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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짐바브웨의 '국민사자' 죽인 범인에 전세계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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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동물 사냥 중단 온라인 청원에 12만명 서명…치과 문 닫아

연합뉴스

빅토리아 폭포 상류서 물놀이하는 코끼리떼 (빅토리아폭포<짐바브웨>=연합뉴스) 류일형 특파원 = 짐바브웨 빅토리아 폭포 2~3㎞ 상류 강 기슭에서 코끼리 떼가 한가롭게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2015.2.25 ryu625@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 아프리카 짐바브웨의 국립공원에서 가장 유명한 사자인 세실을 죽인 범인이 취미로 야생동물 사냥을 즐겨온 미국인 치과의사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전 세계에서 공분이 일고 있다.

이 치과의사의 페이스북 계정에는 분노와 협박성 메시지가 가득하고, 야생동물 사냥 중단을 촉구하는 온라인 청원서에는 벌써 12만명이 서명했다.

28일(현지시간) 가디언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짐바브웨의 명물 사자로 국민의 사랑을 한몸에 받아온 세실은 이달 초 서식지인 황게국립공원 밖으로 유인당해 미국인 치과의사 월터 파머가 쏜 화살에 맞았다.

파머는 세실을 유인해 사냥하기 위해 중개인들에게 5만 달러(약 5천800만원)를 냈다.

세실은 이후 40시간동안 도망다니다가 이틀 만에 다시 파머의 눈에 띄어 총에 맞아 죽었다. 세실의 사체는 가죽이 벗겨지고, 참수된 채로 발견됐다.

짐바브웨에서 가장 큰 황게국립공원의 마스코트로, 사자로서는 드물게 인간과 교감을 좋아했던 13살짜리 세실은 짐바브웨 국민은 물론, 사파리투어를 나온 전세계 관광객의 친구였다.

검은 갈기가 특징적이었던 그는, 6마리의 암사자와 24마리의 새끼를 거느린 '라이언 킹'이었다.

황게국립공원의 연간방문객은 5만명으로, 이들 중 절반은 해외에서 찾아온다.

세실은 1999년부터는 영국 옥스퍼드 대학에서 진행하는 연구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목에 위치추적장치를 달고 있었다.

당초 범인이 박제를 위해 미국으로 반입했을 것으로 추정된 세실의 머리는 짐바브웨 당국이 증거로 압수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엠마뉴엘 푼디라 짐바브웨 사파리 운영자 협회 회장은 가디언에 "세실은 전 세계에서 관광객을 불러모을 정도로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상징적 동물이었기 때문에 우리는 깊은 슬픔에 잠겨 있다"면서 "세실의 죽음으로 침체된 짐바브웨 경제가 추가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NYT는 세실이 살해된 경위가 상세히 알려지면서 수만 달러에 달하는 거액을 내고 대형 야생동물 사냥을 즐기는 사냥꾼에 대해 환경보호론자와 동물애호가들의 분노가 들끓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짐바브웨 대통령에게 세실의 죽음을 철저히 조사할 것을 촉구하는 온라인 청원에 9만5천명이, 야생동물 사냥 중단을 촉구하는 청원에는 12만명이 서명을 했다. 세실의 죽음을 비난하는 '세실 사자'라는 해시태그가 달린 글는 트윗수가 10만건을 넘어섰다.

세실을 죽인 미국인 치과의사 월터 파머는 이날 성명을 내고 "이달초 대형사냥감을 사냥하기 위해 짐바브웨로 여행을 떠났다"면서 "전문적인 가이드를 고용했고, 적절한 허가를 받았기 때문에, 사냥은 합법적이었다"고 주장했다.

50대에 2명의 자녀를 둔 파머는 미니애폴리스 교외에서 살며, 치과병원을 운영한다. 그는 밀려드는 협박에 병원 운영을 임시로 중단했다.

파머가 밀려드는 항의에 치과병원의 페이스북 계정을 없애자 이를 패러디한 페이스북 페이지가 만들어져 파머를 비난하는 댓글이 잇따르고 있다.

파머는 미국 사냥모임에서 활과 화살을 활용한 뛰어난 사냥실력으로 알려진 사냥꾼이다. 취미로 전세계를 돌며 표범과 물소, 코뿔소, 사슴 등을 사냥해왔다.

파머는 미국내 허가된 지역 바깥에서 곰을 사냥했다가 2008년 적발돼 1년간 자격정지와 2천938달러의 벌금을 선고받기도 했다.

짐바브웨 당국에 따르면 황게국립공원 인근 지방법원은 29일 파머와 함께 세실 사냥에 나섰던 전문사냥꾼 테오 브롱크호르스트와 땅주인 호네스트 응드로부를 밀렵을 위해 남의 땅에 불법침입한 혐의로 소환할 예정이다.

유죄가 선고되면 이들은 최대 징역 15년형을 받을 수 있다. 짐바브웨 경찰은 "우리는 2명을 체포했고, 불법 침입 혐의에 대한 연장 선상에서 파머에 대해 내사중"이라고 밝혔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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