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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툭하면 물바다' 강남역 8번 출구…땅속서 본 문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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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 중에 또 대표적인 곳이 서울 강남역 일대죠. 폭우가 쏟아지면 한 시간이 채 안 돼서 물바다가 되곤 합니다. 서울시는 배수 시스템 개선을 하겠다고 했지만 올해도 그렇게 사정이 바뀐 것 같지는 않습니다. 더 많이 쏟아지면 침수된다는 얘기인데 취재 기자가 강남역에 나가 있습니다.

김태영 기자! 지금 서 있는 곳이 침수 피해가 가장 심했던 곳인가요? 8번 출구 쪽인가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삼성 본관이 있는 서울 강남역 8번 출구 앞입니다.

빗물이 배수관을 통해 역류하기 시작하는 지점으로, 이곳에서부터 양재역 방향 1km까지 극심한 침수 피해가 발생해 왔습니다.

[앵커]

매년 되풀이되고 있는 상황이죠?

[기자]

이 일대는 2011년부터 매년 물에 잠기고 있습니다.

보시는 화면은 2012년 여름 강남역 일대의 모습입니다.

차도는 물론 인도까지 물에 잠겼고, 침수된 상가도 상당했습니다.

2011년부터 3년 동안 강남역 일대 침수로 발생한 재산피해액은 224억원에 이릅니다.

피해를 복구하는데에도 832억이나 들었습니다.

[앵커]

수백억 원을 들였는데도 왜 개선이 안 되는 거죠?

[기자]

강남역 일대는 주변보다 지대가 낮습니다. 물이 모일 수밖에 없는 지형인데요.

여기에 많은 전문가들은 제 뒤로 보이는 삼성 본관 건물과 지하철역을 잇는 통로를 주요 원인으로 지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 취재팀은 오늘 오전 전문가들과 함께 문제가 되고 있는 지하하수시설을 직접 들어가서 어떤 문제가 있는지 점검해봤습니다.

+++

서울 강남역 8번 출구 앞 지하로 내려가 봤습니다.

가로 2미터, 세로 3미터의 하수시설이 나옵니다.

비가 내리면 뱅뱅사거리에서 흘러오는 물이 이곳을 거쳐 한남대교 쪽으로 흘러가도록 돼 있습니다.

하지만 실상은 다릅니다.

역류 때문입니다.

경사면을 따라 올라오다 보면 제 허벅지 높이의 턱을 볼 수 있습니다. 이 턱 때문에 물이 역류할 수밖에 없는 겁니다.

지하철역과 삼성 본관 건물을 연결하는 통로를 만들면서 당초 계획과 다르게 하수관이 설치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경사가 반대로 생겼고, 두 개의 턱이 생긴 겁니다.

하수관 흐름도 일직선이 아닙니다.

[박창근 교수/가톨릭관동대 토목과 : 직선 수로로 가야 될 게 옆으로 지하 통로가 옆으로 만들어져야 되니까 직진으로 못 가고 옆으로 꺾어져 가게 됩니다.]

결국 뱅뱅사거리에서 강남역까지의 하수관 상부와 강남역에서 한남대교 방향의 하수관의 하부 높이가 비슷해졌습니다.

빗물이 정상적으로 흘러갈 수 없는 구조로 변한 겁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뱅뱅사거리에서 강남역 사이 일대는 매년 장마철만 되면 침수 피해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인근 상인 : 여름만 되면 걱정스럽죠. 용허리길에 탱크 만들었지만 과연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지.]

급한대로 올해 빗물저류시설이 완공됐고 배수펌프를 확충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닙니다.

매년 비 피해가 이어지지만 결국 강남역 일대는 올해 장마에도 큰 비가 내리지 않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김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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