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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가창력 부족’ 가수들아, ‘복면가왕’은 보니? [스포츠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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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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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차민호 칼럼] 왜 월요일만 되면 MBC ‘일밤-복면가왕’(이하 ‘복면가왕’)이 화제가 되는지 지난 26일 방송이 여실히 보여줬다.

‘복면가왕’에는 영화 뺨치는 반전이 있고 그 전까지 긴장과 미스터리가 존재하며 소소한 재미가 결코 ‘깨알’ 수준에 머물지 않는다. 그래서 이날 방송에서 정체를 드러낸 배우와 비인기 가수는 기성 가수들에게 ‘여봐라’고 큰소리를 치는 듯했다.

9대 가왕에 도전하는 8명의 새 출연자들의 열띤 경연은 ‘인생직진 신호등’과 ‘따끈따끈 떡 사세요’가 이문세의 ‘빗속에서’를 듀엣으로 부르는 가운데 첫 대결이 벌어졌다. 투표에서 떨어진 ‘따끈따끈 떡 사세요’는 문희옥의 ‘성은 김이요’를 부르는 가운데 가면을 벗었다. 그녀의 정체는 1970년대 ‘똑순이’라는 별명이 더 유명했던 아역배우 출신 김민희였다.

두 번째 대결은 ‘마실 나온 솜사탕’과 ‘사랑의 배터리가 다됐나 봐요’가 소유와 정기고의 히트곡 ‘썸’을 듀엣으로 부르며 펼쳐졌고, 경연에서 진 ‘사랑의 배터리가 다됐나 봐요’의 정체는 실력파 가수 정재욱으로 밝혀졌다.

‘매운맛을 보여 주마 고추아가씨’와 ‘달콤살벌 아이스크림’의 여자 도전자끼리의 대결은 쥬얼리의 ‘슈퍼스타’로 이어졌는데 ‘달콤살벌 아이스크림’의 정체는 ‘위대한 탄생 2’의 준우승자 배수정으로 드러났다.

마지막 경연에서 ‘웃는 얼굴에 수박씨’에게 진 ‘김수한무거북이와두루미’의 정체는 김구라의 예상대로 배우 김영호임이 드러났다.

아무리 오디션 프로그램 준우승자라지만 배수정의 실력은 새삼스러운 놀라움을 줬다. 그녀는 이미 가수였고 기성가수 대열의 앞에 내세워도 전혀 손색이 없을 만큼의 실력을 뽐냈다.

김영호야 원래 노래 잘하는 탤런트로 유명했고 이미 무대에서 가수 뺨치는 가창력으로 청중들을 사로잡은 바 있으니 그렇다 치더라도 김민희는 실로 놀라웠다.

이날의 ‘복면가왕’은 사뭇 아이돌그룹의 멤버로 유명해진 뒤 배우를 병행하는 수많은 ‘연기돌’에 대한 일갈 같았다.

이미 ‘복면가왕’을 통해 입증됐듯 아이돌그룹 멤버 중에 놀랄 만한 가창력의 소유자는 많다. 하지만 그래서 더욱 그들보다 노래를 못 부르는 멤버들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것도 사실이다.

결정적인 것은 가창력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채 소속사의 힘 혹은 그룹의 이름값 하나로 스타덤에 오른 뒤 연기력까지 허접스러운데 배우를 겸하는 ‘연기돌’이다. 가창력은 타고나지만 연기력은 노력으로 이뤄낼 수 있는 게 다르다. 아이돌의 멤버 중 타고난 재능으로 엄청난 가창력을 뽐내는 이가 있는가 하면 피나는 연습을 통해 기본기밖에 갖출 수 없었던 멤버도 있다.

그러나 연기력은 다르다. 연기는 연습을 거듭하고 경험이 늘수록 일취월장한다. 그러나 그런 제대로 된 연습조차 거치지 않아 형편없는 연기실력임에도 불구하고 이름값 하나만으로 드라마나 영화에 무임승차하는 ‘연기돌’들이 많은 게 현실이다.

이날 김민희와 김영호는 그들에게 웅변했다. ‘배우인 우리도 이 정도 노래는 하는데’라고.

김민희는 타고난 연기자다. 그녀는 초등학교(당시 국민학교) 2학년 때인 1980년 KBS1 드라마 ‘달동네’에 똑순이란 배역으로 출연해 1년간 시청자들을 울리고 웃겼다. 한마디로 연기천재였다. 하지만 그녀가 그렇게 노래를 잘 부른다는 사실은 그다지 알려진 바 없다.

김영호는 뒤늦게 데뷔해 더 늦게 빛을 본 배우다. 지금이야 여자들한테 인기도 많고 카리스마 넘치는 배우란 칭송을 듣지만 33살이던 1999년 영화 ‘태양은 없다’의 단역을 통해 제도권 배우로 발을 내디딘 뒤 40대에 접어들어서야 비로소 진가를 인정받기 시작했다.

그들의 교훈은 간단하다. 가수가 되려면 타고난 가창력으로 승부하든가 그걸 타고나지 못했다면 남다른 학습을 통한 최소한의 크리에이티브라도 갖추라는 충고다. 더불어 가수 겸 배우가 되고자 한다면 음악에 쏟은 열정과 노력만큼의 연습을 거쳐 애정과 감수성을 쌓으라는 직언이다.

배우는 분장이란 복면을 쓴다. 매 작품마다 배역의 성격 직업 인성 등이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런 천변만화를 자연스럽게 소화해낼 수 있는 원동력은 연기에 대한 기본적인 체득과 경험 그리고 겸허한 자세다. ‘복면가왕’이 시청자들의 인기를 얻을 수 있는 요인 중 하나는 이름값이 아닌, 오로지 가창력과 소화력만으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배우 역시 출연하는 작품 속 각각의 복면을 어떻게 자신의 얼굴에 잘 맞출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그걸 잘 해야 시청자와 관객들이 환호하는 것이고, 지극히 당연하게도 그 바탕은 탄탄한 연기력이다.

스포츠투데이 차민호 칼럼니스트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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