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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어제 뭐 봤어?] ‘밤을 걷는 선비’ 이준기, 결국은 흡혈귀라는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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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아시아

MBC ‘밤을 걷는 선비’ 7회 2015년 7월 29일 수요일 오후 10시

다섯줄 요약
김성열(이준기)은 출혈이 심해 정신을 잃고, 조양선(이유비)은 다쳐가면서까지 약초를 뜯어 성열을 치료한다. 최혜령(김소은)도 성열과 싸우다 상처 입은 귀(이수혁)를 치료하고, 둘 사이에는 성열을 둘러싼 약조가 있었음이 드러난다. 음란서생을 찾겠다는 귀의 횡포는 날로 더해가고, 백성의 희생이 커 괴로워하던 세손(심창민)은 자신의 추종세력 앞에서 이제 음란서생임을 세상에 밝혀야겠다고 말한다.

리뷰
성열은 귀에게 급소를 찔린 후 피가 멈추지 않는다. 지혈을 위해 응급처치를 하던 양선은 성열의 숨이 가늘어지자 눈물이 멈추지 않는다. “선비님은 누구십니까? 대체 어떤 일을 겪으신 것입니까?” 바닥에 누운 성열은 곧 숨이 넘어갈 듯한데, 양선도 의원만은 불러선 안 된다는 것을 알기에 애가 탄다. 약초와 가슴 띠, 살려내기에는 너무도 미약해 보이는 수단들이었다.

김성열은 피를 너무 많이 흘려서인지 양선의 목을 진심으로 탐했고, 호진과 수향을 만나 집으로 가게 된 순간에도 상처 때문에 정신이 혼미했다. 겨우겨우 집에 와 보니 출혈이 심한 성열을 위해 잡아 묶어놓은 탐관오리가 있었다. 수향에게 “물렀거라”하고 소리를 지르는 것으로 미루어, 성열의 먹잇감으로 짐작됐다. 그는 흡혈귀가 맞았다. 제 아무리 인내한다 해도 피를 흘린 다음엔 어쩔 수가 없다는 것이 증명됐다. 자신이 살기 위해서는 남의 피를 마셔야 했다. 기운을 회복한 후, 서가를 어지르며 울분을 터뜨리던 성열의 심경은 다른 설명 없이도 이해가 됐다.

몸이 회복되자 성열은, 죽음을 당한 책쾌들의 식솔을 챙기고 ‘음란서생’의 이름으로 갖은 도움을 전했다. 홍길동과 전우치를 방불케 하는 민생 챙기기였다. 잡혀가는 유생들을 막고 “내가 음란서생이다”라며 관군을 물리쳐, 실제 음란서생의 존재를 보호하면서 백성들의 생활을 돌봤다. 어쨌든 음란서생과 같은 편임을 세상에 드러낸 셈이었다.

명희(김소은)를 꼭 닮은 혜령을 길에서 마주친 성열은, 자신의 회복을 기뻐하는 양선을 냉정히 대하고는 혜령의 뒤를 밟았다. 혜령과 귀 사이에는 “김성열을 데려오면, 왕의 여인으로 살게 해주겠다”는 약조가 있었다. 고이 지켜줄 뿐만 아니라 부귀영화를 누리게 해 주겠다는 약속이었다. 혜령은 야릇한 웃음을 성열에게 보냈다. 짧지만 강렬한 미소였다. 이런 혜령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얼굴을 유심히 본 성열은 그제야 정신이 들었다. ‘이 여인은 명희가 아니다’는 그의 속마음은 어쩐지 다행스러우면서도 아련한 슬픔이 느껴졌다. 미소를 흘릴 땐 언제고, 집 앞에선 다시 싸늘한 표정으로 “저는 선비님이 생각하는 그런 여인이 아닙니다”라며 총총히 들어가는 혜령. 성열은 그제야 거기가 영의정 최철중 대감 댁임을 깨달았다. 김성열이 마주한 진짜 난관이었다.

양선은 성열을 놓치고 터덜터덜 돌아오다가 세손과 마주쳤다. “저기 낭자, 길 좀 물읍시다”라며 장난스레 말을 걸어오는 세손을 엉겁결에 “형님”이라 부르자 세손은 인자한 얼굴로 애정을 드러냈다. 책쾌 추포령 때문에 변복을 한 것이냐는 핑계도 세손이 먼저 물어주고, 너의 사정을 다 안다는 듯한 다정한 미소도 보냈다. 양선은 “정말 나라가 미쳐 돌아가나 봅니다”라며 걱정하지만, 음란서생이 그나마 희망이라도 품게 했다는 세간의 민심도 전했다. “음란서생이 네 말을 듣는다면 무척이나 기뻐하겠구나”라던 세손. 양선을 만난 것만으로 그는 힘을 얻는 듯했다. 목숨을 건 정치적 결단을 앞두고도 양선만 보면 세손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수다 포인트
-여자의 옷을 입은 양선이 성열, 혜령과 한 자리에서 마주치는데 성열은 역시 혜령을 따라가는군요. 셋의 옷차림이 앞으로의 험난함을 예고하는 듯하네요.
-선비님도 어쩔 수 없이 피를 마셔야 사는 존재였군요. 슬프고 오싹하지만 인정할 수 밖에요.
-세손에게 목숨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민심을 얻는 일이었군요.

김원 객원기자
사진. MBC ‘밤을 걷는 선비’ 방송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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