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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나사 “명왕성 시야에 들어와…곧 금 캐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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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태양계서 가장 먼 명왕성 신비 밝힌다

탐사선 뉴호라이즌호

9년6개월 동안 49억㎞ 날아가

14일 밤 명왕성과 가장 가까운

1만2500㎞ 이내 비행 궤도 진입

4일 한때 교신 끊겼지만 복구돼


인류 최초의 명왕성 탐사선 뉴호라이즌 호가 예정대로 임무를 완수할 수 있을까?

무인탐사선인 뉴호라이즌 호는 협정세계시(UTC)로 오는 14일 오전 11시49분57초(한국시각 오후 8시49분)에 명왕성에서 가장 가까운 비행궤도인 1만2500㎞ 이내 지점까지 접근할 예정이다. 2006년 1월 발사된 지 9년6개월 만이다. 베일에 가려 있던 태양계 최외곽 지대의 외로운 별의 실체가 자세하게 밝혀질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은 최근 “뉴호라이즌 호가 36억마일을 비행한 끝에 곧 태양계 가장자리를 통과하게 되며, 명왕성을 비롯해 태양계에서 가장 먼 천체들을 처음으로 근거리에서 관찰한 자료들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뉴호라이즌 호는 명왕성 궤도 진입을 앞둔 지난 4일 주컴퓨터에 문제가 생기면서 현재 보조컴퓨터로 작동하고 있는 상태다. 호라이즌 호는 이날 오후 한때 81분 동안이나 지구와 교신이 끊기면서 미국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기지 통제요원들의 애를 태웠다.

나사는 5일 “뉴호라이즌 호의 주컴퓨터의 데이터를 압축하는 동시에 플래시메모리 드라이브에 명왕성 탐사 궤도 진입을 위한 동작 시퀀스를 설치하는 과정에서 과부하가 걸렸다”고 설명했다. 나사는 탐사선의 주컴퓨터가 자동으로 ‘안전 모드’로 전환하고 자료를 백업한 뒤 통신을 재개했다고 밝혔다. 다행히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10년을 기다려온 결정적 순간이 자칫 물거품이 될 수도 있는 긴박한 순간이었다.

나사의 짐 그린 행성과학국장은 6일 나사 누리집에 속보를 올려 “탐사팀이 신속하게 문제를 파악하고 문제가 없다는 걸 확인했다”며 “이제 명왕성이 시야에 들어왔으며, 곧 (탐사선이) 정상작동 하면서 금을 캐러 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뉴호라이즌 호는 지구에서 49억㎞나 떨어져 있어, 빛의 속도로 전달되는 교신이 왕복하는 데에만 9시간이 걸린다.

뉴호라이즌 호가 발사된 지 7개월 만인 2006년 8월, 명왕성은 태양계에서 ‘행성’ 지위를 잃고 ‘왜소행성’으로 격하되는 수모를 겪었다. 명왕성은 1930년 미국 천문학자 클라이드 톰보가 처음 발견했을 당시만 해도 지구와 비슷한 크기의 행성으로 짐작됐다. 그러나 천체관측술이 발달하면서, 명왕성의 지름이 달의 66%에 불과하고 질량도 지구의 0.24%밖에 안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게다가 명왕성이 있는 카이퍼벨트에서 명왕성보다도 큰 천체들이 잇따라 발견됐다.

결국 국제천문연맹이 행성의 새로운 기준을 정립하면서 ‘행성 명왕성’은 ‘소행성 134340’이라는 번호명으로 바뀌었다. 행성의 현행 기준은, 첫째 항성 주위를 공전하고, 둘째 충분한 질량과 중력으로 공 모양의 형태를 유지하며, 셋째 공전궤도에서 가장 지배적인 천체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명왕성은 미국이 발견한 유일한 ‘행성’이었기 때문에 미국 천문학계가 명왕성의 행성계 퇴출에 반발하기도 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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