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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어제 뭐 봤어?] ‘냉장고를 부탁해’, 셰프들이 박정현을 만났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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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아시아

JTBC ‘
냉장고를 부탁해’ 34201576일 월요일 오후 940

다섯 줄 요약
가수 박정현과 이문세가 ‘공연의 신(神)’ 특집에 손님으로 등장했다. 박정현의 냉장고는 요리를 좋아하고 정돈을 잘하는 냉장고 주인의 개성을 잘 보여주었고, 셰프들은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반건조 오징어를 부탁해’로 김풍의 ‘오린기’ VS 이원일 ‘허니버터징’이, 박정현을 위한 콘서트 영양식으로 미카엘의 ‘뽀빠이롤’ VS 최현석의 ‘부드러어’가 한 치 양보 없는 대결을 펼쳤다.

리뷰
박정현은 평소의 요정 이미지와 냉장고가 어떤 조화를 이룰지 궁금한 초대 손님이었다. 방송쟁이 이문세와의 동반 등장에서 처음엔 마냥 수줍어하던 그녀가, 치밀하게 냉장고를 정리하고 특히 갖가지 방법으로 야채를 신선하게 보관하는 모습에 셰프들은 무척 흥미로워했다. 쪽파를 물이 든 컵에 키우듯이 넣어두고, 야채를 넣은 통에 키친타월을 덮어 습기를 예방하는 등 따라할 만한 요리 팁도 여럿 있었다.

박정현의 냉장고는 일반적인 냉장고는 아니었다. 굉장히 다채로운 야채들이 잘 보관돼 있고, 신선한 야채를 늘 먹으려 하는 주인의 특성이 드러났다. 다양한 재료들이 박정현의 요리에 대한 관심과 식견까지 반영하고 있었다. 늘 완벽한 무대를 보여주는 박정현의 꼼꼼함이 느껴졌고, 스트레스를 ‘하기 어려운 요리에 몰두’하는 것으로 푼다는 그녀다운 냉장고였다. 셰프들은 이 냉장고에 감탄하면서도 이 손님이 원하는 요리는 무엇일지 신중하게 탐색하는 모습이 두드러졌다. 술에 대해서도 박정현의 취향이 느껴졌는데, 아껴둔 샴페인을 오늘 재료로 써도 되느냐는 질문에 난감해하는 모습과 ‘샴페인 파티’를 상상하는 진행자들의 농담이 웃음을 주었다.

이 냉장고에서 나온 ‘수상한 검은 비닐봉지’ 속 반건조 오징어가 오늘의 첫 주재료였다. 박정현은 먹을 방법을 모르겠다며 되도록 오징어를 많이 써 달라했고, 얼린 오징어를 불리는 것으로 시작된 ‘반건조 오징어를 부탁해’는 김풍 작가의 ‘오린기’ VS 이원일 셰프의 ‘허니버터징’의 대결이 됐다. 스승 이연복의 ‘유린기’를 응용해 오징어 튀김인 ‘오린기’를 선보인 김풍은, 어느 순간부터 스승님 입만 보며 요리해 갖은 핀잔과 고자질에 시달렸다. 이연복은 끊임없이 몰래 혹은 대놓고 튀김의 비법을 제자에게 전하려다 저지당해 결국 샘킴과 자리를 바꾸며 ‘생이별’ 당했다. 핀잔을 들으면서도 튀김 팁을 끊임없이 주는 스승의 무한 제자사랑과 정형돈의 지적대로 ‘다마고치’처럼 스승님 눈치만 보는 김풍이 천연덕스러워 웃음이 나왔다. 시청자 눈에는 간단해 보이면서도 양파를 밑에 깔고 마요네즈를 듬뿍 뿌린 오징어 튀김이 따라해 보고 싶은 요리였다.

한편 이원일 셰프는 옆에서 각종 야채가 들어간 덮밥 ‘허니버터징’을 만드느라 엄청나게 바빴다. 튀기고 찌고 볶고 오븐에 굽고 마냥 분주한 그의 오징어를 살짝 맛본 김성주가 맛있냐는 물음에 “극장에서 파는 맛”이라고 답해 일동 웃음. 이원일은 거의 냉장고를 털어 오다시피하며 아주 다양한 요리를 한 그릇에 담았다. 조리법부터 화려했고 영양만점 덮밥이었는데, 곁들인 오이지와 꼭 함께 먹어야 간이 맞는다는 설명에 웃으면서도 초조해하는 게 역력했지만 어쨌든 박정현의 선택으로 이원일의 ‘허니버터징’ 승리!

콘서트 중에 먹을 음식이 마땅치 않다는 박정현은, 사실 셰프들로서도 난감하기 이를 데 없는 요리를 주문했다. 그 정도로 콘서트 중에 먹을 음식이 늘 고민인데 결국 ‘싱거운 죽’ 으로 때운다는 말에 공감이 갔다. 설명도 어려운 ‘맵지도 짜지도 시지도 기름지지도 않은 콘서트 영양식’에는 미카엘의 ‘뽀빠이롤’과 최현석의 ‘부드러어’가 맞붙었다. 허세 부리랴 요리하랴, 최현석은 이날따라 정말 바빴다. 박정현은 그가 요리하는 모습을 보겠다고 일어서서 곁에 가까이 가서 지켜보자 최현석의 허세가 더 심해져 폭소를 유발했다.

시금치를 갈아 전처럼 부치고, 냉동실에 요리 시작하자마자 접시를 넣어 차갑게 해 둔 미카엘의 치밀함이 돋보인 ‘뽀빠이롤’은 박정현을 잘 아는 미카엘의 탁월한 감각을 잘 보여주었다. 시간이 남았다고 진짜 불가리아 노래를 부른 미카엘이 나중엔 시간에 쫓겨 허둥대다 파슬리를 못 찾고 그냥 접시를 내는 모습까지 웃음을 주었다. 정신없이 바쁘던 최현석은 2분30초 남기고 요리를 끝냈고, 이문세는 “12분 30초에 이런 요리가 나온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고 감탄했다.

뽀빠이롤과 부드러어 중 하나를 선택한다는 것은 너무나 어려운 고민처럼 보였다. 진행자들은 “박정현 씨가 콘서트 당일날 먹고 싶은 요리를 고르라”고 했고 박정현을 세심하게 배려하고 콘서트날 한 입씩 먹을 수 있는 요리를 선보인 미카엘이 승리. 초대 손님이 워낙 고수들이라 묘하게 팽팽한 긴장감이 돌면서 반응도 다양해 재미있었다. 셰프들도 유감없이 실력을 발휘해 흐뭇해했고 정말 푸짐하고 화려한 경연과 상차림이었다.

수다 포인트
- 김풍의 요리가 유난히 느려지자 이연복 셰프가 아주 노심초사하며 마른침까지 삼키며 지켜보다 카운트 끝에 겨우 끝내자 한숨을 내쉬는 모습에 시청자까지 안도. 대단한 제자사랑이시네요.
– 박정현이 시식하는데 “영혼 가득 리액션은 오이지에서만” 나온다는 핀잔에 폭소. 그 오이지 무침에 비법이 있는지 알고 싶어요!
– 최현석 셰프의 “맛있는 요리는 누구나 만들 수 있지만 마음을 움직이는 요리는 쉽지 않음을 느끼며 한 수 배운다”는 얘기 인상적이었어요. 요리는 정말 마음을 읽는 작업이기도 하군요.

김원 객원기자
사진. JTBC ‘냉장고를 부탁해’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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