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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단독] 한국영화계의 거장 촬영감독 서정민씨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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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촬영작품 160여편에 달해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한국영화계의 거장 촬영감독 서정민(본명 서정석) 씨가 7일 별세했다. 향년 81세.

고인은 1934년 인천에서 태어나 어렸을 때부터 사진에 관심을 보였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학교에 암실을 차려 촬영과 현상을 하며 사진을 익혔다.

필름 유제를 직접 개발하겠다는 생각으로 고려대 화학과에 입학해 4학년 때 우연히 선배의 친구인 영화감독의 추천으로 촬영부에 들어가면서 영화에 입문했다.

그는 촬영부에서 일하며 얻은 현장 지식에 영화의 이론공부를 결합해 노하우를 쌓은 뒤 1961년 임원직 감독의 '촌 오복이'를 통해 데뷔했다.

고인은 1960년대 이만희 감독과 콤비를 이뤄 '다이알 112를 돌려라'(1962), '돌아오지 않는 해병'(1963), '검은 머리'(1964), '마의 계단'(1964), '7인의 여포로'(1965), '만추'(1966), '기적'(1967) 등의 촬영을 맡았다.

1970년대에는 임권택 감독과 '명동잔혹사'(1972), '증언'(1973), '낙동강은 흐르는가'(1976)를 찍었고, 1980년대에는 이장호 감독과 '바람불어 좋은 날'(1980), '바보선언'(1983), '무릎과 무릎사이'(1984) 등을 작업했다.

1990년대에는 김기덕 감독의 '야생동물 보호구역'(1997), '파란대문'(1998), '수취인불명'(2000)의 촬영을 맡는 등 시대마다 연출 부문 당대 최고의 감독과 함께 한국영화계를 풍미했다.

고인은 2000년대 들어서도 '리베라메'(2000), '몽정기'(2002), '여고괴담 세 번째 이야기-여우 계단'(2003), '어린 신부'(2004), '몽정기2'(2005), '무방비도시'(2007) 등을 촬영하며 왕성한 활동을 이어갔다.

서 감독은 1964년 '돌아오지 않는 해병'으로 대종상 촬영상(신인상)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청룡영화상, 황금촬영상, 백상예술대상 등 각종 굵직한 시상식을 휩쓸었다. 그가 196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받은 상은 20건을 훌쩍 넘는다.

그는 1966년 김지미·허장강·박노식 등이 출연한 영화 '동대문시장 훈이엄마'를 연출하기도 했다. 영화는 가난하지만 성실하게 아들을 키우며 살아가는 어머니의 모습을 그린 드라마다.

조동관 한국영화촬영감독협회장은 "고인은 '빛의 마술사'로 한국영화계의 한 시대를 풍미했던 거장"이라면서 "현장에서 배우와 스태프들을 언제나 따뜻한 마음으로 대하셨던 게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고인은 배우자 오청자씨와 슬하에 4남을 뒀다. 빈소는 여의도 성모 장례식장(5호실)이며 발인은 9일 오전 9시다.

redfla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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