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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바람난과학] ①드론계의 애플, DJ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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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민간용 드론 시장을 이끄는 대표적인 기업으로 중국의 DJI, 미국의 3D 로보틱스, 프랑스의 패롯 세 곳이 있습니다. 이 기업들은 민간용 드론 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막대한 연구비용을 지출하고 있는데요. 그 덕분에 가격은 낮추고 성능이 뛰어난 드론 제품들이 경쟁적으로 출시되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드론 삼국지 시대입니다. 하늘을 지배하는 민간용 드론 시장 시리즈의 첫 번째 순서로 ‘드론계의 애플’로 꼽히는 중국의 DJI(Da-jiang Innovations Science and Technology)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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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민간 드론용 시장의 70%를 점유한 DJI. 사진은 DJI의 효자 제품 팬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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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중국의 DJI를 빼놓고 민간용 드론 시장을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DJI가 전 세계 민간 드론용 시장의 70%를 점유할 만큼 독보적인 영향력을 자랑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언론사, 농부, 그리고 일반 개인까지 드론 수요층을 넓히면서 해마다 3~4배의 고속 성장을 거듭하는 DJI의 기업가치는 무려 100억달러(약 11조6000억원). 회사 지분 45%를 갖고 있는 DJI 창업자 프랭크 왕의 자산은 45억달러(약 5조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 최초는 아니라도 ‘최고’ = DJI가 최초의 드론 개발업체는 아닙니다. DJI가 처음부터 드론을 개발한 것도 아니었죠. 2006년 프랭크가 창업을 시작할 때만 해도 DJI의 대표적인 사업 품목은 헬리콥터에 탑재하는 영상 장치였습니다.하지만 멀티로터(다수의 프로펠러가 장착된 헬기)에 카메라를 연결하는 기구인 짐벌에 대한 매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하자 DJI는 재빠르게 사업 품목을 쿼드콥터(4개의 프로펠러가 장착된 헬기)로 바꿉니다. 그리고 2013년 팬텀(Phantom)을 출시했습니다. 짐벌을 탑재한 쿼드콥터였습니다. 고객이 원하는 바를 정확히 파악해 신속하게 신제품을 내놓은 것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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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I 테크놀로지 창업자 프랭크 왕이 대학 시절 에베레스트 산맥에서 자신이 개발한 드론을 테스트하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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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DJI는 드론의 핵심기술인 플라잉 컨트롤 등 다수의 특허를 내고 보다 안정적으로 고화질 촬영이 가능한 짐벌을 개발하면서 5개월 주기로 혁신 제품을 선보였습니다. 드론 본체 뿐만 아니라 카메라, 카메라 고정장치 등 주변장치까지 개발하며 매출을 증대시킵니다.DJI가 내놓은 새 제품은 매번 드론 마니아층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바람의 세기와 모터의 진동에도 불구하고 카메라 앵글을 손쉽게 조작하며 고화질의 항공영상을 담아내는 기술이 특히 매력적이었죠. 게다가 기체는 더 가벼워지고 가격은 3분의 1로 줄었습니다. 심플한 외형과 고급스러운 이미지도 한몫 더합니다. DJI의 급성장의 일등공신인 팬텀시리즈는 단번에 ‘하늘계의 고프로(GoPro)’로 자리매김하게 됩니다.



▶ 대륙이 키운 프랭크 왕
= 프랭크 왕이 드론 사업을 시작한 건 만화책에서 본 빨간색 헬리콥터에서 시작됩니다. 꼬마 프랭크 왕은 자신을 쫓아오면서 사진을 찍어주는 빨간 헬기를 머릿 속에 그려왔습니다. 2006년 홍콩과학기술대학교를 졸업한 그는 파트너 몇몇과 중국 선전에서 일반 주택을 빌려 드론 제조 기업을 세우는 것으로 그 관심을 확대시킵니다. 프랭크의 고집스런 성격을 눈여겨봤던 리저샹 교수는 그의 든든한 지원군이었죠.

완벽주의자였던 프랭크는 주 80시간씩 일하는 열정적인 대표였습니다. 10년도 되지 않아 몇 명이 만든 회사가 직원 2500명. 대부분 고졸 학력으로 실무 경력을 가진 공학도입니다. “최고급 인재가 신기술을 개발하는 것뿐만 아니라 기초형 인재가 개발을 지원해야 한다”는 왕타오의 지론에 따라 DJI에는 공학박사와 고졸 실무 엔지니어가 1대 5의 비율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13억 인구는 우수한 실무 엔지니어의 숫자를 보증하는 배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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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랭크 왕(왼쪽)의 드론 사업에 투자해 역시 억만장자가 된 홍콩과기대 리저샹 교수. DJI 지분의 10%를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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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랭크의 삶의 모토는 ‘감정을 갖지 않고 오직 머리로 판단하라’ 입니다. 이를 잘 보여주는 일화가 있습니다. DJI가 지난 4월 뉴욕에서 선보인 팬텀3 시사회 현장에 정작 프랭크가 나타나지 않았던 건데요. “팬텀3가 상상한 것만큼 완벽하지 않았다”는 게 그 이유였습니다. ‘드론계의 애플이 나타났다’는 세간의 평가와 180도 다른 판단을 그 스스로 내렸던 겁니다.

지난해 DJI는 전 세계적으로 무려 40만 대의 드론을 판매하고 순이익만 1억2000만달러(21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5월 페이스북의 초기 투자자로 유명한 ‘액셀 파트너스(Accel Partners)’로부터 7500만달러를 투자받은 DJI가 최근 또 한번의 대규모 투자유치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고요. ‘중국 하면 짝퉁’이라는 이미지에서 탈피해 중국 기업의 새 성공 모델을 제시한 DJI. 민간용 드론 시장을 평정한 DJI가 얼마나 더 성장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는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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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포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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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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