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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기자수첩] 링크도 얌체? 콘텐츠 스타트업은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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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언제든 터질 수 있는 휴화산과 같다.”

지상파 방송사 관계자가 ‘요즘예능’ 같은 인터넷 동영상 큐레이션 업체를 빗댄 말이다. 이들이 지상파가 만든 콘텐츠를 ‘교묘히’ 활용해 사업하는 ‘행위’에 대한 불편한 심기가 담겨 있다.

인터넷 동영상 큐레이션 업체들은 대부분 스타트업 단계에 머물고 있다. 이들은 네이버TV캐스트에 등록된 인기 지상파·종편·CJ E&M 계열 콘텐츠 링크를 모아놓고 독자들에 제공하는 서비스를 한다. 네티즌들이 해당 콘텐츠를 클릭하면 네이버TV캐스트로 곧장 연결된다.

이 서비스는 ‘검색’이라는 단계를 거치지 않아도 되는 편리함때문에 최근들어 사용자 수가 늘어나는 추세다. 구글플레이 스토어 다운로드 수는 10만건을 넘겼다. 소위 말하는 ‘대박’ 히트는 아니지만 스테디셀러 앱으로 자리매김 중이다.

문제는 이들을 보는 지상파 등 방송제작자들의 시선이 탐탁치 않다는 것. 동영상 서비스가 아웃링크 형태라서 위법성은 없지만 본인들의 콘텐츠를 이용해 이익을 얻는 것이 못마땅하다는 얘기다. 지상파를 비롯해 종편, CJ E&M도 비슷한 시각이다. 따라서 미래 어느 순간 지상파의 공격이 이들 큐레이션 업체로 향할 수 있다.

그러나 꼭 법에 의존해 싸워야만 하는 것일까. 사실 아웃링크를 거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업체들이 많아질수록 지상파 등에서 제작한 콘텐츠 노출도 함께 증가한다. 이에 따르는 광고 수익도 증가한다. 큐레이션 업체들을 ‘얌체’로 보기보단 ‘동반자’로 생각해야 한다는 얘기다. 지상파가 뉴미디어를 무조건 막기보다 이들을 활용해 더 큰 이익을 창출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콘텐츠 스타트업 생태계를 풍부하게 만드는 부수효과도 있다.

지상파 방송 콘텐츠가 타 사업자 상품보다 우수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다매체 시대에 지상파가 20년전과 같은 독점적 위치를 누릴수는 없다. 무조건 막는 것보다 함께 상생할 수 있는 유연한 사고가 필요한 때다.

선택은 지상파방송사의 몫이다. 휴화산도 폭발만 하지 않는다면 온천과 같은 관광 상품으로 개발할 수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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