으면 탈이 난다. 몸속 유전자가 환경에 맞춰 진화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런데 이번 연구결과를 보면 이런 아밀라아제 유전자의 개수는 단지 소화기능뿐만 아니라 당뇨병 발병 위험에도 영향을 미쳤다.

조사 대상자는 아밀라아제 유전자를 적게는 2개에서 많게는 19개까지 가지고 있었다. 아밀라아제 유전자가 1개 많으면 인슐린 저항성이 높을 확률이 8% 감소했다.

아밀라아제 유전자가 많은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인슐린 저항성이 크게 낮은 셈이다.

인슐린 저항성은 당뇨병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인슐린 저항성이 낮으면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의 기능이 정상 작동해 당뇨병 발병 위험이 낮다.

반대로 인슐린 저항성이 높으면 인슐린이 혈당을 조절하지 못해 당뇨 등 대사질환에 걸릴 확률이 높다.

주목할 부분은 아밀라아제 유전자 개수와 인슐린 저항성의 상관성이 비흡연자에게서만 관찰됐다는 점이다.

남유선 전문의는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아밀라아제 유전자 개수가 많아도 비흡연자만큼 당뇨병 발병 위험이 줄지 않았다"면서 "이는 흡연 자체가 인슐린 저항성을 높이는 데다, 흡연이 아밀라아제를 비활성화시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평소 생활습관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윤재문 교수는 "타고난 유전자 영향도 크지만, 금연과 같은 생활습관 개선으로 질병의 발병 위험을 충분히 조절할 수 있다"면서 "앞으로 개인 유전자와 환경적 특성을 결합해 질병을 예방,치료하는 맞춤의학에 접목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를 담은 논문은 국제학술지 '당뇨병의학'(Diabetic Medicine) 최근호에 발표됐다.

bi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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