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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BAT 담배가격 '내멋대로 고무줄' …"소비자·시장 뿔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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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T코리아 보그, 올해만 3회 가격변경…정부, 가격신고제 허점에도 뒷짐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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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T코리아 보그 제품 이미지. © News1


(서울=뉴스1) 장도민 기자 = #.서울 종로구 한 편의점에서 근무하고 있는 박 모씨는 '보그' 담배 탓에 이따금씩 손님과 언쟁을 벌였다. 타 편의점에서 3500원에 판매되고 있던 제품을 가격이 조정된 이후 4300원에 판매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값이 바뀐 것을 모르는 소비자는 왜 비싼 가격에 파냐며 항의했고 이에 따른 실랑이가 발생했다.

브리티쉬아메리카토바코코리아(BAT코리아)가 단기간동안 지속적으로 담배가격을 바꾸면서 소비자와 시장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이들은 판매량이 줄면 가격을 내리고 판매량이 오르면 값을 올리는 방법을 반복하며 소비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현행 담배사업법 상 6일 전에 담배가격 변경 신청만하면 문제가되지 않는 만큼 정책적으로도 규제할 방법이 없는 상태다.

◇보그, 올해만 3회째 변경…고무줄 가격, 시장 혼선 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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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29/뉴스1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달 초 BAT코리아는 보그 프리마 제품 가격을 기존 4300원에서 4100원으로 내렸다.

지난 2월 3500원에서 4300원으로 조정한 지 5개월 만이다. 당시 BAT코리아는 정부 정책에 의해 2000원씩 값을 올린 경쟁사와 달리 1200원만 오른 3500원으로 보그 가격을 책정했다.

세금 인상분을 감안하면 4300원에 팔아야 하지만 800원을 깎아 준 셈이다. 갑당 세금 3318원을 빼면 겨우 182원이 남는데 손해를 보더라도 기존에 미미했던 점유율을 늘리겠다는 전략이었다.

타 제품과 달리 값이 적게 오른 것이 알려지자 보그는 판매수량 제한을 둘 정도로 품귀현상을 빚었다. 이에 따라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BAT코리아의 보그만 구입하겠다는 목소리가 컸다.

하지만 판매량이 급등하자 BAT코리아는 약 20일만에 4300원까지 가격을 올렸고 시장점유율은 즉시 하락했다.

가격 이점을 잃은 보그는 다시금 시장에서 미미한 판매량을 기록하게 됐다. 제조사 측은 이를 만회하기 위해 5개월만에 다시 값을 200원 내리는 강수를 뒀다. 가격을 인하를 통해 다시 한번 점유율을 회복하겠다는 전략이다.

단기간 동안 담배가격이 변하면서 소비자들과 판매업자, 유통과정에 이르기까지 혼선이 빚어졌다. 기존과 동일한 제품을 더 비싸거나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해야하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소비자와 판매자 사이의 갈등까지 발생하고 있다.

한 담배제조사 관계자는 "점유율이 떨어지고 있는만큼 판매량을 끌어올리기 위한 자구책으로 보인다"며 "국내 담배시장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신고만 하면 끝…혼란 못막는 규제 '구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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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법에서 담뱃값은 허가제가 아닌 신고제로 규정하고 있는 만큼 사업자가 6일 이전에만 신고 하면 손 쉽게 바꿀 수 있다. © News1 박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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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기간동안 담배가격이 수 차례 바뀌면서 시장 혼란을 일으켜도 정부는 아무런 제재를 할 수 없다.

현행법 상 담뱃값은 허가제가 아닌 신고제로 규정하고 있는데 제조사 측이 6일 이전에만 기재부로 신고 하면 값을 바꿀 수 있다.

또 세계보건기구(WHO) 등이 권고하고 있는 20개비 패키지를 지키지 않아도 규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현행 담배사업법 제20조에는 '누구든지 담배의 포장 및 내용물을 바꾸어 판매해서는 아니 된다라고 명시돼 있지만 이는 판매점, 소매점 등에만 적용 될 뿐 제조사에게는 적용되지 않도록 돼 있다.

제조사가 담배 수량을 바꿔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도록 법으로 도와주고 있는 셈이다.

담배업계 관계자는 "잦은 담뱃값 변동으로 시장이 혼란스러워져도 기재부에 신고만하면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는다"며 "허가제였다가 신고제로 바뀌면서 규제가 다소 느슨해졌다"고 말했다.
jd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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