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0 (토)

"판다고 팔리겠나?" 대우조선 때이른 매각설 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실사 착수하자마자 매각설 '찬물'…금융당국 "당장 매각 현실적 불가, 정상화 우선"]

"판다고 지금 살 사람이 있겠습니까."(금융당국 고위관계자)

대규모 부실 논란을 겪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이 이번에는 때 이른 매각설에 휘말렸다. 채권단의 실사가 본격화되기도 전에 매각설이 먼저 불거진 것. 하지만 금융당국을 비롯한 업계 전문가들은 단기간 내에 대우조선을 매각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정상화방안도 안 나왔는데"…때 이른 매각설 왜?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국회를 중심으로 대우조선의 최대주주이자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이 실사 후 대우조선을 매각한다는 설이 불거졌다. 일각에서는 특정 기업이 유력후보로 거론되기도 한다.

금융당국과 산은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산은 관계자는 "향후 언젠가 매각을 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원론적인 설명을 한 것이 와전된 것 같다"며 "대우조선에 대해서는 현재 정상화를 시키는 것이 우선이지 당장 매각을 고려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도 "지금 매각 한다고 해서 마땅한 인수자가 나타나겠느냐"며 "회사가 정상화 돼 주가도 안정을 찾으면 매각을 추진할 수 있겠지만 현재 매각을 염두에 두고 실사를 진행하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실사 후 즉시 매각하는 방안은 현실적으로 불가능 하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지금은 대우조선의 가격이 너무 낮아 산은 입장에서는 팔 유인이 없다"며 "내년 빅베스(CEO가 전임 CEO의 손실을 회계에 반영하는 것)가 끝나고, 내년 하반기 유가가 올라 주가가 회복되면 그때 매각을 고려할 수 있겠지만 올해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 '빅3' 29일 실적발표…당국 회계감리 착수 관심

매각설까지 터지며 어수선한 가운데 29일은 대우조선을 비롯,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이른바 조선업계 '빅3'의 2분기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3사 모두 '어닝쇼크'가 예상되는 가운데 대우조선과 삼성중공업은 알려진 대로 조 단위의 적자가 우려된다.

실적발표 후 금융당국이 대우조선 등에 대한 회계감리에 착수할지 여부도 관심이다. 금융감독원은 당초 실적이 발표되면 회계감리에 나설지 검토한다는 입장이었으나 현재로선 감리에 착수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부실 논란이 대우조선 뿐만 아니라 조선업계 전반적으로 해당하기 때문에 당국 입장에서도 어느 선까지 손을 대야할지 난감할 것"이라며 "더군다나 금융은 일단 대우조선을 살리기로 결정한 상황이라 섣불리 감리를 결정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에 대해 "회계감리는 무조건 대규모 적자가 나왔다고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분식과 관련한 신빙성 있는 제보가 들어오는 등 일정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며 "아직은 실적도 공개가 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감리 착수 여부에 대해 확인해 줄만한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전혜영 기자 mfuture@mt.co.kr, 권다희 기자 dawn27@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